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트 PHP 홈빌더 스킨 ::: high skill web-board

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6-05-31 (수) 11:38

ㆍ추천: 0 ㆍ조회: 686

ㆍIP: 61.xxx.110

비틀거리는 우정
[바둑열전 1탄]

땅 따먹기를 하며 집을 짓습니다.
하얀 돌과 까만 돌 사이사이로
당신과 내 머리가 맞닿을 듯 한데

이리저리 뚫고 들어오는 손길이 한 순간
구청 철거반원처럼 무섭습니다.
간신히 지어 놓은 무허가 건물을
겨우 한 집 내어 놓고 혹시나 하던 눈길을
냅다 함마 한 방으로 날려 보내고 말았습니다.

나는 고만 아차차 하는 마음에 애절한 눈빛이 되어
한수만 물러 주었으면 좋겠다는 신호를 아무리 보내도
그대는 시침을 떼고 먼 산을 휘휘 둘러보는 김삿갓처럼
용용 죽겠지 약 올라 죽겠지를 합니다. 그려

나는 고만 부아가 치밀어 손에 들고 있는 까만 알을
그대의 면상에 그것도 이마 한 중간에 박아 놓고
“아이고 부처님 되셨으니 어쩌면 좋아 히히”
하고 싶은 마음을 꾸욱 눌러 참고서는

눈빛을 날카롭게 갈고 회심의 한방
굵은 것 한방, 가압류 들어갈 묘수 한방을
찾고 또 찾아보았건만, 내 눈에는 다시
얼기설기 판자로 간신히 시늉만 있는 대문이 보이고
저 멀리 105미리 전차포의 포신이 보입니다.

아뿔싸
이리 막아보고 저리 막아보고 똥꼬에 피멍이 들도록
방댕이를 들썩거리며 있는 수단을 다 부려 보았건만
당신의 전차포에서는 불꽃이 튑니다.
그냥 기어들어 와도 박살이 날텐데
기어이 전차포를 날리십니까.
이 우라질 놈아~

아침부터 시간이 좀 남으니 바둑 한 수 하자고 하던
그대의 빨간 주둥이에는
간이 떨리면서 나오는 흡족한 미소가 무지개만큼이나
크게 걸려있네요.
돌아가는 그대의 엉덩이는 산만큼 커 보이고
내 방댕이에는 치질이 생긴 듯 하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