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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자 |
안형식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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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5-07-11 (월) 15: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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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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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61.xxx.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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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와 과수원 길 (박화목 선생님을 추모하며)
// 장대비와 과수원 길 //
애환이 떠내려 간다.
애물 단지가 떠내려 간다.
잊는듯 잊어도 잊을 수 없었던 과거의 기억도...
빨간 흙탕물이 굽이쳐 소용돌이 치고 있다.
소박한 꿈으로 일구었던 밭뙈기의 이랑이 허물어진다.
겨우내 공들여 만들어 놓았던 두엄이며 퇴비이며,
넉넉히 주어 실한 가을걷이를 꿈꾸었던 꿈이 떠내려간다.
큰 물의 소리가 격랑을 이루고 바삐 좇아가는 앞물결과 뒷물결.
그 사이에는 아무 것도 아무 것도 없었다.
새빨간 격탕 속에 미쳐 치우지 못했던 오물들이며.
떠내려 가는 도야지를 동동 구름으로 좇아 가며
손에 닿을듯 멀어져 가는 씨암돼지의 구슬픈 울음소리도
용을 쓰며 휘저어 잡은 아낙의 두 손에는 허공만 매달려 있다.
담쟁이 덩쿨집.
문학을 사랑하는 두 연인이
둥지를 틀고 "과수원 길"을 노래했던 시인.
아들 하나 번듯이 키워 연대를 거쳐 총신대신대원을 졸업하고
멋진 목사로 키워냈다.
유난히 뿔테 안경을 사랑했던 시인,
목가적인 풍경에 안경을 맞추어 묵향 짙은 서정시를 그려냈던,
박화목 선생님이 마침내 소천하셨다.
반세기를 문화촌에 깃들이고 존경 받았던 문화촌의 자존심이었던 선생님이
풀색짙은 조막손 담쟁이 넝쿨에 빗줄기가 줄줄 흘러내리는 담장 안에서
품이 너른 아내의 품에 안겨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문학계의 큰별이 지다.
(2005. 7.11. 선생님의 발인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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