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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salt
ㆍ작성일	2003-03-08 (토)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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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211.xxx.200

완산골 기린봉에서 강화 삼팔 이남 철책선까지…
완산골 기린봉에서 강화 삼팔 이남 철책선까지… (2003.03.05-07까지 2박3일의 장거리 여행) 그제(2003년 3월 5일, 수)는 강화도에 있는 '북성리'라는 곳, 그곳은 민통선 안에 있는 마을인데 민간인도 거주하며 농사를 짓고 있는 마을이었다. 거기서 하룻밤을 지샜고 어제는 안양 처제 집에서 지냈다. 강화에는 나의 중고교 동창 혁호가 그곳 경찰서 간부로 재직하고 있고 익성이라는 45살의 늙은 총각이 북성리라는 마을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혁호와 익성이를 만나보기 갔던 것이다. 익성이는 김치한목사님의 둘째이고 북일교회 김익신목사님의 동생이고 지금 대학원에 다니며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철학도인 것이다. 아침 10시에 우리집 대문을 나서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오후 3시 넘어 강화에 도착했다. 친구 혁호를 강화 입구 강화대교 근방에서 만났고 가까운 음식점에서 장어구이로 늦은 점심을 들며 사전에 전화 연락해 두었던 익성이를 그곳으로 소집했다. 점심 후 혁호가 마니산을 가운데 두고 형성된 해안도로를 일주하며 관광시켜 줬다. 갯펄진 바닷가를 지나기도 하며 저 멀리 수평선이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강화도를 한바퀴 돌았다. ☆강화도… 지정학적으로 특수하다 보니 역사적으로 애환이 많은 곳이다. 고려와 이씨조선을 거치며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겪어온 갖가지 역사가 흐르는 곳으로 그곳은 전적지가 많은 곳이다. 특별히 군대가 주둔했던 규모에 따라 부르는 지명이름이 있다는데 다음과 같다고 한다. 많은 전적지가 있는데 지명 끝에는 반드시 '진·보·대'라는 이름이 있었다. ·진 - 대대규모의 병력이 주둔했던 곳 ·보 - 중대규모의 병력이 주둔했던 곳 ·돈대 - 소대규모의 병력이 주둔했던 곳 ☆'초지진'이라는 곳에 가봤다. 해상으로부터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하여 1656년 구축한 요새이며 1679년에 축조된 초지진, 정자평돈, 섬암돈이 초지진 소속이었다고 한다. 진장으로 1666년에 병마만호가 있다가 1763년에는 첨사가 있었고 군관 11명, 사병 98명, 돈군 18명에 배가 3척 배치되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병인양요, 신미양요, 일본군함 운양호 침공등 근세 외침에 줄기차게 싸운 격전지였다고 한다. 1871년 4월 23일 미국의 로저스가 지휘하는 아세아 함대가 1230명의 병력으로 침공할 때 450명의 육전대가 초지전에 상륙하여 덕진, 광성진을 공략하였고 1875년 8월 21일 일본군함 운양호가 초지진포대와 격렬한 포격전을 전개하였던 곳으로 소개되고 있었다. 1973년 초지진을 복원하였는데 지금까지도 노송과 성벽에는 당시의 포탄자욱이 남아있고 초지진 내에는 조선군이 사용하던 대포가 전시되어 있었다. ☆늙은 총각 철학도 익성이의 생활환경… 혁호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며 강화도를 한바퀴 구경한 뒤 익성이를 따라 민통선 출입초소에서 삼엄한 검문을 받고 그가 거처하는 곳에 가게 되었다. 익성이는 시공간을 초월해 살고 있었다. 그가 거처하는 집은 옛 집에 스레트를 얹어 지붕을 덮었고 드나드는 문도 미닫이로 개조된 집이었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거처하기에는 곤란한 집이었다. 그러니까 폐가가 된 집에 들어가 거처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조그만 집에는 구시대의 역사와 최첨단의 문명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전화기도 있었고 컴퓨터와 노트북도 사용하고 있었다. 서너평 되는 방이 두 개 있었는데 사방을 책꽂이가 둘려 있었으며 책 때문에 혼자서도 움직이기가 벅찬 공간이었다. 그 집에 오기 전 5년 세월을 강화도 앞에 있는 '아차도'라는 섬에서 지냈다고 했다. 그런데 인천공항이 생기면서부터 그곳이 비행기가 오가며 내뿜는 소음에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 못 되어 그곳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하였다.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12시쯤 잠자리에 들어 5:30분쯤 기상했다. 물론 최전방의 소음, 대남방송과 대북방송의 소음은 있었으나 그 소리를 자장가로 듣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피곤했던지 지금까지 취해 보지 못한 숙면을 취하게 되었다. ☆GMZ내부 구경과 통한의 155마일 철책선… 다음날(2003년 3월 6일) 오전은 익성이의 안내로 지엠지 안을 구경하게 되었다. 북한 땅을 바라보며 155마일 휴전선 철책을 직접 보게 되었다. 물론 내가 군인생활을 할 때 수없이 봤지만 이제 이 나이에 또 다시 보게된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로웠다. 어느 곳에서 내려 뭘 좀 하려는데 어느새 초병이 달려와 간섭하므로 못하고 말았다. 나에게 카메라가 있었서 촬영을 하려고 폼을 잡았던 것이다. 철책선과 바로 인접해 있는 군용도로를 자동차로 약5km 달렸다. 익성이도 평소 못해봤던 모양인데 신이 난 모양이었다. 초병이 저지하면 못 가더라도 한번 가보자 해서 그 길은 갔던 것이다. 확실히 시대가 변했다. 내가 현역군인이었을 때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석모도'라는 섬을 들어갔다. 차를 승선시키고 말이다. 여러 가지 구경거리가 있었으나 '민머루해수욕장'과 '보문사'를 구경했다. 그리곤 혁호가 점심을 먹자는 연락을 해와 다시 배를 이용해 강화읍으로 나왔다. 유명하다는 추어탕집으로 안내해 추어탕을 한 그릇 비웠다. 그 뒤 혁호와는 아쉬운 작별을 했고 익성이는 내가 서울 외곽도로에 빠질 때까지, 그러니까 부천까지 따라왔다가 헤어지게 되었다. ☆군포 영남이 '마이 피자'집과 안양 처제… 여기서부터는 혼자의 여행이었다. 이정표와 들은 풍월을 총 동원해 군포를 찾아갔으며 영남이가 운영하는 군포역 앞 부근에 있는 '마이 피자'집을 찾아 가게 되었다. 이른 오후 시간부터 밤 10가 다 될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9시쯤 동옥이가 찾아 왔고 안양에 사는 우리 처제가 데리러 와 어제(6일)밤은 처제 집에서 묵게 되었다. ☆삽교호에서 시옥이를 만나 회를 쳐먹었다. 그리곤 오늘(2003년 3월 7일) 내려오며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부근에 있는 송악IC를 통해 삽교천에 들어가 시옥이를 만났으며 횟집들 가운데 맨 끝에 있는 전라도 횟집에 들어가 광어 회를 회쳐먹었다. 하여간 무쟈게 잘 먹었다. 시옥이는 우리가 고교를 졸업하고 첨 봤으니까 25년 만에 보는 얼굴이었던 것이다. 고향 떠나 어떻게 충청도에 살면서 자리를 잘 잡고 있었다. 제법 큰 규모의 마트를 경영하며 다른 사업도 하고 있었다. 시옥이 부인도 첨 봤는데 인상이 서글서글하여 참 좋아 보였다. 이렇게 해서 모든 스케줄을 마치고 오후 5:30분쯤 우리집 대문에 들어섰던 것이다. 피곤하지만 이 글은 남겨야겠기에 지금 밤 11:30분인데 이 필적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