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작성자 안형식목사
작성일 2008-12-06 (토)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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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비평과 평론의 방법
제6장 비평과 평론의 방법

본장에서는 비평과 평론의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학에 대한 비평의 방법은 19세기에 들어와서 완성된 것으로 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여러 가지의 비평의 방법들이 있어 왔습니다. 가령 텍스트를 중심으로 분석하고 평하는 단순 비평의 방법으로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한 문학비평의 방법론이 그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방식은 형식주의 비평 혹은 구조적 비평의 방법으로 말하기도 하지요.

비평과 평론을 굳이 구분하여 따져 보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비평의 양식과 평론의 양식은 따져 본다는 점에서는 목적이 일치하나 접근의 방법에서는 상당히 다릅니다. 이는 1장에서 다룬 바 있는 ‘장르설정의 기준’에서 2분법에서 4분법까지 다양한 양식에 의해 구분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즉 비평은 이론으로 정립된 비평양식을 따라 접근한다는 것이며 평론은 평론가의 시각과 주관적인 양식에 따라 접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양자의 차이는 현격합니다.  

제가 내리는 정의에 의하면 이렇습니다. 비평가란 비평양식에 대한 기준이나 이론을 정립한 분을 말하며 평론가는 장르에 국한되어 자신의 주관적인 해석법에 의해 평론하는 분으로 정의합니다. 물론 다른 이견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제가 내리는 정의에 동의해 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비평에 대해서 살펴보고 다음에 평론 부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비평

비평의 양식은 철학적 관점으로 성경을 뜯어보기 위한 작업으로 탄생되었습니다. 구약성서의 정경이 지금의 39권(원전에서는 24권)으로 정해진 것은 90년경 “얌니야 회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신약성서의 정경이 27권으로 결정된 것은 397년 “제3차 카르타고 교회 회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367년 아다나시우스가 신약 27권을 경전으로 선포한 이후 30년 만의 일입니다. 이후 도마복음, 유다복음 등을 신약성경에 포함시키려는 시도가 있어 이를 다시 비평한 후에 419년 “히포 교회 회의”에서 제3차 카르타고 회의에서 결정된 신약27권 목록을 거듭 확인하고 이를 다시 공포해야 했습니다. 왜 이래야 했을까요?

성경은 BC 5000년~AD 70년까지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성경이 유대교를 벗어나 세계로 확장된 것은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대제(Constantinus I, 274.2.27~337.5.22)가 313년 밀라노 칙령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포한 이후부터입니다.

신구약 성경이 확정된 397년의 카르타고 교회 회의는 30년 동안에 성경학자들이 성경에 대한 진실성과 역사성의 문제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받아 들여 확정하고 공포한 것입니다. 그동안 성경은 저자의 문제, 기록연대의 문제, 텍스트의 문제를 한 글자 한 글자까지 세밀하게 살피며 따졌습니다. 1189 페이지에 달하는 성경은 철저한 비판 과정을 거쳐 성경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후에 확정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도마 복음서, 유다복음서 등 현재 천주교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외경은 배제 되었습니다. 선지자나 사도가 쓴 성경이 아니거나 저자가 확실치 않아서  오해거리가 있는 성경은 배제 되었던 것이지요.

성경은 작품이 아니라 경전입니다. 경전이기 때문에 하나님께로부터 성경을 기록하라는 명령을 받고 기록했거나 혹은 성령의 감동을 받아서 쓴 사도의 글만이 성경이 되어야 합니다.

비평은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단권의 성경을 기록한 선지자 혹은 사도들의 성경이 경전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비평하여 옥석을 가리듯 가리는 작업이 비평의 출발이었습니다.

정경이 확정되고 난 이후 종교개혁 전까지 성경에 대한 다른 이견이나 비평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종교개혁 이후 인쇄술의 발달로 성경이 대량 출판되면서 비평이 등장합니다. 성경이 대량 출판되면서부터 성경은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각 나라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이 소개되면서 번역이 잘 되었는지 못 되었는지를 가리는 비평이 시작되었습니다. 카톨릭은 이때에 외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외경이란 경전이 아닌 성경 다음의 권위를 가진 지혜서입니다.

쿠텐베르크로부터 출발한 인쇄술의 발달로 인문학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19세기에 신학과 철학이 구분되고 경제와 사회가 구분되어지는 등으로 학문의 영역이 구분됩니다. 학문의 영역을 구분할 때의 기준으로 비평이 사용되었습니다. 방식은 성경을 구분할 때에 적용된 양식이 그대로 적용되었습니다. 성경을 확정한 3세기와 인문학의 범주를 확정한 19세기와 다른 점은 3세기에 성경을 확정할 때에는 30년간에 걸친 비평 작업이 있었고 19세기에 들어와서는 불과 수년 안에 작업될 수 있었다는 점이 다릅니다. 그만큼 발전되었다는 뜻인데요. 이는 비평의 양식이 체계화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마치 두부를 틀에 넣고 누르면 그대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각 시대별로 적용된 비평의 양식은 근소한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텍스트를 중심으로 진위여부를 따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텍스트 본문에 기록되어 있는 문자를 중심으로 비평하는 문서비평, 역사성의 진위여부를 따지는 역사비평, 구조와 형식을 따지는 구조비평, 문화적 요소를 가려내서 비평하는 문화비평, 텍스트의 의미를 해석하여 따지는 해석학적 비평이 그것들입니다. 이하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겠습니다.

(1) 텍스트에 의한 비평 양식들

1) 궁켈

16세기 종교개혁시대를 지나 쿠텐베르크의 인쇄술의 영향을 받은 17세기는 인문학이 급속히 발달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비평학도 비례하여 발전합니다. 발전된 비평학은 18세기의 산업혁명과 함께 진화론이 대두되면서 하나의 양식으로 체계화됩니다. 비평학의 양식에 의해 경제학이 독립되었습니다. 현재에 와서 경제학의 위상은 사회과학의 이론을 구분해 주는 기준으로까지 승격되었습니다. 즉 경제학의 논리에 의해 자유주의, 보수주의, 수정주의, 신자유주의 등이 탄생된 것이지요.

19세기에 들어 와서 비평학은 철학과 신학, 인문학과 과학, 사회와 경제를 분류하여 정형화시킵니다. 해당 학문의 체계를 지정해주고 고유지번을 부여합니다. 이 과정에서 학문의 경계점이 지정되고 체계화되었습니다. 이렇듯 비평과 비평학은 학문의 경계를 지정해 주는 중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이렇듯 중요한 업적을 남긴 비평학의 중심에는 궁켈이 있습니다. 궁켈은 현대 비평양식의 아버지로 불릴만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어디에서부터 비평을 출발시키느냐의 문제는 상당히 오래된 고민이었습니다. 궁켈은 시편의 해석을 통해 “삶의 자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이론을 내놓았습니다. 삶의 자리란 그 시대의 역사와 문화 속으로 들어가서 해석하고 비평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좀 더 풀이하면, 작품에는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탄생배경이 있기 때문에 그 시대의 문화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을 살피지 않고는 올바른 해석이나 비평이 나오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 시대의 배경과 문화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가에 대해 면밀히 따져져야 올바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지요. 궁켈의 비평양식은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현재에서 그 시대의 현재와 연결해서 살펴보고 따져 봐야 정직한 비평과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궁켈의 원칙론은 누구나 공감을 하는 논리이지만 그것을 이론으로 정립한 사람은 궁켈이었기 때문입니다. 궁켈의 “삶의 자리론”은 역사비평과 문화비평의 양식을 탄생시켰습니다.

2) 서지, 주석적 비평

서지, 주석적 비평양식은 원론적인 비평양식이지요. 텍스트의 진위 여부를 규명하고, 작품 속에 제시된 언어들의 당대적 의미를 규명하는데 집중하는 비평 방법입니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실증주의적 철학사조의 비평양식으로 정의되었습니다. 모든 문화에는 문학적인 요소가 들어 있습니다. 문학적인 요소를 끄집어내어 살펴보게 되면 과거의 역사 속에서 단회적으로 사용되었는지 아니면 재구성 된 작품인지에 대한 작품의 고유한 지번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텍스트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을 가지고 비평하는 방식입니다. 가치 평가와 관련된 모든 연구 작업에 있어서 기초 작업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3) 해석학적 비평

19세기 쉴라이에르마허, 틸리히 등의 신학자에 의해 발전된 비평양식으로 일종의 해석학입니다. 해석학이 텍스트에 사용된 문자 위주에 치중된 반면, 마허와 틸리히 등은 문자위주의 해석을 지양하고 의미에 초점을 두고 접근했습니다. 이 비평 방법은 각각의 용어들이 어떤 의미로 사용되어졌는가를 살피는데 주력하는 방식입니다. 문자적인 의미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주장하려고 하는 의미에서 얼마나 확장되고 있는지 확장되는 과정에서 축소되거나 과장된 의미는 없는지에 대해 비평가의 입장에서 해부하는 비평양식입니다. 비평양식으로서 근대적 비평 방법론으로 정착되었습니다.

마허와 틸리히는 비평가의 궁극적 임무는 해석이 잘 되어 있는지 혹은 텍스트에 충실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석해야 하고 그 의미까지를 해석 혹은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텍스트의 문자적 의미와 텍스트의 유기적인 의미 이 두 가지를 놓고 비평하여 해석하고 양자 간을 교행하면서 하나의 의미로 통일시켜 주는 순환적 작업을 해석학적 비평으로 말합니다.

(2) 학문적 구조에 의한 비평양식들

19세기에서 완성된 각 학문 간의 분류는 학문 간의 경계를 분명히 하면서 독자적인 발전을 이뤄 나갑니다. 인문학의 사령탑이었던 문학은 분야별로 나눠지는 학문에 지휘권을 넘겨주어 독립시킵니다. 인문학에서 철학과 신학이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문학은 인문학이라는 범주에서 각각 독립하여 떨어져 나가고 문학은 그 범위가 대단히 축소된 채로 점진적인 발전을 이룹니다. 그렇다고 해서 문학의 위상이 인문학의 사령탑이라는 위상에서 추락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해지는 학문의 양식에서 각 학문 간의 경계를 그어주는 역할을 문학이 해냅니다. 문학은 비평을 통해 각 학문 간의 경계점을 제시하고 독립시켜 주었습니다. 인류학, 언어학, 인지학 등 새로운 학문과 공산주의와 자유주의 신자유주의 등에 대한 이념과 주의에 대한 경계는 문학을 기조로 한 비평양식을 통해 한정되어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고 현대를 열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노벨상이 제정되고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쉴리 프뤼돔(Sully Prudhomme , 프랑스)을 시작으로 매년 수상자와 수상작을 발표하면서 세계의 문학은 폭발적인 발전을 이룹니다.

현재 영국의 롤링은 헤리포터 시리즈로 매년 5조원 이상의 경제력을 영국에 몰아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는 35조원이나 되는 경제를 미국에 몰아주고 있습니다. 문학이 국가의 경제를 살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또한 문학의 위상이기도 합니다.

학문적 구조에 의한 비평양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형식주의적 비평

19세기 러시아 형식주의로부터 시작되어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대폭적인 발전을 보게 된 비평의 한 갈래입니다. 러시아의 형식주의와 미국의 신비평주의로 나뉩니다. 이 양식은 문학작품에 대해 고유성을 따지는 양식입니다. 텍스트(작품)를 놓고 사용되어진 언어와 문체 등을 따져 완성도 만을 보는 양식입니다. 여기에서는 그 시대의 역사나 문화권 심지어 작가의 환경 등도 따져지지 않습니다. 단순히 작품만을 가지고 비평합니다. 작가가 쓴 그대로를 놓고 그대로만 보자는 양식이지요.

이 양식은 “삶의 자리”를 판단의 근본으로 제시한 궁켈의 양식에 대한 반동으로 나왔습니다. 궁켈의 양식이 역사와 문화 등 환경까지 살펴 따져 보자는 복합적 구조를 가졌다면, 형식주의 비평은 일체를 배제하고 본문만을 놓고 따지는 단순 양식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현실 문제에 대한 관심, 작품이 갖고 있는 주제나 사상에 대한 가치 판단에 대한 측면이 배제된다는 심각한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형식주의적 비판양식이 현대 문학에 대한 교육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큽니다.

역사적, 문화적인 외적 정보들에 의존하여 따져지던 기존의 문학연구방식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상당합니다. 문학을 외부적 요인과 관계없이 독립된 사실의 실체로 다루게 됨으로 문학을 완전히 독립시킨 양식입니다.

2) 사회, 윤리적 비평

19세기부터 20세기에 걸쳐 발전한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 철학, 변증법적 유물론 등에 대해 사회, 윤리적으로 비평하는 양식입니다. 색깔을 분리해 내는 정치적 비평, 혹은 사회문화적 비평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비평 양식은 문학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바로미터와 같은 존재로 보고 거기에서부터 접근해 나가는 양식입니다.

모든 문학은 역동하는 운동의 법칙이 있다고 보는 전제하에 현실이 운동해가는 과정이나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운동 법칙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 더 나아가 부정적인 현실 자체를 변혁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 나가는데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문학의 본연이라고 보고 접근하는 것이지요.

문제작으로 말해지는 작품에서 현재적인 문제의 진단과 그 해결책을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비평하는 양식입니다. 작금에 와서는 이런 류의 작품은 비평서로 분류하여 사회과학의 분류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3)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해체주의) 비평

구조주의 비평은 20세기의 인류학과 언어학에서 시작된 구조주의적 발상이 문학에 적용되면서 발전을 보게 된 비평양식입니다. 문학 작품의 핵심이 의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대칭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칭구조 안에서 서로 소통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는 작업입니다. 작가의 개성이나 작품의 개별적 내용, 주제 등에 대하여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점이 러시아의 형식주의와 닮아 있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작품의 근저에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구조적 원리의 해명에 모든 힘을 집중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탈구조주의(해체주의)비평은 종래의 로고스(logos) 중심주의적인 철학을 근원적으로 비판하는, 프랑스 철학자 J.데리다(1930∼2004 )의 독자적인 중심의 사고방식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서유럽의 전통적 형이상학을 철저하게 비판하고 그 사상의 축이 되었던 것을 모두 상대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사상을 세우려 했습니다. 탈구조의 대상은 사물과 말(언어), 존재와 표상(表象), 중심과 주변 등, 형이상학적 사고에 의하여 지탱되어 온 모든 2원론의 입장들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신의 존재를 빼내겠다는 시도로서 기존의 사상을 변환시키는 급진의 개념입니다.

현재 해체주의는 프랑스에서보다도 미국의 문예비평에서 중요한 양식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4) 정신분석적 비평

프로이트의 심층심리학, 융의 분석심리학 등의 연구 성과에 힘입어 이를 문학 비평의 한 양식으로 발전시킨 것이 정신분석적 비평양식입니다. 이 비평 방법이 중요한 전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작품이 잘 통제된 의식의 산물이 아니라 정체 파악이 어려운 무의식이 인간의 복잡한 심리기제들의 망을 통과하면서 일그러지고 변형된 상태로 결정화된 존재라는 점입니다. 이 관점에 의하면 작품은 두 가지의 텍스트를 소유하고 있는 셈이 됩니다. 표면적 의미와 그 속에 교모하게 비틀린 형태로 은닉되어 있는 이면적 의미가 그것입니다. 이로 볼 때 정신분석 비평은 작품 속에 교모하게 숨겨져 있는 무의식적 요소, 즉 작가의 속 의도를 추적하여 규명함으로서 작품 속에 담겨 있는 심층적 의미 구조를 규명하는 양식입니다.  

5) 신화. 원형적 비평

19세기에 발전하여 독립된 학문 중에 인류학이 있습니다. 인류학은 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독보적인 학문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특히 프레이져는 종교인류학적인 접근방식으로 접근하여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인류의 문화는 매우 다양한 양식(원형)으로 펼쳐져 있고, 그 이면에는 이들을 규합할 수 있는 집단적 공통성인 신화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인데 프레이져는 이 점을 규명했습니다. 신화. 원형 비평가들은 개별 문학 작품들 속에서 이러한 원형들을 추적해내고, 이 원형들을 조직화함으로써 세계 문학이 갖고 있는 공통성의 기반을 채집하고 이론적으로 체계화하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2. 평론

평론이란 작품을 신중히 살펴 평가를 내리는 작업입니다. 모든 작품에는 고유한 특징이 녹아 있기 마련인데 평론가는 작품 속에 녹아 있는 특징을 추출하여 분석하고 평가를 내립니다. 이를테면 고급와인을 감별하고 평가하는 감정사와 같습니다. 외인은 출신지에 따라 선명도 탁도 등 외관상의 차별된 특징이 있습니다. 이어서 맛과 향기에서 차별된 특징이 드러납니다. 따라서 와인 감정사는 먼저 육안으로 구별하고 맛과 향기를 음미하고 난 뒤에 등급을 부여해 주게 됩니다.

감정사에 따라 감정의 능력은 와인의 맛만큼이나 천차만별입니다. 얼마나 더 많은 와인을 감정해 보았느냐의 노력도 있어야 하고 맛과 향기를 음미하며 와인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찾아내는 비상한 능력을 태생적으로 부여 받았는가 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앞에서도 서술하였거니와 모든 작품은 데코레이션 해서 내어 놓게 되어 있습니다. 책 표지의 디자인으로부터 책 내면의 내용에 이르기까지 전체가 포장되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책 디자인이 잘 되어 있다면 호감을 가지게 되어 있지요. 그 다음에 목차 구성입니다. 목차 구성에서 작품의 논지와 논지를 어떻게 전개해 나갔는지가 나옵니다. 논지의 통일성과 다양성은 목차에 열거되어 있는 소개를 통하여 이 작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 하는 정도에 대한 특징을 보여줍니다.

잘 되어 있는 목차 구성은 물이 흘러내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목차들이 서로가 서로를 설명해 주며 조화를 이루고, 주제에 대한 한 가지의 통일성을 가지고 있는 목차가 잘 된 목차입니다. 잘 되어 있지 못한 목차는 헝클어져 있거나 뭉쳐 있거나 해서 목차만 가지고는 책의 내용을 잘 모르겠다 하는 목차가 잘 못 되어 있는 목차입니다. 구성이 잘 되어 있는 목차는 독자에게 반가운 마음을 주고 잘 못 되어 있는 목차는 독자의 마음에 냉정함을 줍니다. 제목과 목차를 보면 작가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며 줄거리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하며 어디쯤에 클라이막스가 배설되어 있다는 정도를 파악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그 강조점이 무엇인지 대체 어떤 주제에 강조점을 두었는지에 대해 이리 저리 찾아보아야 할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 목차라면 분명 잘 못 된 목차입니다.

다음으로 서문입니다. 작가가 이 책을 왜 썼는지 그리고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서 작가는 말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저명한 작가나 교수들의 추천서가 많이 붙어 있는 책이라면, 이름값을 벌고 들어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여러 분의 추천서가 붙어 있는 책이라고 해도 서문에 들어가면 대체 작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는 서문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책에 대한 기대감은 반감하게 되어 있습니다.

서문의 아랫부분에 들어가면 감사의 말이 나옵니다. 책을 많이 내 본 작가라면 이 부분이 상당히 축소되어 있을 것이며, 처음 내는 작가라면 이 부분에서 감사해야 할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이 상당히 길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처음 책을 내는 작가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감사의 글은 짧고 압축되어 있을수록 좋습니다.

본문에 들어가면 이야기의 줄거리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어 가는지 과정과 방향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과정에서 다음 과정으로 도약할 때, 프로 작가들은 반전을 사용합니다.

반전. 상당히 중요한 주제인데요. 좀 상세히 만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본문을 늘리는 중요한 수단이며 다음 과정을 위한 중요한 구성요건입니다.

학술서적의 경우 반론을 반드시 채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의 중요한 이론 중에는 반대되는 이론이 포함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자신의 이론과 반대되는 반대이론을 채용하는 것은 상당한 유익을 줍니다. 먼저는 책의 내용이 풍성해 진다는 것이며 다음으로는 자신이 주장하는 중요한 이론이 반대적인 이론들 보다 월등한 이론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자신이 주장하는 이론의 폭을 넓히고 깊이도 더해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반론을 채용하는 것입니다.

반전이 채용된 작품도 같은 유익을 얻습니다. 반전은 언저리 이야기에 불과한 소재들을 비약시켜 주인공과 관련을 갖게 함으로 주인공을 수식하는 고도의 기법입니다. 반전은 두 가지의 목적으로 채용됩니다. 첫째는 흥미를 주기 위해 주인공을 비극적인 환경으로 몰아가거나 화려한 처지로 만들어 주는 것이며 둘째는 스토리 전개 상 꼭 필요한 도약의 부분이기 때문에 채용하는 경우입니다.

반전은 상당한 기교를 필요로 합니다. 스토리 전개상에 있어 꼭 필요한 부분일 경우 통일성을 잃지 않으나, 흥미를 위해 도입된 반전은 또 다른 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주인공이 두 명 혹은 세 명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경우 이를 삼각관계로 만들어 흥미를 더해주는 재료로 사용합니다. 그러나 상당한 프로작가가 아니라면 주인공을 두 명 세 명으로 만들어 내는 반전은 그 뒤처리가 고민스럽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요에 따라 만들어내야 하는 반전은 흥미 위주가 아니라 주인공을 수식해 주기 위해 도입되는 언저리 이야기의 발전 정도로 설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상당한 경지에 도달해 있는 프로작가라면 반전을 통해 얻는 유익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며 톡톡한 재미를 봤을 것이지요. 반전이란 스토리 전개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의 문입니다. 그것은 아이가 성장하여 사춘기가 되면 성적인 징후를 느끼게 되고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성인의 과정으로 넘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1) 평론의 기본기

평론은 다음의 기본을 따져 봅니다. 첫째는 작품성입니다. 구성도와 전개도 완성도까지 살펴보는 것이지요. 둘째는 테크닉입니다. 어떤 기법을 사용하여 시대적 상황과 방향을 설정하였는지 얼마나 리얼리티한지를 따져 봅니다. 세째는 가치와 기여도입니다. 역사, 문화, 예술, 문학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학문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보게 되는 것이지요.

평론가는 이를 따져보기 위해 세 단계의 작업을 합니다. 첫째 단계는 통독입니다. 둘째 단계는 강조점과 특징 분석입니다. 셋째단계는 평가입니다. 정직한 평론가라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살펴 읽습니다. 그리고 읽고 난 뒤에 몇 가지의 특징과 강조점을 추려냅니다. 추려낸 부분을 다시 상세히 읽으며 분석하고 해석하여 평가를 내립니다. 평론가에 따라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평가는 차이가 있으나 보편적으로 앞에서 말한 3가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따져 평가합니다.  

1. 작품성= 구성도, 전개도, 완성도
2. 기술성= 기법, 시대적 상황과 방향 설정의 우수성
3. 가치와 기여도= 역사, 문화, 예술, 문학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가. 학문적 가치가 얼마나 되는가.

1) 작품성

전체 줄거리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지 구성도를 살펴봅니다. 특히 점프한 부분에서 이음매가 탄탄한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지요. 앞에서 말씀드린바 있는 반전의 부분이 이에 해당됩니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과정과 과정의 사이에는 분명한 이유가 성립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물 흐르듯 아주 자연스럽게 처리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얼마나 매끄럽게 처리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 역시 크게 달라집니다. 거개의 작품들은 과정과 과정 사이의 설정에 서투른 나머지 통일성을 잃어버리고 좌충우돌하는 형국을 드러내기도 하는데요. 작품은 논리이기 때문에 철저히 과학적이어야 합니다. 스토리 전개의 설계가 잘 되어 있어야 하며 효율적인 안배에 의한 과정과 과정 사이에 반전이 들어가 있어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지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작품을 다 읽고 난 뒤에 상당한 감동을 줍니다. 감동의 정도에 따라 완성도가 높은 작품인지 아닌지가 결정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 테크닉

테크닉은 간단하게 설명하면, 플롯이라는 단어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플롯(Plot)은 ‘줄거리’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야기가 시간적 경과에 의한 줄거리의 전개를 뜻하는 것이라면, 플롯은 작품의 주제를 증명하는데 관련된 등장인물 등의 내적(內的) 인과관계를 추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플롯을 비극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 이래로 플롯은 작품의 구체적 묘사에 들어가기 전에 주인공들의 성격을 규정해 주는 극적 효과의 중요한 지주(支柱)로 삼아왔습니다.

플롯은 창작론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주제이나 역시 비평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살피는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를 기법으로 말하지 않고 기술로 말하는 것이 의미 전달에 효과적입니다. 다시 말해 플롯은 기술입니다.

실상 수많은 단어들을 모아서 그것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상당한 문학적 수준을 요구합니다. 수준에 따라서 기술도 달라집니다. 앞에서 말한 반전 같은 기법은 실상 기술입니다, 기술이 좋아야 매끄러운 법입니다. 사용된 언어가 고급언어를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지 못하고 투박하다면 이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진배없습니다. 당장에 기술부터 익혀야 할 일입니다.

고급기술은 문장과 문장을 연결시켜 주는 접속사를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고급기술을 사용하면 전달되는 의미도 달라집니다. 작가는 상당량의 동의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접속사나 접두어 접미어 등에 대해서는 고차원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는 같은 뜻이나 전달되는 의미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러나’를 많이 쓰는 작가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성격이 까칠한 작가라는 뉘앙스를 줍니다. 좀 부정적인 사람인가 보다 하는 느낌도 줍니다. 따라서 할 수 있는 대로 부정적인 내용의 접속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만’도 좋습니다. 그런데 더 좋은 것은 슬며시 ‘하지만’으로 바꾸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도 줄 뿐 아니라 신중하다는 느낌을 주면서 겸손하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3) 가치와 기여도

작품은 일반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뿐 아니라 사고의 범위도 넓혀 줍니다. 따라서 모든 작품은 그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요.

사고의 영역과 범주를 넓혀 주는 것 외에 상당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 있습니다. 사고의 지평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커다란 감동을 주는 작품이 그것입니다. 삶의 방향과 삶의 방법까지도 바꿔 줄만한 위대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감리교의 창시자로 유명한 죤 웨슬레는 윌리암 로(William Law) "경건한 삶을 위한 부르심", 제레미 테일러(Jeremy Taylor) "거룩한 삶과 죽음",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 "그리스도를 본받아"를 읽고 감명을 받아 경건한 삶을 살기로 하고 헌신적인 전도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윌리암 로, 제레미 테일러, 토마스 아켐피스에 의해 죤 웨슬레라는 위대한 전도자가 태어난 것입니다.

위대한 작품은 감동을 통해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작품의 가치는 평가하기에도 송구스럽습니다.

작품의 가치는 작품으로만 그쳐지지 않습니다. 학문적 가치와 함께 정신적, 사상적 가치가 있습니다. 인생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해 주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며 인생의 표지판이 될 수 있습니다. 실상 이렇게 따지고 보면 작품의 가치란 형용할 길이 없을 정도의 가치를 가진 것이지요.

평론가의 눈에는 이 작품을 통해 얼마나 많은 인생에게 유익을 끼칠 것인지에 대해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먼저는 학문적인 가치, 다음으로는 이 작품이 역사에 남겨짐으로 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문화적 가치, 다음으로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좋은 영향이 끼쳐질 것인지에 평가를 하게 됩니다.

만약 같은 작가의 시각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면 독자의 시각과 상당히 다른 평가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대개의 평론가들은 고급문장과 고급언어가 사용되어진 문장의 작품에 후한 점수를 주게 되어 있습니다. 물론 빼어난 작품은 고급문장이나 고급언어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깊은 감동과 감격을 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현대의 잠언서로 불리는 이솝우화 같은 작품은 어린아이로부터 노년층까지 폭넓게 읽혀지고 있고 큰 교훈을 줍니다.

좋은 작품은 쉬운 문체로 풀어서 쓰되 깊게 다루고 수준이 있는 작품입니다. 이러한 작품에 눈길이 가고 감동이 전해집니다.

지금까지 비평과 평론의 차이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위에서 보듯 비평과 평론은 엄연히 말해 다른 말입니다. 평론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학이라는 장르를 살펴보고 평한다는 한계가 그것입니다. 반면 비평은 문학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문학에 대해 다루는 총칭을 말합니다. 평론이 협의적이라면 비평은 광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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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6장 비평과 평론의 방법 안형식목사 2008-12-06 4027
6 제5장 데코레이션 기법과 리얼리티 기법 안형식목사 2008-04-28 7522
5 제4장 작가의 삶과 작품의 영역 안형식목사 2008-04-28 6035
4 제3장 말판과 글판(판형) 안형식목사 2008-04-28 3182
3 제 2장 작품의 소재들 안형식목사 2008-04-28 2469
2 제 1장 작품의 업그레이드/소설을 중심으로 안형식목사 2008-04-28 2396
1 [색깔있는 문학개론] 안형식목사 2005-07-15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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