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
   
 
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7-07-26 (목) 02:45
ㆍ추천: 0  ㆍ조회: 736      
ㆍIP: 61.xxx.115
해금(奚琴)
해금(奚琴)

초라하게 생겼다
가난하게 생겼다

억지로 생긴 막둥이처럼
고달프게 생겨 먹었다

웃음 줄
울음 줄

두 줄 사이에 끼어
온몸으로 부대끼는 활

웃길까
울릴까

찌르는 듯
흐르는 듯

두 줄 위
공중제비를 돌며

그래도
멈추지는 말아

명주실 고운 두 줄 사이에
내 울음과 네 웃음을

네 몸에서는
바다소리가 나

밀려오는 파도 소리이며
쓸려가는 모래소리이며

들며 높은 웃음소리
나며 낮은 울음소리

네 몸에서는
비릿한 갯내음이 나

어지러이 앙살을 부리다
슬며시 사라지는 파도 우에
일렁이는 바람처럼

밤이 가는 소리
해금이 우는 고연 밤 (2007.4.3)

(奚琴 연주가 강은일의 해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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