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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럭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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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01-19 (수) 2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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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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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220.xxx.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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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신문-장애 딛고 노인사역 준비
장애 딛고 노인사역 준비
전북 완주 김윤봉 목사
가혹한 시련조차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얼마나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일까.
전북 완주군 고산면 양아리 422번지에 지난 연말 ‘사랑이 가득한 집’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아담한 황토방 하나가 세워졌다. 김윤봉 목사(49세)와 김정순 사모가 새 꿈을 일구는 터전이다. 이곳은 조만간 노인단기보호시설로서 정식 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두 사람은 평범한 목회자 부부였다. 10년 전인 1995년, 당시 익산 송산교회에서 사역하던 중 불의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해 겨울 눈길 위에서 벌어진 사고로 의식을 잃은 김 목사는 두 달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지만 이미 많은 것이 뒤바뀐 상태였다.
중추신경이 파괴되어 뇌병변장애라 불리는 깊은 상처가 새겨졌고, 마흔도 안된 그에게는 ‘은퇴목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혼자 힘으로 걸을 수도 없고, 시력과 언어능력까지 심각한 손상을 당한 상태에서 김 목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은둔과 자격지심에 빠져 살기에 그는 아직 젊었다. 사고가 난 지 2년도 안돼 다시 학업을 시작하여 대학 세 곳에서 철학 선교신학 사회복지학 등을 잇따라 수학했다. 사고 후유증으로 툭하면 기억이 끊어지는 통에 학업은 그 때 그 때 메모에 의존하는 악전고투였다.
그런 가운데도 마침내 지난해 11월 광주대 평생교육원을 수료하여 김 목사는 소원하던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이미 앞서 사회복지사로 활동해온 김정순 사모와 함께 두 사람은 목회자 부부에서 사회복지사 부부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고심을 거듭하여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노인 복지사역이었다. 그간 여러 사회복지시설에서 경력을 쌓으며 익힌 경험과 여전히 잃지 않은 목회자의 심성으로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정성껏 섬기겠다는 뜻이었다.
먼저 고산에 황토방을 세울 땅을 매입하여 한편으로 공사를 시작하며, 인근 초등학교 분교 소유의 농지를 임대하며 구절초 재배(가을국화)를 시작했다. 가능하면 농사 소득으로 자립 사역을 펼쳐보자는 것이 두 부부의 소원이었다.
많은 눈물과 기도 속에서 30여평 짜리 황토방이 완공됐고, ‘은빛사랑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 등록도 이루어졌다. 지난 연말 성탄절을 앞두고 두 부부는 이곳에서 조용한 감사예배를 드렸다. 정식 개원하면 노인 다섯 분을 모시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할 참이다.
그러나 문제가 순탄하게 풀리는 것만은 아니다. 출입구 경사로 설치 등 일부 시설의 미비로 사용 허가가 나오지 않아 보완작업을 해야하고, 구절초 농사는 일손 부족으로 수확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큰 빚만 남겨주었다. 이런 고민에 사로잡힐 때면 두 사람 모두 풀이 꺾인다.
남은 고비가 만만치 않지만 부부는 사랑으로, 믿음으로 이겨내려 한다. 새 봄은 이들에게 어떤 소식을 전해줄까. 사랑이 가득한 집은 희망의 소리를 기다린다. (063)274-1904.
정재영 기자 등록일 200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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