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8-12-17 (수) 00:41
ㆍ추천: 0  ㆍ조회: 1985      
ㆍIP: 61.xxx.15
박연폭포

작은 별들이 폭포 줄기를 따라 쏟아져 내린다.
거대한 암반을 끌어 안고 무지개 꽃을 피우며
줄기지어 쏟아져 내린다.

폭포를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눈에 별을 박아 넣고
벌린 입 속으로 무지개가 빨려 들어간다.
별이 빨려 들어간다.

고인 물에는 물고기의 비늘이 반짝하고
폭포수를 맞는 웅덩이에는 물거품이 솟구친다.
힘찬 폭포수를 맞는 수면은 힘껏 거부하다 마침내 끌어 안고 한 몸이 된다.

바위 틈에 수줍게 피어 있는 산 나리는
물방울을 가득 뒤집어 쓴 채로 길게 늘인 고개를 까딱이며
바위에 맞고 퉁겨진 물방울을 이리저리 피하나 여의치 않다.

초록색 물빛이 가득 둘린 사위에는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소리이며
물방울이 퉁겨나며 만들어내는 무지개이며

입벌리고 감탄하는 관광객들의 감탄소리에
태곳적 신비는 그예 비단 옷을 벗고
동그만 어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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