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8-04-21 (월) 10:12
ㆍ추천: 0  ㆍ조회: 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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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찬미
생애의 끝으로 어쨌든 가는 길
많은 일을 뒤로 하고 운명이 손짓하는 대로
훌훌 털고 가야 하는 길

밥그릇은 저 멀리 물리고
일어서려 하나 다리에 힘이 주어지지 않고
더 이상 눈에는 힘이 주어지지 않아 허물어진다.

맑았던 정신은 들었다 났다하고 총명은 사라졌다.
땅속으로 꺼져 들어가는 익숙하지 못한 어지러움이며
열린 동공으로 희뿌연 물체는 환영같이 오락가락한다.

넋을 놓아야 가는 길.
숨이 떨어져야 가는 길.
박동이 멈춰야 가는 길.

외로이 홀로 가다보면 길동무 할 사람하나
함께 가자 청할 동무도,
아무 것도

또 다른 생존으로
거룩한 내세로 발 들여 놓기 전
하늘로 불려 올라가는 바람 같은 것

한 줄기 유성처럼
꼬리 길게 남기며
생애에 살았던 이름 석 자, 차가운 돌에 박아 놓고

툭툭 털고 홀연히 떠나가는 길
배웅도
마중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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