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일과와 죽순과 콩이 들어 있는 매운탕

옆방 한국실버전북요양보호사교육원(익산 팔봉 소재)에서는 아침 강의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나는 전주 덕진에서 여기까지 오시는 지인 2분을 책임졌기에 수송임무 다하느라 완주 봉동(행정구역 고산) [사랑이 가득한 집]에서 7:50분 출발하여 전주 거쳐 9시까지 이곳에 도착해야 한다. 새벽6시 기상, 아침식사 준비, 아동들 깨워 이불 개어 장롱에 넣게 하고 세수하도록 하여 아침 먹도록 한다. 하나하나 지적하여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지적장애아들…

아침식사 하는 것을 보고 성인용 세발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와 이웃 초등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아준다. 13년 전 교통사고로 무게중심을 잃은 나… 스스로 걷지 못하여 두발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타지 못한다. 그래서 지난해 스쿠터 구입해 동네 마실용으로 사용하다가 얼마 전 운동용으로 세발자전거를 구입한 것이다. 운동량이 전혀 없는 나의 형편을 커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아침운동으로 땀을 내어 샤워를 하고 그룹홈 아동들 챙겨 등교 시킨 후 나는 익산 팔봉에 있는 [사랑가득 재가장기요양기관]으로 출근한다. 요양보호사교육원 사무실에 나의 자리를 만들었던 것이다.

아내는 이곳에서 밤늦게 전주에 있는 우리 아이들 집으로 퇴근한다. 부모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 그러나 우리 아이들도 엄마 아빠의 형편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줄 안다. 우리 아이들의 아침을 해결해 주고 완주 봉동 아동청소년 그룹홈 [사랑이 가득한 집]으로 출근하는 아내… 그래서 아동들의 빨래나 집안청소, 잡다한 행정적인 사무처리… 오후에는 농사일로 바쁘게 살고 있다.

언어부실 장애까지 입은 나… 이 형편에 이곳 사무실 전화는 아내 핸드폰에 착신전화로 연결해 놨다. 막말로 내가 여기 사무실에 있어야 할 필요 없지만 언제 있을지 모르는 시청감독을 염려하고 방문객들에게 이 사무실 존재를 인식시키기 위해 사무실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나는 [사랑가득 재가장기요양기관] 얼굴마담(?)인 것이다.

어제는 전주에서 내가 모시고 오는 권사님 한 분이 사무실 점심을 준비해 오셨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김밥도시락이 원생 모두에게 공급되는 모종의 일이 생겼다. 그래서 그 점심 필요 없게 되어 준비해 오신 음식을 내가 집으로 가져갔다. 물고기 매운탕이었다. 마음먹고 준비한 매운탕이었던 것이다. 저녁으로 먹게 된 나는 한마디로 놀랬다. 죽순과 콩이 들어 있는 물고기 매운탕… 상상해 보라. 충청도 옥천이 친정이라고 하시며 어린 시절 그 동네에서 자주 해먹던 요리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