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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
ㆍ작성일	2011-01-15 (토)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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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 하나의 힘

엄지손가락 하나의 힘

세계최초로 재봉틀을 발명한 사람이 있습니다. 기계 기술자인 엘리어스 하우 (Elias Howe,1819-1867)입니다. 하우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농가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재봉틀의 발명을 위해 노력한 사람입니다. 하우는 선천적으로 몸이 병약한 몸에 한쪽 다리도 절었습니다. 하지만 기계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남다른 재주가 있었습니다. 하우의 아내는 바느질 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습니다. 절름발이로 변변한 직업이 없어 가난했던 하우는 밤늦게까지 바느질 일로 시달리는 아내의 고단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습니다. 자신을 만나 늦게까지 바느질을 해야 하는 아내를 보면서 일이라도 편하게 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느질은 한 땀, 한 땀 간격이 일정해야 합니다. 하우는 틈만 나면 재봉 기계에 관한 연구에 몰두했으나 그 발명이 쉽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바늘입니다. 바늘에 구멍을 뚫어 실을 꿰어서 회전을 시키면, 두 세 바퀴 돌다가 바늘이 부러지면서 바느질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바늘 위를 머신에 물리고 허리에 구멍을 내서 실을 공급하는 원리인데 재봉틀이라는 이름값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끓임 없이 재봉틀 기계에 매달리면서 기도하고 또 기도를 했지만 응답은 없었습니다. 그날 밤도 재봉틀과 씨름하다가 잠결에도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잠을 잡니다. 꿈을 꾸었습니다. 인디안 추장에게 쫓기는 꿈입니다. 왜 자신을 쫓아오는지도 모르면서 창을 치켜들고 쫓아오는 추장의 위세에 놀라 있는 힘을 다해 도망칩니다. 하지만 절뚝거리며 도망을 가는 하우보다 추장이 빨랐습니다. 허리에 창이 닿는 감촉이 느껴지자 하우는 재빨리 땅에 엎드리면서 굴렀습니다. 추장의 창끝이 눈앞에 다가와 있었습니다. 추장의 팔이 머리 위로 들려 올려지며 창끝이 하우의 심장을 겨누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시각에 하우는 창끝에 뚫려있는 구멍을 보았습니다. 왜 창끝에 구멍이 뚫려있을까 참 희한한 일도 다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추장의 창이 하우의 심장을 뚫고 들어왔습니다.

비명을 지르며 일어난 하우의 눈앞에는 추장의 창이 어른거리는 듯 했습니다. 마치 망나니의 칼이 허공에서 춤을 추며 맴돌듯 하우의 눈앞에서는 추장의 구멍이 나 있는 창이 맴돌았습니다. 한 순간 머리에서 반짝하고 전등불이 켜지는 것과 같이 머릿속이 환해졌습니다. 하우는 즉시 재봉틀 앞으로 달려가 바늘의 구멍을 아래에 내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완성된 바늘을 머신에 물리고 돌려보았습니다. 달달달소리를 내면서 재봉틀이 시원하게 달립니다. 속도를 내도 바늘이 부러지지 않고 실도 끊어지지 않습니다. 마침내 하우는 앞쪽 바늘 구멍에 실을 꿰어 윗실과 밑실로 겹바느질을 할 수 있는 2중 재봉법을 발명했습니다. 남은 일은 특허신청과 공장을 세울 자본가를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프랑스의 시몽, 미국의 헌터가 재봉기계를 발명했으나 하우의 발명품같이 완벽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우는 설계도를 가지고 사방으로 뛰어 다녔습니다. 마침 영국에서 하우의 발명소식을 듣고 만나자는 기별이 있어서 영국까지 배를 타고 달려갔지만 계약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다른 문제도 있었습니다. 손바느질로 옷을 만드는 재봉 공장과 재봉사들은 재봉틀이 생산되면 자신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하우를 비난하고 하우의 집 앞에 진을 치고 연일 시위를 벌였다는 것이지요. 이들의 시위 때문에 이웃들은 잠을 못잤고 하우에게 이사를 가 달라고 종용할 지경이었습니다.

이때 하우 앞에 싱거가 나타났습니다. 사업 수완이 뛰어난 싱거는 하우가 발명한 재봉 기계의 설계도를 훔쳐내어 발 밟는 장치와 헝겊을 앞으로 밀어내는 장치를 약간 개량해 재빨리 여러 주에서 특허를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따 싱거재봉틀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싱거는 '싱거 재봉틀 전시회' '한 집에 한 대의 싱거 재봉틀을!' '싱거 재봉틀 빨리 돌리기 시합' 등의 선전 문구를 동원하여 대대적인 선전에 열을 올렸습니다. 여기에 월부 판매라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판매법을 도입했습니다. 싱거는 순식간에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싱거 재봉틀은 재봉틀의 대명사가 되어 세계시장을 주름잡았습니다. 세계최고의 발명가인 하우에게는 돌아 온 것이 없습니다. 때마침 터진 남북전쟁의 발발로 북군의 졸병으로 입대하고 제대한 후 여전히 가난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만약 싱거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하우에게 엄지손가락 하나의 힘만 빌려주었더라면 어찌 되었을까요? 세계적인 발명가 하우는 계속하여 또 다른 유익한 발명품을 발명했을 것이며 인류의 삶은 더욱 편리해졌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 보면 단지 엄지손가락 하나의 힘으로만 밀어 주면 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내 엄지손가락의 힘으로 밀어주면 벌떡 일어나서 세계를 놀라게 할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