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탄 김 동무 로켓 발사하다.
김 동무가 로켓을 발사했다. 혹시 고거 핵탄두를 심어놓고 어디까지 보낼 수 있나 하고 실험하는 거지? 하고 의아한 눈초리를 사방에서 보내도 김 동무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인공위성이라고 벅벅 우겼다. 지난 번에는 흰 동무들 앞 바다까지 가는 로켓을 발사한다고 큰 소리를 치면서 쐈지만 동네 앞 바다에 퐁당 떨어지는 바람에 망신살이 뻗쳤었다. 열 댓놈을 몽땅 깝대기를 홀라당 까서 아오지로 보냈지만 성이 차지 않았다. 하여 몇 놈은 끌어내서 총살시켜 버렸다.
“니 보라우. 바다 건너 쪽재비 간나들이 눈티 안 태게 뭐를 좀 쑤셔 넣야 되지 안카서?”
김 동무는 일본 너구리들을 쪽재비로 불렀다. 왜냐하면 앞대문이가 툭 튀어 나왔다는 이유에서이다.
“네, 디도자 동지 기런데 쑤셔 박아 넣을 거이가 시원치 않습네다. 라디오나 하나 쑤셔 박을까요?”
“기런 거 말고 다른 거 없네? 라디오가 뭐이가 라디오가. 날레 덩남이 불러 오라우. 갸라면 뭐이가 있을 거이야.”
“넵, 알겠습네다. 덥수했습네다.”
땅콩은 냅다 전화기로 정남이를 호출했다. 단숨에 달려 온 정남은 김 동무 앞에 서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바디 삐삐를 딥어 넣으면 되디 않갓시오?”
“삐삐? 고걸로 되갓나? 너무 작디 않가서?”
“아바디 작은 거라야 무게가 안 나가서리 멀리 갑네다. 길카구 여기서 신호를 보내면 수신 확인이 되니까니 어드메까지 갔는지 알 수 있디요.”
“기래, 고거이 맘에 든다. 역시 뎡남이가 우리 북조선의 보물이디 암 기렇구 말구”
김 동무는 명령을 내렸다.
“보라우 탄두에는 수신 확인 되는 똑똑한 삐삐 한 노무 간나를 몰아 놓고 봉해 버리라우.”
이렇게 해서 삐삐를 탑재한 로켓이 발사 되었다. 김 동무는 열심히 삐삐에 신호를 보내 삐삐가 수신했는지를 확인하면서 레이다 상에 좌표를 그려 나갔다. 1단계 발사체가 분리되어 태평양에 추락하는 것이 레이다에 포착되었다.
“보라우. 성공했다 이거야. 기런 데 이거이 너무 일찍 떨어졌구나야 기렇티?”
김 동무의 일찍 떨어졌다는 말씀에 설계자가 즉시 무릎을 꿇었다. 김 동무의 뒷 말씀 하나에 껍데기가 왔다 갔다 한다. 설계자의 눈 앞이 노랗다. 김 동무는 무릎을 꿇고 있는 설계자를 힐끔 보더니 못 본 척 다시 레이다에 눈길을 돌렸다. 옆에서는 부지런히 삐삐를 쳐대며 수신확인을 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보라우, 야들이 어디로 간기야. 두 번째 아 새끼래 어디로 간기야? 대가리에 꽉 붙어서리 애직까디 안 떨어진기야?”
“넵 지도자 동지, 분리 시간이 지났는데 안 떨어디고 있습네다.”
연료 책임자가 대답했다. 연료통에 연료를 꽉꽉 밀어 넣어 로켓이 터질만큼 밀어 넣은 연료 책임자는 1단계 발사체가 분리되고 난 뒤에 쑥쑥 올라가는 것에 기고만장했다.
“니 보라오. 야 새끼들이래 다들 어디로 간기야? 뚝 떨어딘거네? 아님 꼬실라진거네?”
잘 올라가던 로켓이 갑자기 번쩍 하더니 레이다 상에서 사라졌다. 연료책임자가 즉시 설계자 옆에 나란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삐삐에서는 수신확인이 되지 않았다.
“디도자 동지, 수신확인이 안 되고 있습네다. 어케 할까요?”
“종 간나 새이, 기걸 질문이라고 하는기야? 동무래 가서 찾아 오라우.”
질문을 했던 질문자가 파랗게 질려 즉시 연료책임자 옆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이 꼴을 보고 정남이가 김 동무에게 말했다.
“아바디, 기래도 지난 번 로켓 보다 두 배나 더 길게 갔으니끼니 성공한 것이디요. 이 동무들이레 둑을 고생을 해서 성공시킨 것이야요. 용서해 주시라요.”
“기레, 기건 맞는 말이디. 뎡남아 네레 큰 일 했다우. 삐삐가 뭐이가. 삐삐가. 기가 막힌 발상이디. 보라우. 뎡남이를 본 받아서리 한 깔따구씩이래 발뎐시키라우. 길카구 동무들이래 용서하갓어. 수고들 많이 한 거이 알아 두갓어. 일어 나라우.”
“돈경하는 디도자 동지의 망극하신 은혜를 입고 조국의 발뎐을 위해 이 한 몸 바티겠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한 목소리로 딱딱 맞춰 충성을 맹세하는 과학자들을 보고 김 동무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길카구 하얀 동무들이래 뭐라고 지껄이고 있는디 알아 보라우. 길카구 바다 건너 쪽재비들하고 남쪽 간나들이래 뭘하고 있는디 보고하라우.”
“네, 돈경하는 디도자 동지. 먼저 바다건너 똑대비들이래 꽁당벌거디 뛰듯 디랄발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먼뎌 보고드립네다.”
김 동무가 손을 내저으며 다음 보고를 올리라고 손짓했다. 즉각 다음 보고자가 나섰다.
“하얀 동무들이래 아무 소리도 없습네다.”
김 동무의 손이 다시 저어졌다. 즉시 다음 보고자가 나섰다.
“남똑 간나들이래 텅와대에서리 사과나무를 심고 있다는 보고입네다.”
김 동무의 눈썹이 꿈틀하고 치켜 올라갔다.
“간나들이 팔다가 편한 모양이구나야. 한 방 꼬다 넣어야 뎡신을 차리디. 간나들”
“디도자 동디, 꼬다 넣을까요?”
참모장이 김 동무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니 보라우. 기걸 말따우라고 하네? 디금 꼬다 넣으면 어칼기야. 기다리라우. 언덴가는 꼬다 넣을 때가 있을끼니까니”
김 동무의 눈이 안경 너머에서 파란 광기를 발했다.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지난 정권 때보다 형편없이 보내지는 지원금은 거지에게 몇 푼 쥐어 주는 꼴이라 자존심도 상하고 도움도 별로 되지 못했다.
"한 방 꽂아 넣으면 딱 좋겠는데 말이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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