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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5-08-18 (목) 18:19

ㆍ추천: 0 ㆍ조회: 978

ㆍIP: 61.xxx.210

[부흥사의 말재간에 멍울이 지는 어린양들]
총신 80회 동창회가 있어서 성환장로교회(이상원 목사 시무)에 다녀 오게 되었다. 취재할 목적으로 꼼꼼이 디지털카메라의 작동을 체크한 후에 가방에 넣고 전화로 위치 확인을 하고 난 뒤에 경부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려 성환=안중=평택으로 나뉘어지는 갈래길에 도달하여 잠시 신호대기를 하다가 성환쪽을 바라고 달렸다. 쌍십자가가 도드라져 있는 빨간벽돌로 지은 웅장한 성환장로교회의 마당 한편에 주차를 해 놓고는 본당 안으로 들어서니 오랫만에 보는 동창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그동안 성실히 목회에 임한 동창목사님들의 얼굴은 그만한데, 세월의 흔적인 흰머리와 잔주름이 가득하구나.

함께 밥을 먹으며 전도사 시절의 애환을 묵묵히 인내하며 오로지 신학 공부와 사명 감당에 열중했던 우리네 젊은 시절로 돌아가, 대화에는 격이 없다. 나이가 좀 높으면 형님이요, 나이가 작으면 아우로 부르기에 자연스러운 나이대가 되어서인가. 소개할 때에 형님 목사님, 아우 목사님이라는 말이 귀에 착 달라붙는다. 여기까지...

동창회장인 심 목사님은 에스더서 4:9-17의 말씀을 토대로 "이 때를 위한 동창"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시는데,

"...우리 교회 집사님이 기도원 부흥집회에 다녀 오셔서 인사를 오셨습니다.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띠우고 있어 특별한 은혜를 받으셨느냐고 인사차 물어 보니, 이렇게 말합니다."

"부흥사 목사님이 예화를 들었는데 우스워서 죽을뻔 봤어요. 어떤 집사님 부부 아들이 동전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입에 넣어서 그게 목에 걸려서 켁켁하니 119를 부르라, 물을 가져와라 하며 야단법석을 떠는데 남편이 빨리 가서 목사님 모셔오라고 호통을 치더랍니다. 그래서 부인이 아니 119를 불러야지 웬 목사님을 부르냐고 목사님이 의사도 아닌데 왜 부르냐고 하니 남편 집사님이 말하기를 '목사들은 입속에 들어 있는 돈도 빼내는데 선수여, 그러니께 목사님을 불러야지 무신 119여. 빨리 목사님을 모셔 와" 했어요. 그게 얼마나 우스운지 시방도 그 말을 생각하며 웃는 거랍니다." 이랬다.

심 목사님은 우리 목사님들이 생각해 봐야 할 대목이라고 씁씁해 하면서 설교를 마쳤는데 설교를 듣고 있던 나는 가슴 속에서 불덩어리같은 것이 꿈틀댄다. 목사님들에 대하여는 디모데전서 3장 1절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되고 있다. "미쁘다 이 말이여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하면 선한 일을 사모한다 함이로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2절에서 선한 일을 사모하는 감독의 조건으로 책망 받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달아 놓았다.

선한 일을 사모하는 사람이라는 목사가 사람의 입속에 넣어 있는 돈을 빼먹는데 선수가 되었다. 이것이 부흥사가 전한 메시지이다.

국가의 정치 경제가 추락을 하니 못 볼 것이 많이 생기고 못 들을 말이 많이 나온다. 어제의 교인이 야반도주를 했다는 소식이 그러하고, 봉사와 헌신에 남다르게 모범을 보였던 권사가 곗돈을 떼어 먹는 돈으로 봉사와 헌신을 해 왔었다는 소식에 비감해진다. 목사님의 안수기도에 축복을 많이 받아 물권, 영권이 교인의 모범이 된다고 칭찬이 자자했던 장로님의 사업처가 부도가 나고 감옥에 갇히는 몸이 되니 그 소문이 인근각처에 퍼지고 축복권이 강하다고 소문이 났던만큼이나 목사님을 보는 눈초리가 매서워진다. 가만 두어도 교회가 침체하고 목사의 위상이 날개꺽인 독수리처럼 곤두박질치는 세대를 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작년 그러깨에는 지하교회에서 목회를 하던 목사님 두 분이 불어나는 교회세와 빚을 감당 못하고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 와서는 가슴에 멍울이 지어졌다.

부흥사에게는 목회처가 없는가. 양육해야할 교인이 없는가. 만약에 그 설교를 자신의 교회에서 당당히 하고 있다면, 그 교인들은 부흥사인 담임목사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을 것이겠나.

목자가 목자를 치는 시대. 자신의 영달을 위하여 동료들을 삯꾼으로 짓눌러 버리는 책임없는 말들. 한국 교회에서 부흥사의 시대는 그림자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 말의 이면에는 이렇듯 목자가 목자를 치고 얻은 얼마 되지 않는 자신의 이름과 영달이 있었을 뿐, 양인 교인들의 가슴 속에 만들어진 멍울은 상처가 되어 깊은 흔적을 남겼고 마침내 누적된 부흥사들의 말재간으로 인하여 부흥사의 시대도 역사 뒤편으로 내어 쫒기고 있는 중이다.

잘난 목사들의 말재간으로 인하여 한국 교회는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교회갱신을 부르짖는 일부 인기 있는 목사들은 성경에도 없는 공개회개라는 이름으로 그 이름을 높이 띄우는듯 잠시 주목을 받더니 제 교인들에게 공개심판을 받는 중에 있다.

보수주의란 거룩한 것을 거룩하게 구별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하나님의 것을 구별하고 세상의 것을 구별해야 한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쳐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살면서 하나님의 것과 세상의 것을 구별하는 거룩한 습관이 몸에 배여 있어야 함을 교훈하신다. 이것이 보수주의이다.

예수님을 비롯하여 제자들인 사도들은 언제나 교훈하기를 "합력된 선"을 이루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본분임을 가르쳐 주셨다. 합력된 선을 이루는 정신이 바로 그리스도의 정신임을 두 번 말해 무얼할까. 오직 실천에 옮겨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