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르시스
행복은 언제나 나르시스로 오느니
작거나 많거나 하지 않으며
풍족하게 오느니
작아서 부족하지 않고
많아서 넘치지 않게
최적으로 오느니
그것은 청국장을 잘 끓인 맛처럼
온 가족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감사하는 만종의 그림처럼
거울 같은 수면 위에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너를 보아라
작은 파동에 잠시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변해도
이내 평정을 되찾은 수면 위에는 인자한 미소가 머물러 있구나
작은 것도 족한 줄로 알고
슬플 때에 하늘을 우러러
기쁠 때에는 함께 기뻐했던
뼈에 새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이며
가슴 속에 품은 그리스도의 향기이며
눈을 열어 그 분의 미소와 눈을 맞추었던
이만큼 세월이 흘러
요래요래해진 다리이며
이리이래해진 얼굴이며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그대여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인고의 세월도 있었더라
흰머리 골진 이마에 새겨진 경륜이며
인자한 미소 사이로 살짝 드러나는 의치하며
그래도 행복한 나르시스여
찬란한 햇빛이 비치어
눈부시게 반사될 제
살짝 눈살을 찌푸리는 눈부신 멋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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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80회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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