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그대
부활하는 그대
부활은 봄소식을 전해주는 봄꽃처럼 그렇게 왔다.
죽음의 땅으로부터 슬며시 다가와 한 줄기 빛이 되더니 태양처럼 커졌다.
지구의 반대편 작은 언덕 골고다에서
죽음은 시작되었다.
살아서 역동하던 생령은 이제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
마지막 숨을 놓은 억울한 죽음은
비쩍 말라 볼품없는 시신을 뒤로 하고
음부의 세계로 먼 여행을 떠났다.
켜켜이 돌들로 쌓여 무덤을 이룬 돌무덤은
몇 사람의 군인이 간신히 움직여 막아 놓은 돌 뚜껑 사이에서
짙은 사망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사위는 고요하고 하나님의 아들은 죽임을 당했다.
사망의 골짝, 마른 해골이 함부로 뒹굴고 있던 에스겔 골짜기에
죽음이 넘쳐난다.
생기는 사방에서 불어와 죽음을 덮었다.
이제 막 살이 생기고 가죽이 입혀진 시신들이 벌떡 일어섰다.
육이오 동란의 전쟁터
파편에 맞아 이미 죽은 어미의
말라비틀어진 젖꼭지를 물고 울다 지쳐 신음하며
서서히 죽어가는 어린 것을, 품에 안고 울며 달려가던 손길이 있었다.
오십년 세월이 흘러
부활절 새벽에 촛불을 들었다.
억울하게 죽어간 어미의 눈부신 부활과
주님의 부활과 자신의 부활을 간절히 빌었다.
죽음과 생령 사이.
삶과 죽은 영혼의 사이.
생령으로 부활하지 못할 죽은 영혼들과
살아서 영원한 생령이 될 영혼들이 만난다.
죽음 저 너머의 음부라는 곳, 스올이라는 곳에서
죽어 있을 영들과 살아날 영들이 함께 만난다.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낙원과 지옥에서 만난다.
살아서는 죽음을 비켜갈 것 같았던 위인들도
작고 미천한 민초들도
다 함께 떠나는 여행.
빈 주머니 빈 지팡이를 짚고 하염없이 떠나는 여행, 죽음.
오늘을 사는 삶의 연속이
영속성을 가지는 죽음의 그날
그곳 스올에서부터 서로 갈리는 슬픔은 없어야겠다.
주님은 살아 나셨고, 부활의 소망은 우리 심장에서 뛰고 있는데.... (2008.3.22. 부활절 하루 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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