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8-01-09 (수) 10:52
ㆍ추천: 0  ㆍ조회: 950      
ㆍIP: 61.xxx.115
나의 케태여
별빛이 쏟아지는 작은 여울 옆
섶길로 내가 가네.
달빛이 부서져 자갈은 목련이 되고
모래는 안개꽃으로 화해 있는 길로
내가 가네.

머리 위에는 반딧불이의 꽁지불이 현란한데
내 손에는 갈치 한 꾸러미가 들려 있지.
섶길에서 놀라 튀어나온
여치며 배짱이가 날개를 털고 일어나는

오솔길 따라 샘물이 시작되는 작은 곶 아래
길 따라 축대를 쌓아 올린 작은 초가에는
꽁지머리 곱게 땋아 올린 딸 아이와
몽환적 미소에 내가 죽을 마눌이 있네.

달빛 고운 밤에 살며시 목간을 하고
촉촉한 긴 머리 말아 올리며
환하게 웃는 눈부신 얼굴에
내가 죽고 말아.

먼 바다를 헤엄쳐 험한 길을 돌아치고 굽어치며
가난한 시인의 마눌이 되어 준 사람.
당신의 얼굴을 보면 내 심장에 꽃불이 일어
터질 것 같고나.

보고지은 내 사랑,
애오라지 내 사랑
나의 신부
나의 케태여 (200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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