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첫날과 설날

1월1을 신정, 설날을 구정이라고 비하 하여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이 2009년 첫날 1월1일이다. 신정이라 부르던 그때는 연휴로 지정해서 이틀 쉬었다. 그러나 이젠 새해첫날 기념일로 하루 쉴 뿐 연휴도 사라졌다. 그때가 5공 시절이었는데 나와 5공화국은 인연이 깊다.

1979.8.14 군 입대, 1979.10.26 박정희 대통령 피살사건, 1979.12.12 데프콘2발령 비상사태 선포 1980.5.18 광주의거, 이상은 내가 군 초년병 시절 겪었던 사건이다. 전역 후에 1987.6,10 민주화운동, 6.29 선언이 있었다.

이 과정을 겪을 때 나는 군 시절 졸병이었다.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에 있는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전․후반기 신병훈련 마쳤다. 연천 신망리에 있는 36연대에 떨어져 연대본부에서 며칠 보낸 뒤 대광리에 있는 3대대본부에 자대배치 받은 그날 밤 대통령이 피살당하는 사건을 겪은 것이다. 전군에 비상 걸려 최전방 고지에 투입되어 영문도 모른 체 ‘나 이제 죽었구나’ 하며 벌벌 떨던 기억이 새롭다. 이 나라가 어둡고 암울했던 1980년대 초 그 시기에 나는 군에 몸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고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에 의해 피살된 후 정권 휘어잡은 군사정권, 5공 세력이 1.1일과 설날을 신정과 구정이라 구별하여 부르도록 한 것이다. 쉬는 날도 1.1은 신정이라 하여 이틀, 설날은 구정이라 하여 그날 하루만 쉬도록 했다.

그랬던 것이 1987.6.10 민주화운동과 6.29선언 이후 들어선 민간정부에 의해 환원 되었다. 그래서 1.1일은 새해 첫날기념일로 그날 하루만 쉬고, 설날은 우리민족 최대명절로 그날 기념하여 이틀을 공휴일로 정 한 것이다.

이제 ‘구정’ ‘신정’이라는 단어 쓰지 말고 차제에 1.1일은 새해첫날, 음력1.1일은 설날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줄로 안다.

내일(2009.1.2, 금)은 내가 속한 노회 동료목사 몇이 새벽족구 하는 날이다. 건강관리 위해 매주 화, 목, 토 하던 운동을 오늘 목요일은 새해첫날이라 쉬고 내일 하기로 한 것이다. 나야 족구 못하는 신세이지만 눈 구경으로 나도 운동하며 노회소식과 동료 목사들 돌아가는 소식을 듣고자 하여 가끔 참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