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8-09-06 (토) 19:16
ㆍ추천: 0  ㆍ조회: 1982      
ㆍIP: 61.xxx.15
어느 시인의 죽음
기쁨의 날에 슬픔을 노래했던 시인
환희의 날에 비극을 노래했던 시인
절정의 순간에 죽음을 생각했던 시인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용기 있는 시인

구리빛 빛나는 근육을 보며
회색빛 미이라의 살결을 노래한 시인
맛있는 애찬을 앞에 두고
부패하여 썩은 물이 흘러내리는 구린 물을 생각했던 시인

절망의 날에 희망을 노래했다.
슬픔의 날에 친구를 노래했다.
가난과 설움이 파도처럼 밀려 올 때
크게 빛나는 대국을 노래했다.

국민이 굶으면 밥상을 밀어 놓고
국민이 슬프면 같이 울었다.
다 함께 가지 않으면 발걸음을 멈췄고
도태하는 자의 어깨를 어루만져 주었다.

천수가 다하기 전
조물주께 부여 받는 운명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기 전
해야 할 일을 멈춰서도
남겨서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위대한 시인

땅은 그의 노래를 듣고 오리엔탈 문명의 꽃을 피웠고
대지는 그의 주검을 받고 나서야 헬레니즘을 내어 주었다.
위대한 시인
그의 이름은 필립이며 아들의 이름은 알렉산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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