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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4-03-08 (월) 01:19

ㆍ추천: 0 ㆍ조회: 798

ㆍIP: 211.xxx.224

[기독신문 사설을 읽어보니...기도해야 하겠습니다.] 퍼온글
Subject [기독신문 사설을 읽고,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퍼온글

[사설] 이재영 총무, 신들메를 고쳐 맬 때다

2000년 9월 제85회 총회에서 이재영 목사가 예장총회의 총무로 선임되었을 때 우리의 기대는 컸다. 그는 무엇보다 보수신학적 인물이었고 착실한 목회자였으며 교정(敎政)에 대한 이해가 상당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임기 3년을 지켜본 결과 비교적 무난한 편이었으나 손꼽을 업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대 이하였다는 평이다. 신학적 경향 역시 그가 총무로 선임되기 전 총회에서 에큐메니칼 측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맹렬히 성토했던 측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푹 빠져 우리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신학적 소신의 실종 여부

총회 본부 총무이니까 총회 내 인사들과 두루두루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신학적 소신은 분명해야 한다. 말만 보수 보수하고 실제는 그 보수에 철저하지 않은 걸로 알려진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준다면 그 보수를 진짜 보수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 만일 보수가 아닌 줄 알고 지적했는데 지금은 보수가 되었다면 그 사실을 만인이 알 수 있도록 밝혀주었어야 한다. 그런 과정도 없이 총무 혼자 슬쩍 처신을 달리하면 분별력이 높지 않은 대중은 혼란에 빠질 것이고, 그것을 훤히 꿰뚫어보는 전문가 급들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

총무는 어디까지나 총회 본부의 살림을 챙기는 청지기다. 옛날 주인의 뜻을 받들어 가사를 살피는 대가의 집사와 같다. 그런데 이 총무는 총회본부에 붙어 앉아 꼼꼼히 살림을 챙기기 보다 나들이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총회 내의 각종 행사는 참석은 물론이려니와 해외 출장이 잦다. 혹시 총회 살림은 국장들이 하는 것이고 총무는 대외 일을 보는 직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들이는 주인 몫이다. 청지기는 주인이 못 갈 때 심부름으로 다녀올 수는 있는 법이다.

나들이가 잦다는 평

특히 총회장의 해외출장에 총무가 번번이 동행하는 것은 마치 대통령의 외유에 국무총리가 늘 따라붙는 것이나 같다. 그런 나라는 지상에 한 군데도 없다. 또 상비 부서의 해외 행사에 총무가 함께 할 이유도 궁색한 건 마찬가지다. 더구나 북한을 갈 때는 총무가 꼬박꼬박 참여하니 총무 없이는 북한 관계 일이 돌아갈 수 없단 말인가. 만일 우리 교단의 북한 채널이 총무 한 사람이라면 그 또한 큰 일이다.

현재 이 총무를 둘러싸고 설왕설래하는 말은 단연 승용차 구입 건이다. 그랜저XG급 승용차를 타던 총무가 어느 날 갑자기 6000만 원대를 호가하는 고급자동차 체어맨을 타고 다닌다고 입들을 쩍 벌리고 있다. 말인즉슨 총회장 예우용으로 산 차라고 하나 총회장보다 총무가 타고 다니는 시간이 많으므로 실제로는 총무 차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그간 사용해온 그랜저XG 승용차는 총회본부 내 모 국장에게 팔았다고 하니까 총무 차는 없어진 게 사실이고 새로 구입한 체어맨 승용차를 총무 차라고들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하다.

체어맨 승용차의 실체는?

더욱이 체어맨 승용차가 총회장 예전용이라면 총무가 사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게 아니고 총회장도 타고 총무도 탈 수 있는 총회 업무용이라고 하면 누가 타고 다니든 관계없다. 그런데 알려진 바로는 총회장 예전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교단이 옹색한 군소 교단도 아닌데 총무 전용 승용차 하나 마련하지 못해 총회장 예전용 승용차를 타고 다니게 한단 말인가. 그리고 또 총회장 예전용이라고 하면 예우 차원에서 전용기사를 두어야 격에 맞는 게 아닐까. 총회장을 모실 때 누가 운전을 하는가. 총회장 자신인가. 총무인가. 아니면 국장 이하 직원인가.

총회 본부에 체어맨 급 승용차 구입은 아무리 이해한다고 해도 사치다. 조선시대에도 수령방백이 비단옷과 기름진 음식, 또 호화로운 가마를 좋아하면 안 된다고 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그런 데에 한 눈 팔면 생각이 맑지 못하고 판단이 흐려진다. 공기관으로 말하면 고급관리요 사설 기관에서는 간부 급 실무자가 구성원이 이해하기 어렵게 고급스러움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체어맨 승용차로 인해 지금 세례교인 의무금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다. 그만큼 고급승용차 구입이 민감한 문제로 떠올랐다는 얘기요,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는 증거다.

신들메를 고쳐 매고 명 총무가 되기를

총무 출사표를 던지고 난 후 이 총무는 "교회 목회를 한다고 해도 더 이상 부흥시킬 자신이 없다. 그런데도 마냥 붙잡고 늘어지는 것보다 잘할 수 있는 후배에게 물려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총무 수임을 다한 후에는 어려운 교회를 다니면서 부흥집회를 인도하면서 여생을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참 솔직하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2년 반의 임기를 남기고 있다. 이 시간을 길게 쓰느냐 짧게 쓰느냐 하는 것은 순전히 이 총무 자신에게 달려 있다.

신학적 소신과 실제적 처신에 간격이 생겼던 총무, 자리 많이 비웠던 총무, 고급승용차에 마음을 빼앗겼던 총무로 기억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실현 가능하다 싶은 대소사에 우선순위를 매겨 착실히 수행한다면 상당한 업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영 총무는 지금 자신을 위해서나 교단을 위해서 신들메를 고쳐 매야 할 때다. 명 총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기도해주자.

[사설] 기자 등록일 2004-03-02

참으로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이 말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