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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 목사
ㆍ작성일	2004-03-26 (금) 19:09

ㆍ추천: 0 ㆍ조회: 974

ㆍIP: 61.xxx.142

[불도져에 깔렸던 내 머리통]
[불도져에 깔렸던 내 머리통]

하나, 꿈 이야기

낮에는 국가 공무원으로 밤에는 야간신학생으로 주일에는 성가대 지휘자로 전도사로, 아이까지 만들어 가면서 죽사발 나게 고생하던 시절에, 그래도 신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에 들어 가기 전에 홍성 교회 기도실에서 한 시간 정도 기도하고야 집에 들어가 밥을 먹었다.

가난은 친구였고 벗이였으며, 아래로 동생은 넷이 있었다. 총신대학에 합격하고서도, 국가 공무원의 길을 선택해야 했던 괴로움은, 우리 가문에서 첫대로 기독교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변두리 하천가에 게딱지와 같은 집에서 7식구가 살고 있었는데, 내 꿈은 이 집을 때려 부시고 번듯한 집을 지어 올리던지 아니면 근사한 아파트에서 살아 보는 것이 꿈이었다.

이른 아침 출근하는 내 몸에서는 푸세식 화장실의 오래 찌든 냄새가 배어 있었고... 그것은 참을 수 없는 아픔이었다. 그 아픔은 오후 쯤이 되어서야 풀리는 것이었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며, 이 고통의 끝은 어디인가요?"

늘 서글픔으로 동생들을 보아야 했고, 무능력한 아버지와 오랜 병고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얼굴을 대할 때마다 하늘은 언제나 회색빛이었다.

길게 기도하고 들어 온 날, 서글픔을 끌어 안고는 잠이 들었다.

*** 나는 온 들판이 황금색으로 출렁거리는 논이 있는 한 가운데 요철처럼 생긴 농로의 수로에서 걸어 가고 있다. 저쪽 건너편에는 차들이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이 바삐 걸어 가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나는 농로의 수로안에 갇혀 수로를 걷고 있는 중이다.

바닥에는 비닐이며 병이며 늘어 붙은 이끼가 있고 수로는 말라 있었다. 잠시

내가 왜 이런 길을 걷고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하며 뒤를 바라 보니 저 멀리에서 무언가가 따라 오고 있는 것을 보았고... 기름 연기를 펑펑 날리며 따라 오고 있는 것은 불도져가 틀림없었다.

수로를 걷다가 멈추워 서서 왜 저것이 나를 따라 오는가 하고 보았을 때에 그 흉칙한 불도져는 더이상 따라 오지 않고 멈추어 있다.

수로를 걸으며 멈추어서 뒤를 보면 멈추어 있고 길을 걸으면 어김없이 따라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 나는 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수로를 관찰하여 보니 펄쩍 뛰어서 양 겨드랑이를 걸치고 발을 차서 오르면 쉽게 빠져 나갈 것 같아 보였고, 저쪽 길을 가고 있는 행인들과 같이 사람이 다니는 길을 가고 싶었던 나는 지체 없이 양 팔을 뻗으며 겨드랑이를 수로 양편에 걸쳤다.

힘을 주고 발을 차서 몸을 올리려는 순간에 허리가 따끔하며 음산한 기운이 전달되어져 와서 고개를 돌렸다. 바로 멀찍이 따라 오던 불도져는 식도처럼 날이 새파랗게 갈려져 있었는데 그 불도져의 날로 지그시 허리를 밀고 있었다. 전달되어져 오는 음산한 칼날의 기운에 깜짝 놀라서 수로에 내려 섰고 자세히 불도져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놈의 불도져는 양쪽 케터필더를 요철처럼 생겨 먹은 수로의 양끝에 빈틈없이 자리를 차지하고는 새파란 날을 앞세우고 따라 오고 있던 것이었다.

뛰면 빨리, 걸으면 천천히, 멈추면 서고 내 행동에 따라 움직이는 불도져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길이 있는가를 연구하다가 마침내 결론에 도달하였다.

죽게 뛰다가 퍽하고 납작 엎드리면 저 놈이 필경은 제 무게를 못이겨서 딱 멈추지 못하고 나를 지나가서 멈출 것이다. 그렇다면 그 때에 재빨리 이 빌어 먹게 생긴 수로를 벗어 나는 것이다.

죽게 뛰기를 한 10분 정도쯤이나 뛰었을까 맹렬히 따라 오는 불도져의 케터필더 소리를 들으면서 수로에 철퍼덕 배를 깔고 숨을 멈추었다. 웬지 이래서는 안될 것 같았고...

엎드려 숨을 죽이고 지나가기를 기다렸는데 불도져가 내 위에 있다는 그림자만 보일 뿐 도무지 지나가는 기척조차 느끼지 못하겠기에 납작 엎드렸던 눈을 살며시 뜨고는 머리를 돌려 위를 바라 보았다.

쇠로 만든 주황색 불도져의 배시때기를 확인하고 얼마가 지났을까 , 갑자기 철커덕 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불도져의 한 쪽 케터필더가 중앙으로 위치하였다. 그리고는 내가 엎드려 있는 수로를 꽉 채우며 슬슬 내려 오고 있었다. 마치 가제트의 발처럼...

내 몸에 감촉을 느끼게 되면서 압박은 점점 강해졌고 마침내 머리를 옆으로 뉘어야 했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여기 저기에서 뼈가 부수어지는 고통이 엄습하였고 머리통은 압박으로 인하여 터질 정도가 되었다.

머리통이 우지직 하는 소리를 내며 깨어지고 있었으며, 한쪽 눈알은 점점 팽창되면서 튀어 나오고 있었다. 도다리 같은 눈이 되면서 뇌수가 보이기 시작하였고...

나는 한 번만 살려 달라고 찌그러진 입으로 빌고 빌었다. 다시는 수작부리지 않겠노라고 딱 한 번만 살려 달라고 피가 질질 흐르는 입으로 나오지도 않는 발음으로 외치고 또 외쳤다.

얼마나 울었을까. 얼마나 외쳤을까. 얼마나 죽었을까. 내 혼은 떠나 있었고 내 몸이 부서지고 있는 꼴을 보고 있었다.

눈을 떴다. 그리고는 깜짝 놀라서 주위를 살펴 보니 불도져는 저 멀리 처음 본 장소에서 펑펑 기름연기를 올리고 있었고, 나는 뒤도 보지 않고 그 길을 달리고 달리며 힘이 지치면 걷기도 하면서 절대로 뒤를 바라보지 않았다.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사 55:8,9)

둘, 예수님께 외면을 당하다.

"불도져에 깔렸던 내 얼굴에 대한 꿈에 대한 답입니다. 그 꿈이 무엇을 뜻했는지를 알아 내는데 7년이 걸렸습니다. 아래의 사연은 꿈을 꾸고 난 후 7년 후에 되어진 일입니다."

90년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40일 금식기도를 작정하고 수원 칠보산 기도원을 찾았습니다. 친구 목사들의 염려스러운 격려를 받으며 한 번 해보잣 굳은 결심을 하고 말이지요.

사흘째 되는 날부터 외로움과 단조로움 그리고 두고 온 교우들과 식구들이 그리워 하얗게 밤을 새우며 어느 사이에 눈을 붙이면 새벽 기도 시간이 되구...

어느새 15일을 넘어 가면서 잠을 자려고 자리에 누우면 살이 빠진 곳곳 마다에서 뼈가 가죽을 찌르는 고통이 옵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옆에가면 도무지 견딜 수 없는 사람의 냄새가 전달 되어져 와서 살며시 자리를 피하게 되고, 자식의 머리에서 나는 냄새가 역겨워 안기는 녀석을 외면하다시피 하면서...

18일째입니다. 왜 그리 비가 청승맞게 내리는지 먹고 싶은 것, 금식 마치면 이것 저것 먹고 싶은 것을 노트에 써 놓고 보니 먹고 싶은 음식 이름이 얼마나 많은지 놀라고

등나무가 휘어진 테라스 앞에 앉아 한없이 약해진 모습으로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며 잠시 후 통곡을 합니다. 교우가 보고 싶고 자식이 보고 싶고 엊그제 냄새 난다고 외면 했을 때 자식이 무안해 하던 모습이 그려 집니다.

주님은 주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이런 나날을 어떻게 보내 셨을까. 그토록 사랑이 많으신 우리 주님은 어떻게 보내셨을까. 나처럼 나처럼 이렇게 먹고 싶은 것 노트에 가득 적으며 침을 흘리며 쓰린 배를 움켜 쥐고 있었을까? 뱃가죽만 남은 모습으로 가족들을 생각하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울고 계셨을까?

잠시 통곡을 마치곤 결심을 합니다. 그래 20일만 해도 장하지. 20일 금식한 목사님들도 많지 않은데... 예수님이니까 40일을 하셨지. 나같은 것은 20일만 해도 충분해...

빗줄기 쏟아지는 빗소리 사이로 나를 부르는 음성이 들립니다. "너 거기로 올라오라" 차디찬 음성은 내가 가끔 들었던 그 음성이며 목소리입니다.

감정에 들떠 있던 내 얼굴은 금방 새하얘지고 나는 지팡이를 들고 우산을 들고 하얀 고무신을 신고는 산으로 올라 갑니다. 미끄러지며 오른 산에는, 바위가 동그맣게 움푹져 있는 그 바위는, 내가 기도하던 바위입니다.

우산을 바위 위에 걸쳐 두고는 그 사이로 파고 들어 엎드립니다. 주여 제가 여기 있나이다.

찻집에서 마주 앉은 탁자 건너편에 앉아 있는 것같은 간격을 두고 주님은 내게 나타나셨고 불꽃같은 눈으로 책망하는 표정으로 나를 쏘아 보십니다. 잠시 쏘아 보는 그 비수같은 눈총에 두려워 할제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뒤로 물러 서는 자는 내가 기뻐하지 아니하느니라 뒤로 물러 가는 자는 침륜에 빠질까 함이노라] 그 말씀을 마치시면서 주님은 나를 외면 하십니다. 주님의 옆 얼굴에는 하얀 김이 드라이 아이스로 냉각된 것처럼 그렇게 차가운 주님의 옆 얼굴.

갑자기 내가 없어 졌습니다. 내가 앉아 있던 옆 자리에는 분명 빗방울이 들이치고 있는데 내가 앉아 있는 곳에 내가 없어 졌습니다. 내가 앉아 있는 곳만 바짝 말라 있는 채로 말입니다.

아아 아 아 내가 없어졌습니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내가 없습니다. 아아아 주여. 나는 언제나 이 때를 생각하면 절망스럽고 한 없이 눈물이 납니다.

주여 잘못했습니다. 제가 비겁했습니다. 저는 죽어 마땅합니다. 나같은 것이 목사라고 주여 잘 못 했습니다. 한 번 만 살려 주십시요. 한 번만. 내 주 예수여 성령님이여 하나님 아버지 나 한 번만 살려 주셔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한 번만 살려 주시면 제가 반드시 금식에 성공하여 칠보산 꼭대기에 승리의 깃발을 높이 꽂겠습니다. 한 번만 믿어 주셔요. 한 번만 살려 주셔요. 아버지

어느 사이 눈을 떴습니다. 사위는 이미 밝아져 있었고 우산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나는 어깨를 떨면서 꼬부라진 새우처럼 그렇게 꼬부라져 있었습니다. 굳어 버린 다리이며 허리이며 팔이며 간신히 다리를 펴고 팔을 뻗어 여기 저기 주물러 봅니다.

내가 살았어요. 내가 살아 있더라구요. 나는 마치 꼬랑지에 불이 붙은 여우처럼 뒤를 보지 않았어요. 그리고 순교자들이 왜 순교를 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렇게 믿음을 배반하지 않고 순교에 이르를 수 있었는지 깨닳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금식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음 저 너머에 있는 더 두려운 세계를 경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공 후에 주신 주님의 은총은 축복권이었습니다. 한 방의 축복권. 이 축복권을 주시기 위해 주님은 나를 그리로 인도 하신 것이어요.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열 손가락에 금칠하여 주시기를 축복한다]는 말은 이렇게 해서 탄생된 내 고유한 축복권의 행사입니다.

90년 6월 25일에 금식기도를 마치고 그해 7월 4일 성복중앙교회 부목으로 청빙 받아 만 4년 동안 성복중앙교회 부목으로 시무하게 되었습니다. 금식 34일째 되던 날에 경기노회 김병진 목사님께 엽서를 보내라는 감동을 받았고 엽서를 보내고 난 후 이틀째 되는 날에 당시 성복중앙교회 임시 당회장으로 수고를 하시고 있던 김병진 목사님께로부터 연락이 와서 성복중앙교회 부목으로 청빙받았습니다. 목사의삶이란,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이는 되어지는 일이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혹 문제가 있다면 기도하십시요. 기도를 능가할 장사는 없습니다. 기도는 외상이 없으며 단지 [가불]만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가끔 이런 기도도 드립니다. "000 목사님만 주십니까? 저도 주십시요"라는 기도를 합니다. 제가 볼 때에 나도 똑같은 하나님의 자식이겠고 하나님께서 보실 때에도 똑같은 자식일진데,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주시겠습니까. 똑같이 주실 줄을 믿고 구하는 것이지요. 큰 교회를 지었다고 자랑하는 목사님의 자랑이 끝나면 속으로 기도합니. "아버지 000 목사님만 주십니까. 저도 주십시요." 후덕한 장로님 자랑을 늘어지게 하는 목사님의 자랑이 끝나면 속으로 기도합니다. "000 목사님만 주십니까? 잉잉 저도 주십시요"

그런데요. 그렇게 기도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목사님이 등골 빠지게 고생한 것을 자랑할 때는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 "아버지 이만하게 하신 것만 해도 감사 감사 합니다. 아멘"

*** 이 일을 경험하고 난 뒤에 저는 진리에 관한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뒤로 물러서면 주님께 외면 당한다고 하는 두려움으로, 일을 시작하면 결과가 어찌 되던지 뒤로 물러 서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선한 일을 시작했다면 결코 뒤로 물러서지 마십시요. 주님은 그런 존재를 결단코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외면 당합니다. ***

[주님의 사랑 인터넷 세계 선교회] 대표, 홍지문 교회 담임, 뉴스파워기자,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