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찌무라 간조의 회심기]
(우찌무라 간조) 나는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었는가
｢우찌무라 간조의 회심기｣
일본에서 읽는 우찌무라 간조의 회심기에 감동이 새롭다. 단순히 무교회주의자라고 들어온 사람이 어떻게 해서 조직교회 엄밀히 말하면 분파주의를 비판하게 되었는지 같은 작은 내용부터 일본에서 한 사람이 회심하는 과정을 적어 놓은 이 일지는 일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일본인에 대해서는 더욱 잘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배울 것을 전달해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일본의 1억2천만 인구를 전도할 수 있을까 하면서 수부터 세는 우리 한국인들에게 우찌무라 간조의 진지하고 치열한 영적 항해일지인 동시에, 미국까지 오가며 기독교국가라고 불리운 것들의 허상을 적어놓은 여행일지는 제국주의 선교관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는 현재의 선교학과 선교 현장에도 도전과 기쁨을 동시에 안겨줄 것이다.
단지 일본인의 치밀한 일기가 너무 저자의 기호에 맞게 편집되어 있어서 거북스럽고, 기독교 국가 미국의 허상을 경험한 후 또 선교사들의 제국주의적 선교방식과 싸우고 난후에도 여전히 밑천이 미국에서 배워온 것이라 미국적 사고가 담겨있는 이 긴 글을 읽으면서 아이러니함을 느꼈다. 우리에게 기독교는 언제쯤 서양종교가 아닌 민족종교로 다가올 수 있을런지. 이 책의 일본어 원고는 어땠을까. 궁금하다. 일본어 원고로 다시 읽었다.
14. 나는 일찍이 일기 쓰는 습관을 들였는데,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나 경험한 일은 무엇이든지 일기로 기록해놓았다. 나는 나 자신을 세심한 관찰의 대상으로 만들었고, 그것은 내가 연구한 그 어떤 것보다 신비로운 것이었다. 나 자신의 부상과 진보, 실패와 퇴보, 기쁨과 희망, 그리고 죄와 어두움을 적어 놓았다. 이러한 관찰에 뒤따르는 그 모든 끔찍함에도 불구하고 이 관찰은 내가 해 온 그 어떤 연구보다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21. 어머니는 외할머니로부터 일에 대한 광적인 자세를 물려 받으셨다. 어머니는 일을 하는 가운데 인생의 모든 고통과 슬픔을 잊어버리신다. 힘겨운 인생을 우울해 할 시간이 없는 그런분이시다. 보잘것없는 우리 가정이 어머니의 왕국이며, 그 어떤 여왕보다 뛰어나게 그 왕국을 다스리고, 씻기고, 먹이신다.
22. 나의 아버지는 훌륭한 유고학자셨고, 공자의 기록과 말씀을 거의 대부분 암기하고 계셨다. 따라서 나의 초기교육은 자연스럽게 그 선상에 있었으며, 비록 그 중국 현인들의 윤리, 정치학적인 개념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분들의 가르침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정서는 깊이 받아 들였다.
25. 중국윤리의 가장 큰 약점은 성도덕을 다루는데 취약하다는 것이다. 중국윤리가 사회적 순결의 미덕에 대해서 전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순결의 법에 위배되는 일을 다루는 사회의 일반적인 방법이나 그 일을 저지른 사람의 잘못을 알면서도 묵인해 주는 태도 때문에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무관심하게 되었다.
25. 의무와 높은 야망에 대한 아버지의 엄격한 가르침 속에서도 나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결국에는 여러 처첩들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임을 간파할 수 있었다. 위대한 정치적 능력이나 학식은 순결의 개념과 무관하게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었다.
28. 섬겨야 할 신은 날마다 늘어났고, 마침내 내 작은 영혼은 그 모든 신을 만족시키기가 전적으로 불가능한 상태까지 가고 말았다. 그러나 드디어 구원의 손길이 나타났다.
37. 새로운 믿음의 실용적인 유익은 금방 드러났다. 내가 그 믿음을 물리치고 안간힘을 쓰는 동안에도 이미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세상에는 내가 믿어온 것처럼 8백만 이상의 많은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신만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38. 친구들은 내 기분이 달라진 것을 금세 알아차렸다. 신전이 보이면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느라고 얼른 대화를 멈추곤 했던 내가, 학교로 가는 길 내내 즐겁게 웃는 것을 친구들은 보게 되었다.
39. 12월 1일-예수 종교의 문으로 들어서다.
42. 잊을 수 없는 날이다. H씨는 미국에서 온 감리교 선교사였는데, 일 년에 한 번씩 방문해서 종교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를 도와주었다. 우리의 죄를 위해 죽으신 그분의 이름을 받아 들이냐는 질문에, 목사님 앞에 무릎을 꿇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나 단호하게 '아멘' 이라고 대답했던 그날을 결코 잊지 못한다.
43. 지상의 주인과 스승에게 바치도록 배운 그 충성으로 그분을 섬기자. 그리고 '온세상 모든 백성 참구원 얻도록' 한나라씩 계속해서 정복해 나가자, 회심을 한 우리는 이제 선교사다. 그러나 먼저 교회가 정비되어야 한다.
56. 그러나 나는 기독교인들이 자기 영혼의 잘 됨에 해를 끼치지 않고도 극장에 갈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많은 기독교인들이 극장에 간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57. 슬프게도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한 곡인것을! 그러나 언덕과 산들은 우리의 노래를 참아주었고, 한 가지 뛰어난 음악적 요소가 있다는 것을 하나님은 알고 계셨다. 바로 느낄 줄 아는 마음이다.
58. 우리의 사랑하는 선교사 H목사가 시내로 돌아왔다. 우리는 그의 교단이나 다른 교단을 꼼꼼히 검토하지도, 찬반을 묻지도 않는 채 무작정 그의 교회에 입회했다. h목사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부였고,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 그의 교회도 당연히 좋을 것이라고 믿었다.
59. 그날 밤에는 모두가 천사같아 보였다. 아 이러한 밤이 좀 더 많이 있기를! 하늘에서 천사들의 합창이 들리고, 베들레헴의 별이 동방박사들을 아기예수께로 인도하던 날이 이 날보다 더 아름다웠을까~!
61. 우리의 실천적 기독교가 이론적 기독교에 얼마나 많이 처지는지, 그날 저녁 우리는 마음속 깊이 깨달았다.
62.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꿇어앉아 있어서 활막염에 걸릴까 두려워졌다. 우리 모두는 기도를 짧게 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한모임에서는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기로 했다. 예배는 20분정도 단축되었고, 우리는 크게 안도했다.
65. 집을 떠난 지 2년 만에 돌아오니 모든게 새롭고 들뜬 기분이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S에서 새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했고, 어머니도 나처럼 변화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당신의 아들을 다시 만나는 기쁨만으로도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셨고, 기독교에 대한 나의 어떠한 이야기도 귀 기울여 듣지 않으셨다. 늘 그렇듯 내가 안전하게 도착한 것을 감사하는 의식 곧 가족의 우상에게 봉헌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일은 내게 지울 수 없는 아픔을 주었다.
67. 프랜시스와 나는 늘 하던 대로 젓가락을 들고는 바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Y씨의 목소리가 엄숙하게 들려왔다. '먹기 전에 기도를 하지 않으십니까? 우리 같이 기도합시다.' 우리는 무안해져서 급히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그들처럼 머리를 숙이고 기도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감사기도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동안 식사를 망설였다. 또 다른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였다. 식사해도 된다고 친절하게 권하는 그분들의 목소리가 들려와서야 우리는 마음 놓고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때 했던 기도도, 먹었던 음식도 모두 기억한다. 생선은 등에 다섯 개의 검은 수평 줄이 나있는 회색 혀가자미였다. 입은 몸통 왼편에 있었고, 가슴지느러미 약간 위는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수치심과 혼란으로 눈을 내리깔고 있는 동안 그 모든 것을 관찰했다. 그때 배운 교훈은 지금까지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가을에 학교로 돌아 왔을 때 우리는 형제들에게 그것을 가르쳤다. '은혜를 모르는' 식사는 우리 사이에서 더 이상 찾을 수 없게 되었다. 훗날 종교가 멸시와 조롱을 당하고, 식사 기도를 비웃는 일이 많아졌을 때에도, 나는 감리교 목사의 방에서 배운 이 습관을 한 번도 버린 적이 없다.
75. 흥분된 상태를 항상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 해 봄 내내 우리의 열정은 확실히 사그라져 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이기'를 폐하지 않았다.
81. 감사하게도 우리의 거룩한 사귐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작은 곳에서도 교회가 감독교회와 감리교회로 갈라지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우리를 안타깝게 했다. '주도 하나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라는 말씀을 깊이 생각했다. 기독교 공동체 하나도 제 발로 설 힘이 없는데, 두개를 가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기독교인이 된 후 처음으로 분파주의의 악을 절감했다.
85.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큰돈을 만져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내영혼아 보라. 이 돈은 너의 것이 아니다. 물론 교회의 것도 아니다. 그것은 돌려줘야 할 돈이다. 조심해서 사용하라.
91. 교회를 가지는데 실패한 것이 오히려 우리를 기독교 연합과 자립의 좀 더 놓고 고귀한 개념으로 이끌고 갔다. 성령님이 우리를 인도하고 계셨다.
96. “빛나는 장년을 위해 운명이 예비한 청춘의 사전에는 실패라는 단어는 없다” -에드워드 조지 리턴-
101. 어부였던 베드로와 천막 짓는 사람이었던 바울이 우리의 모델이었다. 우리는 한 번도 기독교를 어떠한 형태로든지 계급 조직이나 성직주의로 해석한 적이 없다. 기독교를 근본적으로 민중의 종교로 보았고, 세상일을 하는 것이 전도자나 선교사가 되는데 아무런 장애가 될 수 없었다.
103.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했다. 사회적 도덕에 관한한 아버지는 의로운 분이였고, 그러한 분들이 늘 그렇듯, 구원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하셨을 뿐이다.
104. 아버지는 세 번째 책도 다 읽으셨다. 아버지의 삶과 태도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술을 덜 드셨고, 어머니와 자식들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네 번째 책을 읽은 후 아버지의 마음은 드디어 무너져 내렸다. '아들아'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내가 교만했다. 오늘부터 나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겠다. 내말을 믿어도 된다.'
105. '여리고 성'이 무너졌고 가나안의 나머지 도시들도 차례로 정복되었다. 내 사촌, 삼촌, 형제들,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이 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그 후로 10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가족을 심하게 다루시고 많은 역경을 지나게 하셨다. 우리가 가진 신앙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냉대를 받아야 했고, 그분의 이름을 위해 삶의 많은 편의들을 포기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이 나라에서는 하늘에 계신 우리 주님에 대한 사랑과 충성에 있어서 우리 가족을 따를 자들이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123. 자신을 의지할 줄 아는 사람만이 얼마만큼의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는지 안다. 의존적인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력한 존재다. 자립할 능력이 없다고 불평하는 많은 교회들을 살펴보면, 쓸데없는 사치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교인들이 있다. 교인들이 취미생활 몇 개만 줄일 수 있다면 많은 교회가 자립할 수 있다. 독립은 자신의 능력을 의식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다.
123. 자기집안에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은 절대 사막으로 가지 않는다. 자연은 공허를 혐오하고, 인간의 마음은 공허를 우주의 그 어떤 것보다도 혐오한다. 나는 내 안에 종교적인 활동으로도, 과학적인 실험의 성공으로도 채울 수 없는 빈공간이 있음을 감지했다. 그 '비어있음'이 정확히 어떤 성질의 것인지는 분별할 수 없었다. 어쩌면 몸이 약해지고 있어서 휴식과 좀 더 쉬운 일을 갈망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빠르게 성인으로 성장해가면서 동반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부름이 나를 그토록 수척하고 공허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132. 그렇다. 한민족이 하루아침에 회심할 수는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우리의 목표는 양적인 동시에 질적이기도 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젖먹이의 성장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아기의 몸무게가 일주일에 500그램씩 늘어나는 것을 보고는 아기가 나이 서른이 되면 커다란 코끼리 크기는 족히 되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의 게으름 때문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지혜 때문인지, 신자의 수는 항상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33. 게다가 우리들 중에는 은자의 나라에서 양반 대표로 온 한국인이 있었다. 그는 이곳으로 오기 일주일 전에 세례를 받았다. 자기 민족의상을 품위 있게 차려입고 참석했는데, 기도 자기나라 말로 기도를 했다. 마지막에 '아멘'하는 말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가 참석해 있다는 사실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는 것이 더욱더 오순절다웠기 때문에 능력 있게 들렸다.
134. 그러나 결과적으로, 어떤 경우에든지 율법주의는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권리를 외치는 요란한소리가 얻어 내지 못한 것을, 시간과 사상의 진보가 아낌없이 가져다 주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를 특별히 강조하는 헌법을 가지고 있다.
139. 3월 14일-눈물을 흘리며 존 하워드의 전기를 읽었다. 내게 큰 기쁨과 위로를 주었다.
145. 내가 이 땅의 충성된 아들이 되기 위해서는 내 조국의 한계를 뛰어넘은 경험과 지식, 그리고 관찰이 필요하다. 우선은 인간이 되는 것, 그 후에 애국자가 되는 것이 내가 외국으로 나가는 목표였다.
145. 이미 신실한 기독교인이 되신 나의 좋은 아버지는 격려와 축복으로 나를 보내주셨다.
당신이 가지신 모든 것과 함께, 손수 지으신 전통 시에 사랑하는 아들에 대한 당신의 마음을 담아, 내게 주셨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곳을 여호와는 보시며, 내가 듣지 못하는 것을 주께서는 들으신다. 아들아 가라. 두려워하지 말아라. 하나님은 그곳에서도 너를 도우시리니
155. 미국에서는 돈이 전능한 힘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여러 가지 실제 경험을 통해서 확인했다.
158. 미국의 가정은 이 시대를 지배하는 탐욕의 정신에 잘 맞도록 개조된 봉건주의 성의 축소판이다.
169. 내가 앞으로 결코 하지 않을 것 한 가지, 그것은 기독교를 유럽이나 미국의 종교라고 옹호하는 것이리라. 그러기엔 '가시적인 증거'가 빈약할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악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불멸의 영혼을 지탱해줄 종교는 이러한 '겉치레'증거보다 훨씬 견고하고 심오한 증거위에 놓여야 한다. 그러나 나는 한때 내 신앙을 그런 짚더미 위에 쌓았다.
173. 어느 중국 현자의 '산속에 있는 사람은 산을 모른다.'는 말은 참으로 옳다. 멀리 떨어져서 보면 바라보는 대상에 대해 환상을 품게 되지만, 그 대상을 포괄적으로 바라보게 해주기도 한다. 고로 산을 전체적으로 보려면 멀리서 봐야 한다는 말이다.
174. '소중한 아들은 여행을 보내라'는 속담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여행만큼 사람의 환상을 깨는 것은 없다.
175. '선교사들의 탈 민족적인 영향'은 선교지에서 결코 드문 현상이 아니다.
176. 그러나 외국을 여행하면서 얻는 유익은 이것만이 아니다. 낯선 땅에서 살 때만큼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는 때는 없다. 다소 역설적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자신을 더 많이 알기 위해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다른 민족 혹은 다른 나라를 접할 때만큼 자신의 자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없다. 다른 세상이 자기 앞에 펼쳐질 때 내적성찰은 시작된다. 이런 결과를 얻기까지는 몇 가지 사실들이 상호작용을 한다.
첫째, 가장 명백한 사실로 낯선 땅에서 묵고 있는 사람은 외로움을 피할 수 없다. 아무리 그 나라에서 좋은 우정을 쌓고 그들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데도 그는 '여전히' 이방인이다. 평상시엔 즐겁고 상쾌할 수 있는 대화도 부담스럽게 되기 일쑤다. 이런 생활 속에서의 외로움은 훨씬 더 달콤하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독백과 내적 성찰을 매일같이 하게 되고, 객관적 자아와 주관적 자아가 서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게 된다.
둘째로, 조국을 떠난 사람은 더 이상 개인이 아니다. 그는 자신 속에 그의 민족과 종족을 안고 있다. 그의 말과 행동은 단지 자신의 것만이 아니 자신의 종족과 민족의 것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 낯선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자기 나라의 외교관이다. 그는 자기나라와 민족을 대표한다. 세계를 그를 통해 그의 민족을 알게 된다. 자고로 큰 책임만큼 사람을 견실하게 해주는 것은 없다.
셋째로, 향수병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건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는 환경 속에 사는 사람이 겪는 자연적인 반사작용이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생각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친숙한 얼굴들과 언덕 그리고 들판이 우리 영혼을 지배하려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바로 그 순간, 오히려 고향은 시샘하는 사랑으로 우리를 자신의 달콤한 기억 속에 더 강하게 붙들어 놓는다. 그리고 나면 우울이 찾아와 아픈 가슴을 녹여 눈물을 만들고, 우리를 골짜기와 숲으로 몰아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고, 몸부림치며 기도하게 한다.
180. 따라서 나의 동기는 근본적으로 이기적이었고, 그후 나는 수많은 아픈 경험을 통해서 이기주의는 어떠한 형태로 나타나든 전부 악마의 것이며 죄라는 사실을 배워야 했다.
184. 대양 저편에서 원조해주고 응원해주었다. 나를 인간화시킨 사람은 바로 그였다. 만약 내가 책과 대학, 신학교에서만 기독교를 배웠다면, 나의 기독교 신앙은 차갑고 경직되고 관념적으로 굳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성령님께서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빚으시는지!
186. 내가 생각하는 참된 관용은, 자기 자신의 신앙에 대한 신념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모든 정직한 신앙을 허용하고 참아주는 것이다. 진리의 일부는 알 수 있다고 믿으나, 모든 진리를 다 알 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 태도야 말로 진정한 기독교적 관용의 기초이며,
모든 사람에게 호의를 가지고 평화롭게 대할 수 있는 원천이다.
191. 1월 25일 일요일, 인생은 천국에 들어가는 법을 배우는 학교다. 따라서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은 '소중하고 영원한 교훈'을 배우는 것이다.
192. 지금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한 사회적, 정치적 이유들 때문에 기독교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잘 안다. 그러나 이제는 천국에 대한 사랑을 위해 조국에 대한 사랑을 희생해야 한다. 그리하여 가장 진실하고 고귀한 의미에서의 조국에 대한 사랑이 내 안에서 회복되도록 해야 한다.
196. 한번은 어느 선교사에게 기독교인들 사이에 종파가 존재하는 이유-그이유가 있기라도 한다면-를 물었다. 그는 종파가 있으므로 다른 교단 간에 '경쟁'이 일어나고, 교회가 더 순결해지며 하나님의 나라도 빠른 속도로 확장되기 때문에, 종파가 존재한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몇 달 후 우리는 새 교회를 시작하고 그 선교사의 취향에 별로 맞지 않는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일을 꾸려 나갔다. 그러자 그렇게 말했던 바로 그 선교사는, 이미 기독교의 대의를 더럽히고 있는 수백 개의 종파에 또 하나의 새로운 종파를 더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의 뻔뻔스러움을 호되게 비난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의 논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199. 나는 날개를 달고 높이 올라 나의 구세주이시며 온전케 하시는 이에게로 날아 갈 것이다. 오 더 많은 빛을 받을 수 있다면!
106. 그의 의학적 조언에 따라 나는 고향친구들 몇 명이 살고 있는 뉴잉글랜드로 갔다. 혹시 거처를 바꾸면 '운 좋은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좋은 운수'를 믿는 내 이교적 태도는 궁지에 몰릴 때마다 항상 튀어나온다.
214. 이것과 함께 작은 세숫대야가 내가 가진 가구의 전부였다. 그러나 내게는 펜과 잉크와 종이가 있었고, 나머지 부족한 것들을 다 채울 기도하는 마음이 있었다.
221. 자기 민족 고유의 의상을 입은 힌두교의 젊은이에게 자기 부족어로 토플레이디의 찬송가를 부르게 해서 거둬들인 기부금은, 길들여진 오랑우탄을 보여주어서 거둬들인 돈만큼이나 하찮은 것이다. 사람들이 바리새인적 자만에 호소하고, 그들이 이교도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본국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그들을 불쌍히 여기도록 촉구하는 그런 것을 선교사역이라고 부르지 말라. 최고의 선교사들은 항상 자신들이 보냄을 받은 그 민족의 대의와 위엄을 지키며, 소위 기독교 대중 앞에서 그들의 우상숭배와 또 다른 타락의 양상들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애국적인 현지 이교도들만큼이나 민감하다.
222. '이교도에 대한 동정'을 넘어서는 동기에 기초하지 않은 기독교 선교는, 후원의 손길이 전적으로 끊기더라도 별로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225. 방학을 맞아 모두들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고, 나 혼자 대학 언덕에 남아 나의 엄마이신 하나님의 온유하신 영과 함께 있을 때가 내게는 천국이었다. 강의실에서 들려오는 떠들썩한 소리와 그 외의 갖가지 야만스런 소음으로 가득한 언덕이, 그때는 진정한 시온으로 변했다.
5월 26일, 이 세상에는 악보다 선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에 감명을 받았다. 새, 꽃, 태양, 공기, 이 얼마나 아름답고, 밝고, 향기로운가! 그런데 인간은 날마다 악에게 불평하고 있다.
단 한 가지만 갖추면 이 세상은 천국인데도 말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종교다.
226. 6월 3일, 예정 교리를 공부하고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깊은 감명의 시간이었다. 기쁨으로 가슴이 뛰었따. 모든 유혹이 사라지는 것 같고, 내 마음에 있는 고귀한 자질들이 흥분으로 타오른다. 세상의 기초가 놓이기 전부터 내가 하나님의 상속자로 예정된,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 중 하나라면 두려움 따윈 무엇이며, 유혹자의 능력 또한 무엇이란 말인가!
한때 큰 걸림돌이던 교리가 이제는 내 신앙의 모퉁이돌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교리가 바로 그런 의도로 선포되었다고 믿는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면서, 자신이 선택받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선택 받은게 거의 확실하다. 선택받지 않은 사람들은 대개가 이런 문제로 괴로워하지 않는다.
232. 11월 28일, 데이비드 브레이너드의 생애를 읽었다. 그의 일기를 읽으면서 마치 내 일기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모든 어려움을 견디기 힘들게 하는 것은 하나님이 당신의 얼굴을 나에게 숨기신다는 사실이다'라고 기록한 부분에서는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적인 자극과 외적인 자극으로 훈련시키는 사람은 나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큰 위로를 받았다.
235. 12월 23일, 학비를 어떻게 낼지 생각이 많다.
236. 이런 상황 속에서 '이교도 회심자의 자립'이란, 그 가치를 아무리 비하시킨다 해도 분명 사리분별력 있는 행동이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그 원칙을 고수하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지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내가 먹고 입는 것으로 충족되지 않는 영양과 편안함은 신선한 공기와 하나님의 영에서 얻으려고 했다.
237. '들어가서 도움을 청할까?' 길고 긴 10분 동안 나는 눈 속에 서서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 동포들이 나더러 종교로 먹고 살았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낙심이 되었다. 더 이상 일을 진전시킬 수가 없었다. 결국 '기다리자'고 스스로 다짐하며, 내 외로운 발걸음을 돌려, 대학 언덕 전체에서 이제는 유일하게 불이 켜진 내 방으로 향했다. 두 가지 경우를 저울질 해보니, 내 동포나 다른 민족에게 오해받기 보다는 차라리 배고픈 쪽이 낫다는 결론이 나왔다. 단지 나의 복음을 위해서.
240. 4월 15일 아침기도
내가 당신 앞에 나아오는 것은 깨끗하거나 순결하고, 사랑스러워서가 아닙니다. 내가 당신 앞에 나아오는 것은 당신에 의해 채워져서, 당신에게 좀 더 진지하게 기도하고 이 세상을 좀 더 사랑하고, 당신의 말과 진리로 좀 더 많은 가르침을 받기 위함입니다. 당신은 내게 모든 선함과 긍휼과 사랑의 근원이신 당신을 양식으로 삼고, 당신을 소유하라고 요구 하십니다. 순종과 신실함과 순결은 오직 당신으로부터 오는 것이며, 우리 스스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만들어낼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율법에 순종할 것을 명하십니다. 우리 스스로의 힘에 의지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무능을 지각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당신께로 나아가고 당신을 소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신은 우리를 당신께로 인도해가기를 원해서 우리에게 율법을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오 주님이시여.
나의 전적인 무능과 타락을 인정하고 당신의 생명으로 채움 받고자 당신 앞에 나아옵니다. 나는 부정합니다. 나를 정결케 하기를 당신께 기도합니다. 나는 믿음이 없습니다. 내게 믿음을 주옵소서. 당신은 선함 그 자체이시며, 당신이 없으면 나는 어둠일 뿐입니다. 나의 불결함을 보시고, 나의 죄를 깨끗하게 씻어 주시옵소서. 아멘
4월 23일
기독교인의 기도는 하나님의 특별한 중재로 자신의 욕망을 채워주기를 바라는 단순한 요청이 아니다. 그것은 참으로 영원하신 성령의 교제를 통해서, 이미 하나님의 마음속에 가지고 계신 그 뜻을 우리로 기도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로 드리는 모든 기도는 하나님께서 들으시며, 아니 들으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독교인의 기도는 예언이다.
244. 8월 27일, 맑고, 기분 좋은 날이다. 고요하다. 아직도 내가 외로울 때가 많지만, 나의 하나님을 의지한다. 지금 당장 하나님께서 내 생명을 가져가신다면 내 영혼은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 내 영혼이 이렇게 답했다. '주께서 나를 치신다 할지라도 나는 즐거워 할 것입니다. 나는 비록 죽어도 하나님의 뜻은 확실히 이루어질 것입니다. 헌신된 영혼은 자기 자신의 성공을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 영화롭게 되는 것만을 기뻐합니다.'
249. 그런데 대체로 성직자만큼 비실용적인 부류의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 바쁜 사회 속에서 그들이 나누어주는 제품들은 '감정'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것이야 말로 이 세상에서 최악의 게으름뱅이들이 만들어 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애매한 것이며, 그것을 나누어준 대가로 그들은 먹을 것과 입을 것 그리고 그 외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가치가 있는 것들을 얻는다. 그래서 우리는 성직자들이 구호금으로 먹고 산다고 말했고, 구호금보다는 '칼'이 좀 더 명예로운 존재의 수단이라고 믿었다.
250. 그러나 빵은 그렇지가 않다. 사실 가장 위험한건 정신적인 게 아니라, 바로 물질적인 속박이다.
257. 그런데 이럴 수가! 내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은 여전히 예전과 같은 길을 걸으면서, 어떻게 하면 교구 사람들이 무척 따랐던 성격 좋은 목사님들 흉내를 잘 낼까 서로 경쟁하고 있다.
260.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러한 하나님의 인도는 지혜롭고 온당했다. 미국의 신학교들은 특별히 미국교회에서 일할 젊은이들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세워졌기 때문에, 미국과는 처지가 다른 나라에서 일할 사람들을 훈련시키기에는 이상적인 장소가 아니다.
261. 영혼을 회심시키고 교인을 늘리는 등의 일을 하는 수단과 기술은 또 어떠한가! 수단과 기술을 통해서 기독교로 회심한 영혼은 마찬가지로 수단과 기술을 통해서 이교도로 재회심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물질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환경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또한 진화론이 결국에는 기독교를 회심시켜 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좋은 성가대, 기분 좋은 교제, 젊은 여성들의 바자회, 무료 점심식사, 주일학교 야유회 등 이 모든 것들이 이제는 사기를 진작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목회신학'의 많은 부분도 그런 일에 매달려 있는 것 같다.
만약에 젊은 신학생들이 '성령의 불'보다 '세련된 수사학'을 더 탐낸다면, 그리고 그 성령의 불마저도 수사학을 위해서 탐낸다면, 설교자의 설교가 성령의 불을 일으키고 우상을 파괴하기보다는 웅병술과 드라마적인 관점에서 더 많이 이야기 된다면, 크리소스톰이 황금빛 울림으로 천상의 계시를 전달한 자신의 혀를 저주하고, 어거스틴의 수사학을 기만하는 기술이라고 경멸하고도 남을 일이다.
263. 돼지고기나 토마토, 호박처럼 설교에도 시장가치가 있다는 건 적어도 동양의 사상은 아니다. 존 스튜어트 밀은 우리 동양인들은 매우 의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스페인의 가톨릭 신자와 비교했다. 그런 우리가 가장 의심하는 사람은 다름 아니라 종교를 파는 사람이다. 종교는 현금으로 환원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269. 불쌍한 신학자들이여, 비판을 사랑하는 이 세대에 대한 그대들의 입장은 매우 불리하도다! 세상은 오직 천사들에게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을 그대에게 기대한다. 신학자들을 정죄하는 바로 그 죄를 세상도 짓고 있으면서, 세상은 다시 그들에게 돌을 던진다.
279. 이처럼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보여준 다는 데 있어서는 기독교도 이교주의와 뜻을 같이 한다고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참으로 다른 어떤 종교보다도 기독교는 더 분명하고 확실하게 그 길을 제시해 준다. 기독교가 비춰주는 안도의 빛에는 다른 신앙에서 종종 부딪히는 도깨비 불같은 면이 전혀 없다.
280. 만약 중국인들과 일본인들이 공자가 가르친 것만 제대로 지키게 할 수 있다면, 그 두 민족을 가지고 유럽이나 미국의 그 어느 민족이 만든 기독교 국가보다 뛰어난 기독교 국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의심치 않는다.
282. 이것이 바로 기독교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하나님의 아들로 인해 우리가 받은 속죄의 은혜를 통한 구원이 바로 기독교인 것이다. 분명 기독교는 그 이상일 수는 있지만, 그 이하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것이 기독교의 정수다. 그리고 교황, 주교, 목사 등 그에 따르는 부속물은 그것이 유용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기독교의 필수요소가 아니다. 그래서 기독교는 다른 무엇보다도 가치가 있다. 참된 인간이라면 누구나 기독교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것이며, 평안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296. 하나님께서 왜 그토록 많은 인류를 계속해서 어두운 이교주의에 내버려 두시는지를 생각해보았는가? 내 생각에는 어두움을 정복해가는 그대들의 노력을 통해서 기독교가 살아 성장케 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298. 외부의 성장은 언제나 내부의 성장을 의미한다.
300. 그러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에게 자기 자신의 관점-그들은 그것을 신학이라고 부른다-과 자유결혼이니 여성의 권리니 하는 우리에게 다소 유쾌하지 못한 자신들의 풍속습관을 가르치는 선교사들에게 돌을 던지는 것에는 우리를 꾸짖지 말라. 우리는 자기 보존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301. 그러므로 우리에게 선교하러 오는 사람들은 상식을 갖추고 오기를 바란다. 한 민족이 하루아침에 회심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선교 서커스 사람들의 말은 믿지 말라. 이 지구상 그 어느 곳에도 영적인 엘도라도는 없다. 그 어느 곳에도 사람이 단 한 번에 수십 명, 수백 명씩 회심하지는 않는다. 어디를 막론하고 세상은 언제나 실제적이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사람은 의심하고, 가장하고, 실족한다.
어떤 선교사들은 마치 우리가 자기조국의 사람들 인양 설교한다. 그들은 미국인과 영국인에게 매우 효과적인 무디와 생키의 전도방식이 일본인과 중국인들에게도 동일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일본인과 중국인은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미국인이 아니다.
302. 내가 아는 미국의 한 퀘어커 교도인 교수는 내가 그리스도께 나아오는 씨름의 와중에 극복해야 했던 여러 의심과 어려움을 이야기하자. 기독교는 '사랑'이라는 한 단어에 다 담겨 있는 매우 단순한 것이라며 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단어일지 모르나, 온 우주로도 담을 수 없는 단어가 사랑이다. 참 부러운 사람이다. 그의 조상들이 그를 대신해 모든 싸움을 다 싸웠던 것이다. 그는 힘겨운 씨름에 대해서도 인식조차 할 수 없는 기성 기독교인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백만장자의 아들이 자수성가한 사람의 고난과 투쟁을 이해할 수 없듯이, 그 교수는, 그리고 기독교 국가에 있는 그와 같은 많은 사람들은, 우리 이교도들이 그 한 단어에 평화롭게 안착하기 까지 우리 영혼 속에서 어떤 싸움을 싸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선교사로 우리에게 오지 말고, 그냥 교수로 자기나라에 남아 있으라고 충고하고 싶다.
우리의 복잡함과 얽힌 것들이 그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처럼 , 그들의 단순함과 곧은 것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기독교에 대해서 진지한 체험을 한 사람들은 기독교가 전적으로 쉽고 편안하고 그저 누구에게나 좋은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307. 밤새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머니는 넓은 세상 경험에는 관심이 없다. 당신의 아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것이 기쁘실 따름이다.
309. 저녁 늦게 집에 도착했다. 그곳 언덕에, 삼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부모님의 초가집이 서 있었다. 문을 열며 나는 외쳤다. '어머니! 당신의 아들이 돌아왔어요!' 어머니의 가냘픈 몸매, 전보다 더 많은 고된 노동의 흔적을 지닌 그 육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이곳은 내 고향이자 내 전쟁터다. 나의 봉사와 기도와 생명을 무료로 얻게 될 땅이다.
“최인규의 블로그, 2007.07.03 14:25. 현재 일본 동경중앙교회의 전도사이자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이고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1학년 휴학 중인데 신학만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의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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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80회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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