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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salt
ㆍ작성일	2003-04-08 (화)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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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향연,내장사백양사,호남교회사의역사현장,예촌식당
벚꽃의향연,내장사백양사,호남교회사의역사현장,예촌식당 오늘도 이 새벽에 어김없이 잠이 깨져 하루가 시작되었다. 어제(2003년 4월 7일)는 월요일이기 때문에 수업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5학기 생으로 졸업에는 지장이 없는 학점취득을 해 놨지만 우리 교회사 전공모임에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의 사명을 다 하기 위해 금번 학기에도 수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전에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모 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점심을 같이 먹자고… 결국 효자동 농수산물시장에 있는 회 센터 2층에 에 있는 '일도회타운'에서 알탕으로 잘 먹었다. 거기도 런치타임이 있는지 점심은 아주 저렴했다. 첨에는 멋모르고 따라가서 알탕이란 메뉴를 시켜 먹다가 나오는 반찬이나 스끼다시가 너무 거판해서 음식값이 염려가 되어 알고 보니 거긴 런치타임이 있었던 것이다. 우리 동네 송천동 송수산물시장 회 센터에는 그런 게 없는데 말이다. 점심을 잘 먹고 벚꽃구경을 가지는 유혹에 자껏, 오늘 수강은 제끼기로 했다. 먼저 정읍으로 갔는데 톨게이트 쪽에서부터 내장사로 들어가는 천변에 늘어 서있는 벚꽃의 향연은 가히 볼만했다. 방송의 예보대로 비가 온다더니 내리기 시작했다. 반짝 피었다가 사라지는 벚꽃… 우리 클 때는 일본 국화라고 해서 경멸했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벚꽃을 말하자면 한때 2차선 전군가도의 향연을 잊을 수 없다. 2차선 도로의 하늘을 가리고 피어 있던 벚꽃… 지금은 4차선으로 해 놨기 때문에 그때의 정취는 맛볼 수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어제는 내장사 절 입구까지 들어갔다. 평일이어서 한적했다. 가게 되면 꼭 관광호텔 커피숖에서 차를 마시곤 했는데 요새 내부수리를 하는지 입구에 바리게이트를 세워 놓아 들어가지 못했다. 또 가게 되면 버스정류장 근처 전주식당에서 식사를 하곤 했는데 점심을 횟집에서 잘 먹었는지라 그냥 지나쳤다. 그리곤 차를 마시겠다고 백양사로 빠지는 고갯길을 따라 전통찻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지나쳤는지 들리지 못하고 백양사를 가게 되었다. 절 바로 밑까지 들어가 사천왕문 앞에 있는 약수터에서 물을 한 컵 들이마시고 백제 무왕 때 창건되었다는 천진암까지 올라가 봤다. 산 정상에 가까운 곳이데 그곳까지 시멘트 포장을 잘해 놔서 올라가기 편했다. 가긴 비구승들이 수도하고 있다는데 몇 번 가봤으나 여승은 보질 못했다. 대학원에서 교회사를 전공하고 있는 나… 이제 다시 전주로 돌아오는데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1번 국도를 타고 왔다. 서울에서 목포까지의 그 1번 국도 호남지방에는 호남교회사의 역사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남 장로교 선교사 테이트가 이룬 선교의 열매가 곳곳에 서려 있다. 장성댐 끝자락에서 1번 국도를 타고 올라오다 보면 선교100년의 역사가 서려 있는 천원교회, 화호교회, 매계교회가 보인다. 구 한말 선교의 열정이 서울에서 남쪽으로 국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세워진 교회들이다. 매계교회 종탑이 뾰쪽하게 보였으나 어젠 비가 오는 관계로 그냥 왔다. 배우기를 매계교회는 구한말 '최중진의 자유교회' 사건으로 유서가 깊은 교회이다. 당시 그 교회 신자 숫자는 3,000명이 넘었을 정도라니 이처럼 이단이 한때 흥왕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는 모양이다. 덕분에 최중진과 자유교회에 대한 글을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이 새벽에 다시 읽어보게 되니 호남교회사를 좀더 알게 되었다. 오다가 금구를 거치게 되었고 때가 저녁때가 되었는지라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좋은 식당이 있기에 소개하겠다. 이름하여 '예촌'이라는 식당이었다. 학교 동료들에게 여러 차례 말만 듣다가 가보게 되었다. 이름 그대로 시설 모든 것이, 출입문에 세워진 망부석에서부터 옛것을 지향하고 있었는데 분위기가 제법 그윽했다. 내가 잘 다니던 춘포 '싱그랭이'가 생각났다. 싱그랭이는 옛것이 너무 난잡하게 꾸밈없이 늘어져 있다면 예촌은 옛것에 사람 손길이 묻은 정갈한 면이 엿보였다. 멸치국수 한 그릇을 먹으면서 야채비빔국수를 시켜 둘이서 먹었는데 이 나이에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특이한 맛이 있었다. 국수를 담아온 그릇은 우리 클 때 보아오던 찌그런진 알루미늄 양푼이었는데 보기에 정겨웠다. 이렇게 해서 어제는 엉겁결에 점심을 횟집에서 잘 먹었으며 비교종교학적인 측면에서 내장사와 백양사를 다시 구경했으며 호남교회사의 역사 현장 천원교회, 화호교회, 매계교회를 보았으며 최중진과 자유교회를 다시 연구하는 공부를 하게 되었으며 금구면사무소 바로 앞에 있는 예촌이란 식당에서 옛것을 그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 지면을 통해 우리 교회사 전공자들에게 미안한 맘을 전한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으로서 어제 수업에 불참했던 죄로 목요일 대구에서 있는 우리교단 은퇴교역자 위로회에 다녀와 한턱 쏘겠다는 약속을 만천하에 고하면서 이만 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