감동은 순간을 움직이나 감사는 평생을 움직입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을 삶의 근거로 삼고 있으며, 예수님 때문에 산다고 고백합니다. 그만큼 예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범사에 감사하라”고 엄히 말씀했습니다. 범사에 감사가 사도 바울의 철학입니다. 하나님의 바다와 같은 은혜와 사랑이 예수님을 통해 나타났고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그 이상 더 무엇이 필요하냐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사도 바울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로마 시민권까지도 초개와 같이 여겼고 오직 앞만 보며 달음질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달음질이 순교를 향한 달음질이었지요.
사람마다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철학입니다. 자신의 고유한 생각의 틀이며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급히 처리해야 하는 일이 몇 가지로 겹치게 되면 우선적으로 처리를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어떤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지를 정해주는 것이 우선순위이며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철학입니다.
1. 용어상의 구별
철학과 신학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신학이란 뼈에 새겨져 있는 것이고 철학은 근육을 움직이는 힘줄에 해당합니다. 즉 예수님을 생각할 때, 예수님 때문에 예수님께 감사해서 등등은 신학에 해당되는 것이지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선냄비에 몰래 헌금했다. 지하철역에서 구걸하는 걸인을 보고 측은한 마음과 동시에 예수님을 생각하며 적선을 했다. 등등은 철학입니다.
즉 신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되느냐가 철학이라는 뜻이지요. 여기에 감사하는 마음이 개입됩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것을 하고 저것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2. 감사하는 마음이 없으면 영혼이 황폐해집니다.
삶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프로포즈에 감동을 받아 결혼을 결심하고 결혼하여 아이들 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해로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해로까지 못가고 중도에 이혼을 하는 가정도 많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 앞에서 결혼서약까지 했는데 어떻게 그 서약을 깨고 이혼까지 가느냐 하는 내적인 고통까지 감내하고 이혼하는 가정은 그 중심에 예수님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을 기본으로 하는 결혼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이혼하게 된 것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되고 그것이 신앙양심에 괴로움을 주게 되는 생활이 일상생활이 되다 보니 견디지 못해 이혼을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 감사하는 마음이 떠나면, 비방하는 마음이 틈타기 시작합니다. 불평과 불만이 가득차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상대방의 말이 비웃음거리로 들려집니다. 이래서 못 살고 이혼하게 되는 겁니다.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식었기 때문이라는 말은 본질을 꿰어뚫지 못하는 말입니다. 상대방의 말이 싫어지고 비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는데 어찌 그런 상태에서 하룬들 살고 싶은 생각이 나겠습니까.
저 사람과 결혼하게 되면 자신의 생을 기름지고 복되게 만들어 줄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까지는 그렇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내가 어찌 저런 사람과 결혼까지 했는지 자신의 발등을 찍고 싶은 후회가 일어납니다. 다른 사람과 자꾸 비교가 되면서 고마운 마음이나 감사하는 마음은 저 멀리 달아나 없어집니다. 내가 눈이 삐어서 사막 한 가운데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고 하루를 더 사는 것이 지옥이라는 생각이 들면 이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좀 더 참고 견디면 더 좋은 날도 있을 터인데 거기까지 못 갔다는 이야기이지요.
감사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영혼이 황폐해집니다. 저와 여러분은 감사하는 마음을 늘 보충해서 영혼과 삶이 늘 기름지기를 축원합니다.
3. 범사에 감사하라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명령보다 강한 명령
감사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은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감사하지 못할 것에 대해 감사를 하는 사람을 보면 가식적으로 보입니다. 누구나 할 수 없다는 뜻이지요.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본능이 있고 뇌를 가진 인간이라는 상식이 있습니다. 인간은 두 가지 중의 한 가지에만 해당되어도 넘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뛰어 넘는 일이 벌어졌다면 감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집앞 엘리베이터 안에서 망치로 가격을 당해 두개골이 함몰되어 사경을 헤매는 자식을 보는 부모가 이 일에 대해 감사를 할 수 있을까요?
구약으로 올라가 보십시다. 아브라함에게 독자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자식을 죽여 그 피로 제사를 드려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된 아브라함이 이 일로 하나님께 감사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멈추게 하시고 수풀에 뿔이 걸려 꼼짝 못하는 수양을 발견하고 난 뒤에 그 양을 잡아 제사를 드리면서 감사했다는 기록이 있을 뿐입니다. 본능과 상식을 다쳐 놓으면 그 일에 대해 감사할 수 없는 것이 인간입니다.
구약 성경에서 단 한 사람 욥이 그리했습니다. 그래서 19세기 철학의 귀재로 불린 실존주의 철학자이며 신학자인 키에르케골은 구약의 욥과 신약의 예수 그리스도를 종교적 실존자의 모델로 선정했습니다.
사도 바울을 꼽을 수 있겠으나 케골은 과감히 배제했습니다. 순교자 스데반의 옷을 맡은 자이며 예수님의 제자들을 더 많이 죽이기 위해 대제사장의 공문을 가지고 다메섹 도상으로 가고 있던 전력 때문입니다.
진실로 감사하지 못할 것에 대해서까지 감사를 하는 분은 칭찬을 넘어 존경받아야 할 분입니다. 이런 분이 종교적 실존자입니다. 욥과 같은 분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며 삽시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에 배우자의 손을 꼭 잡고 “고맙습니다. 당신이 있어 내 생애가 최고로 빛이 났고 언제나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대를 만난 것이 내 생애 최고의 행운입니다. 당신을 내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백하고 세상을 떠날 수 있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201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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