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인의 사상을 말해야 할 때] 제 1장
서언
나는 이 책에서 한국인의 사상에 대하여 말하려고 한다. 사상은 사고의 발전이며 사상으로 굳어지면 도무지 고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사상은 가치관이며 가치관을 형성하는 관성은 종교와 철학이다. 종교의 신념 혹은 신학은 1차적인 정신적 가치관을 형성한다. 사람의 행동양식을 결정하는 철학은 2차적인 가치관으로서 종교적 신념이나 신학이 없는 사람이라면 철학이 1차적인 가치관이 되고 만다. 철학은 윤리관, 도덕관, 국가관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되는데, 애국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윤리관과 도덕관 보다 국가관이 우선한다.
사상이 가치관으로 형성되기까지에는 각 개인의 성향과 특질에 따라 좌우된다. 문화권과 성장 배경, 환경, 성향, 기호에 따라서 성향의 향방이 결정되고 성향의 길을 가면서 습득되어진 경험과 지식이 특질화 되어진다. 특질화 되어진 성향은 생각의 틀을 결정해 주는데 생각의 틀(category)이 결정되면 가치관이 형성되어지고 사상으로 굳어진다. 사상의 출발은 신론자와 무신론자로 구분되어 출발한다. 신론자의 생각은 신을 기쁘시게 하기 위한 생각의 길을 가게 되어 있고 무신론자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한 생각의 길을 가게 되다. 따라서 사상의 단초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것, 단 두 가지의 출발에 대한 경계선이라 할 수 있다.
사상이란, 목을 치면 목에서 피를 뿌리며 뒹굴어도 그 입으로 사상을 말하고 죽는다. 사상은 가치관이라는 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명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치관은 사실상 사상에 좌우되어진다. 사상은 펼치도록 되어 있고 사상을 전파하는 수단으로는 말과 글과 행동이 수단이 된다. 여기에 인터넷 이라는 가공할 위력을 가지고 있는 수단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인터넷을 매개로 하여 그 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사상을 펼치는 데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조차 받지 않는다. 인터넷의 특징은 비대면성과 익명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터넷의 기능은 순기능과 역기능으로 분리된다. 순기능적인 면에서 본다면, 검색을 통하여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축적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신속하게 얼마든지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자신의 주장과 공감이 가면 마치 백년지기라도 되는 듯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친밀성이 있다. 그래서 이들을 네티즌이라는 특징적인 호칭으로 부르며 네티즌 사이에 공감이 되어지는 운동이나 사안은 만사를 젖혀놓고 결집하는 운동력을 가지고 있다. 역기능적인 면을 잘 사용한 것이 노사모 운동이다. 노사모 운동을 펼쳤던 노사모 사이트의 운영자는 네티즌들에게 호소를 하여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망설이고 있던 젊은 층들을 격려하여 투표에 참가하게 함으로 당선권에서 멀어졌던 노무현 후보를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세울만한 위력을 증명해 주었다. 이런 세상이 되었다.
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청년 세대는 청년실업자가 9%에 도달했다는 위기의 목소리에도 독야청청하다. 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직장이 아니며 돈이 아니다. 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감정이다. 일단 공감하게 되면 행동함으로 자신들의 존재와 위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파워이다. 그래서 이들은 “결집하여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는 선동에 움직여진다. 자신을 움직일 수 있는 당위성과 공감대가 형성만 되어지면 지체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선동자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파워를 형성한다. 이들 디지털 시대의 뒤에는 이들을 먹여 살리며 용돈을 주며 공을 들이며 이들의 장래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는 부모의 세대인 아날로그 세대가 있다. 이들 디지털세대가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총선의 결과와 한국의 장래는 예측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디지털 세대의 청년이나 아날로그 시대의 장년이나 표는 똑같이 한 표이기 때문에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 아날로그 시대에 포커스를 맞추면 선거의 결과는 예측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문제는 디지털 세대의 선택의 결과에 따라 그 책임은 고스란히 아날로그 세다가 짊어져야 한다는 고민이다. 더구나 직장 및 일자리의 유무에 따라 디지털 세대(자식세대)의 생활과 용돈까지 책임져 주어야 하는 아날로그 세대(부모세대)는 자식세대의 갑절을 살아오는 동안에 경험되어지고 축적되어진 사상과 철학 그리고 생각의 틀에서 디지털세대와 비교가 되지 않는 우월한 시각과 사고가 있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이미 디지털 세대를 경험했고 수많은 정치와 경제인들의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것과 역사를 움직여간 정신운동들의 결과에 대하여 이미 경험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정신운동들은 그 결과가 선하게 나타난 것도 있고 오히려 한국인의 정신에 악영향을 끼친 정신운동들이 있다. 이것마저 역사와 더불어 평가를 내리기에 용이하지 않은 현대에 나타난 혼잡한 정신운동에 대하여는 아날로그 세대들도 갈팡질팡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사회와 정치 그리고 사상의 격변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
선동정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운동권에서 사용되어지던 강한 구호로 제목을 삼고 비난과 비판으로 본문을 채워 넣는 과거 독재자들이 사용했던 것들이며 프로레타리아적인 정치의 방법이다.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생소한 반면에 공산주의국가에서는 항상 사용되어지고 있는 정치의 행태가 바로 선동정치이다. 선동정치의 주창자는 감정을 자극하고 격렬하게 선동하는 용어와 구호를 사용하여 참여한 대중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와 일치된 행동을 보장받는다. 선동정치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필요로 하고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을 앞세워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이에 반하여 토론정치는 현재의 민주주의 정치의 꽃이라고 불리며 아날로그 세대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는 쌍방향 통신에 해당된다. 반대 주장도 수용하여야 하고 반대자의 이성에 호소를 하고 이해를 구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까지 받게 되어 있다. 이뿐이랴 간신히 이해가 되어졌을 때에 적극적인 지지와 행동을 보장 받는다. 그러나 이성에 호소를 하였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바뀔 수도 있다는 약점을 담보하고 있는 것이 토론정치이며 민주주의 정치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네티즌들을 담보로 하여 선동정치로 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노무현 대통령은 청년층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하여 사병들의 복무연한을 28개월에서 24개월로 줄여준다고 공약을 했고 대통령이 되자마자 사병들의 복무연한을 24개월로 단축하였다. 이는 사병위주의 편제로 짜여져 있는 육군의 경우에는 막대한 전력손실과 군비증액으로 연결되어지는 문제이다. 작전과 전투는 고참병의 훈련을 통해 축적되어 있는 전력을 필요로 하지 신병의 훈련되어 있지 못한 전력으로 당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로 볼 때에 상병에 해당하여 고도의 훈련에 참여해야 할 병력이 제대를 하는 꼴이 되었으니 사병으로 채워져 있던 전력의 상당부분은 직업군인인 하사관으로 보충해야 하는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하나,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수도를 옮긴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대한 예산은 무려 45조에 달한다. 그렇다고 현재의 수도인 서울을 뚝 떼어내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공약에 따라 행정수도가 따로 있고 세계지도 속의 수도인 서울이 공존한다는 말인데 권오규 새행정수도 건설단장은 새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당위성으로 “수도권 과밀현상 완화적인 측면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면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인 정창무 교수는 다음과 같이 새행정수도건설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창무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3일 발표한 `지방분권시대에 따른 수도권 정책의 평가 및 향후 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서울인구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계속 오르고 차량의 평균 주행속도 역시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1970년부터 2001년까지 30년간 경기도 인구가 1만 명 늘었을 때 1995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득이 2만8천632원 증가했으나 서울이 1만 명 늘어날 때는 1만8천228원,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 1만 명 늘어날 때는 1만6천45원, 비수도권이 1만 명 증가할 때는 1만1천73원씩 각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즉 경기도로의 서울의 외연적 확장 및 국가경제 성장과정이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됐을 뿐 대전을 포함한 수도권 이외 지역의 인구성장 패턴과 국가경제 성장과정은 큰 관련성이 없었다는 것. 따라서 과거 경험을 보면 행정수도 이전이 지역균형발전과 국가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수도권 교통. 주택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증거는 찾기 어려우며 충청권이 서울의 과밀문제를 해결해주던 경기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검증되지 않은 소망에 불과하다는 것이 정 교수의 결론이다.
정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 비용도 여당의 6조원과 야당의 40조원,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54조원, 서울시의 민간건설 부문을 감안한 148조원 등 설이 분분하지만 50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이는 인천국제공항 6개나 경부고속철도 2.5개를 건설할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새 행정수도 건설에 혈세 수십조 원을 쓰는 일은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그 예산으로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대안이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3.4.3. 서울/연합뉴스)]
정 교수의 말은 곧 검증되지도 않았으며 효과에 대한 예측마저 불분명한 터에 일만 저질러 놓고 뒷감당은 누가 어떻게 하겠느냐? 는 염려와 계획 책임자에 대한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불가사리처럼 천문학적인 돈을 먹어치운 경부고속철의 예를 보고 있다. 경부고속철 사업계획은 6조원으로 계획하고 시행하였으나 현재까지 먹어치운 돈은 20조원이나 된다.
"당초 6조원의 건설비가 예상됐던 경부고속철도도 수없이 많은 노선과 설계변경으로 총공사비가 20조원이 넘었다. 이밖에 금정산ㆍ천성산 터널공사 백지화검토와 울산~경주구간 재설계문제도 공사기간연장과 그에 따른 공사비 증가는 물론 지역 및 주민 계층간 불화를 야기하고 있다." (2003. 5.26 서울경제신문)
이렇듯 당초에 계획하였던 계획이 계획한바 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에 추가예산 투입이 불가피하고 골탕은 전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치권이나 정권이 전 국민을 담보로 하여 “되면 좋고 안 되어도 그만이다.” 라는 무책임한 접근방식으로 일관되어진다면 국력은 쇠약해질 수밖에 없고 국민의 고초와 부담은 세금인상으로 이어지면서 도미노적인 이중고를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감정에 호소하는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와 선동정치(프로레타리아즘)에 의하여 움직여지는 디지털시대의 청년들(대학생에 해당되는 소비계층)에 대하여 염려할 수밖에 없고, 염려가 현실로 나타나면 감정 보다는 현실에 호소되는 아날로그세대인(생산자, 경제층)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교계에서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뉴스엔조이(이하에서는 뉴조로 명명)와 뉴조의 네티즌 계층의 힘을 업고 과거 운동권의 전력이 있는 교수, 목사, 평신도 그룹이 앞장을 서서 선동정치를 일삼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에서는 교개실로 명명)가 선동정치의 주체가 되어 운동권의 방법으로 교회를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사회 및 정치권에서는 노사모를 주축으로 촛불시위 등으로 선동정치에 앞장을 서고 있는데 그 주체가 불행히도 현직 대통령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모에서 주최한 대통령 1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여 "시민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노사모가 나서 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선동정치의 몰이꾼이 된 노사모들을 선동하여 총선을 위해 뛰어달라고 격려했다. 당시 노사모의 명계남은 자신을 외곽의 전사 탈레반에 비유하였고 “탈레반은 다시 나서야 한다”고 외쳐 댔다. 이어서 명계남은 노대통령을 노대통령이 존경한다는 모택동에 비유하며 격동적인 음성으로 “노 대통령을 믿는다면 끝까지 그의 지원군 홍위병이 돼야 한다. 나는 홍위병이다. 오마이뉴스, 한겨레, 경향신문은 뒤에서 비겁하게 똥침 놓지 말라. 내년 총선에 각 지역구 경선에 출마해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나도 출마할 것이다. 이왕이면 큰 데 가서 붙을 것이다. 12월까지 또박또박 악랄하게 전진해야 한다.”고 선동하였다.
그리고 이제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이했다. 사방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으며 탄핵을 했던 주인공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역풍을 맞아 빈사상태에 빠져 들었다. 가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정국이며 현실이다. 국민이 대통령도 탄핵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선출해 놓고서 국회를 통해 막상 대통령을 탄핵하니 죽어도 좋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덤벼들고 있다. 이 꼴이 무엇 이런 꼴이 다 있나.
일이 이쯤 되었으니 도대체 이런 일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에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과연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있는 사상은 어떤 사상이 한국인의 정신구조를 지배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미루어 둘 수 있는 처지도 못되었다.
과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전쟁인지, 종이와 인터넷의 전쟁인지, 아니면 보수와 진보의 전쟁인지, 친미와 친북의 전쟁인지에 대하여 근원을 살펴보아야 결론이 나오게 생겼다.
사상은 운동으로 널리 퍼지게 되어 있고 운동은 그 시대의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진단해 낼 수 있는 MRI 에 해당된다. 따라서 한국의 정신을 움직인 운동에 대하여 살펴보고 각각의 운동이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가에 대하여 진단해 내는 작업이 있어야 하겠다.
먼저는 교회에 흘러 들어와서 역동하고 있는 사상과 운동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할 것이며 살펴 보는 순서는 아래와 같이 진행하고자 한다.
1 장 교회가 무너지고 있는 요인들
* 외나무다리의 전투
외나무다리에서 아랫마을 곰과 윗마을 곰이 서로 마주쳤다. 아랫마을 곰이 외나무다리에 발을 올리는 순간 건너편에 있던 윗마을 곰도 동시에 발을 올리는 것이 보였다. 아랫마을 곰은 당연히 윗마을 곰이 자신이 건너가는 동안에 비켜 줄 줄로 알고 외나무다리를 건너고 있으나 윗마을 곰도 여전히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아랫마을 곰은 화가 나서 윗마을 곰에게 으르릉거리며 경고를 보냈으나, 윗마을 곰에게서 돌아 온 것은 역시 으르렁거리는 경고의 소리였다.
아랫마을 곰이 뒤로 물러서서 비켜 주기에는 자존심도 상하고 마땅히 비켜줄 줄로 알았던 윗마을 곰이 비켜 주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
두 곰은 외나무다리 중간에서 만났다. 서로가 안 비켜 주는 것에 화를 내다가 태도를 바꾸어서 서로 자신이 얼마나 바쁜지에 대하여 설명을 하며 이해를 구하였으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고 말았다. 이에 두 곰이 격분하여 서로 충돌하였는데 아랫마을 곰이 힘과 덩치에서 윗마을 곰을 압도할 만 하였음으로 아랫마을 곰은 지체 없이 돌격하여 윗마을 곰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윗마을 곰이라고 그냥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떨어지면서 아랫마을 곰의 다리를 움켜쥐었고 아랫마을 곰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윗마을 곰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용을 썼다. 마침내 아랫마을 곰이 있는 힘을 다해서 한 다리를 들어 올려서 그 다리로 윗마을 곰을 내려찍으려고 하는 찰나에 윗마을 곰은 있는 힘을 다하여 자신의 체중에 힘을 실어 다리를 뽑아내어 중심이 오락가락하는 아랫마을 곰을 잡고 늘어졌다.
아차차 하는 순간에 중심을 잃은 아랫마을 곰은 발이 잡힌 채로 윗마을 곰과 함께 계곡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고 떨어진 두 마리의 곰은 계곡의 바위에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말았다. 마침 물을 마시기 위해 계곡에 내려온 사냥꾼은 두 마리의 곰을 맨손으로 얻었다.
1. 교개실의 활동에 대한 경계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표방하고 있는 "교회가 개혁 되어야 할 때"가 과연 어느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물었다. "교회 개혁 없이는 한국의 교회를 말할 수 없다" 는 주장에 대하여 그렇다면 현재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란 말인가?
그 개혁이란 어디까지의 개혁이냐고 물었다. 현재 교개실에서 주장하고 있는 개혁의 주장과 교개실의 개혁운동이 시위로 시동되고 있는 배경에 대하여, 그 근거와 신학 그리고 교개실에서 대교회 담임목사의 도덕과 윤리에 포커싱을 맞추어 개혁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방법이 과연 신학에서 나왔는지를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하여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름대로 언급하였으나 결국 이들의 주장에서는 신학적인 배경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교개실의 개혁이란 교개실의 입맛에 맞는 개혁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교개실의 지도위원인 서경석 목사마저 교개실의 개혁운동이 정통의 신학이 근거되어 있지 않은 네가티브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음을 주목한다.
성경은 개인의 죄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씀하고 있다. "아무에게나 경솔히 안수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죄에 간섭하지 말고 네 자신을 지켜 정결케 하라" (딤전 5:22)고 하셨다. 그리고 개인의 죄의 문제에 대하여 교회에서 취할 행동의 방식은 마태복음 18장 15절부터 20절까지에서 자세히 말씀하시고 있으며, 여기에서 교회, 증참할 증인의 자격은 야고보서 5장 14절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장로"를 말한다. 예수님께서는 죄를 지은 자를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할 것"을 베드로를 통하여 명하시고 있다. 과연 교개실이 교회개혁이라는 명제를 천명하면서 남의 교회의 일에 개입할 신학적인 바탕은 결코 아무 곳에서 없다는 결론이다.
얼마 전에 교개실에서 내어 놓은 것이 있다. 소위 "모범정관"이라는 것이 그것인데 이것이 교개실에서 내어 놓은 모범답안이다. 모범 교회법이란, 한 마디로 평신도의 요구에 맞추어서 목사가 변화 할 것을 주문하는 주문서이다. 여기에서 교개실은 담임목사와 장로들에 대하여 6년 마다 신임투표를 해야 할 것에 대하여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는데, 이는 각 교단 총회의 결의와 총회 그리고 목사와 장로를 안수하는 노회의 법과 규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주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주문에 응하는 교회와 응하지 않는 교회는 서로가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과연 교개실이라는 단체에서 노리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고 교수의 "기독교 정치참여 절대로 안 된다"라는 일개 기독교인의 가당찮은 주장을 대하게 되었다. 가히 점입가경이다.
1-1. 고세훈 교수의 신학적 이분법에 대한 비판
고 교수의 주장에는 신학과 가치 그리고 사회와 국가와의 경계조차 애매하다. 고 교수는 자신의 교개실 활동이 마치 하나님의 뜻을 완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현재 교개실에서 행하고 있는 일인시위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단체에 소속하여 활동 할 것을 권하고 있는 이면에는 자신의 교개실 활동과 교개실의 철학을 신봉하고 있는 그의 시각을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철학과 자신의 극히 제한적인 시각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고 교수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이 정치참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서 "평신도에 준하는 자"이며 정치를 배운 사람을 뜻한다. 고 교수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치적인 색깔이 있는 시민단체 등에서 정치를 배우고 나서 정치에 입문하는 자"로 국한시키고 있다. 고 교수는 그리스도인의 세계관을 말하면서 마치 그리스도인이 정치를 하게 되면 비정상적인 것으로 비하시키고 있다. 과연 고 교수의 정치철학과 그의 신학적 경계는 어디에 있는지 찾아 볼 수도 없으며, 고 교수의 신학은 심히 편협하고 자유주의적인 색채를 띠고 있다. 고 교수는 자신의 시각과 철학으로 신학을 풀어내는 수준을 가지고 있다. 이하에 고 교수가 교개실에 올려놓은 전문을 인용한다.
“ 기독교 정당, 절대로 안된다”
( 고세훈,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대선을 치룬지 1년도 안됐는데, 이번엔 총선이 불과 몇 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것은 정치가 '아래'로부터 견제와 감시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럴수록 정치(인)가 사익(私益)을 탐할 가능성은 줄어들게 된다. 민주화가 진행될수록, 정치를 통해 이권을 챙기거나 치부(致富)를 획책하려는 정치인에게 정치란 그만큼 덜 매력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1987년의 '시민사회의 대폭발'을 민주화의 기점으로 삼는다면, 민주화가 시작된 지 벌써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정치학자에 따라서는 한국민주주의가 (권위주의로부터) 이행(移行)의 단계를 넘어서 마침내 공고화(鞏固化)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단정하기도 한다. 이제는 과거의 권위주의 시절로 퇴행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민주주의는 그만큼 발전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대한 시민적 원성과 분노는 가라앉을 줄 모르고 정치인에 대한 조소와 폄하는 이제 일상적 담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치는 분노의 대상일지언정, 정치인은 마냥 행복하고, 그럴수록 선거 때마다 몰아치는 정치 열기는 한국을 변함없는 '정치의 나라'로 확인시킨다.
우리는 이미 정치가 편만(遍滿)해서 무엇을 하든 직간접적으로 정치와 조우(encounter)하지 않을 방도가 없는 현실을 살고 있거니와, 한국정치는 대학입시에서 아파트가격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연히 이웃사랑과 하나님 나라의 회복이라는 '명령'을 이행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이 땅의 모든 크리스천들에게 정치적 무관심이란 그 자체가 변명의 여지없는 부작위적 죄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마당에 한국의 '정치열기'를 트집 잡을 필요는 없다. 문제는 2004년 총선을 앞둔 작금의 정치열기가 '아래'의 유권자가 아닌 주로 부패의 진원지인 '위'의 정치권에 의해 지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가 냉소와 조롱의 대상으로 될수록 정치적 무관심은 늘어가고, 국민이 탈정치 화되거나 단지 선거를 위한 지지와 동원의 객체(客體)로만 간주될수록, 정치가 시민사회와 유리된 '그들만의 정치'로 전락할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때에 한국의 크리스천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적 관심을 고취하고 참여에의 길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나 적절하고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크리스천들은 선한 정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거니와, 선한 정치는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고 우리가 모르고 죄짓는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좋은 제도(법, 관행)를 마련함으로써 그 자체가 하나님 나라와 사랑의 회복을 위한 본래적 가치를 지닌다. 우리가 올바른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이 되도록 많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정치가 개혁되기를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신학적으로 정치는 일반은총의 영역이다. 따라서 공의로운 정치를 만들기 위하여 반드시 기독교의 이름이 전면에 드러나거나 크리스천의 정체성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천들이 공동체의 정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빈번히 연대해왔고 또 그래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오히려 우리는,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처럼 신정정치(theocracy)를 꿈꾸거나 정치를 개인의 영적 구원의 장(場) 혹은 수단 정도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이든 단체이든 기독교를 정치에 공식적으로 연결시키는 일은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 크리스천은 선거권, 피선거권을 행사하고, 특정 후보자를 지원하며, 혹은 정당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하지만, 그러한 일은 철저하게 건전한 민주시민의 일원으로서 개인적 자격으로 행해져야 한다. 더욱이 교회 혹은 기독교단체나 교계지도자가 특정정당이나 후보자를 추천 혹은 지원하거나 특정 정치진영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정치에 관여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보수교계 일각과 몇몇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기독교정당의 창당을 위한 움직임은 한국 기독교와 한국정치 모두를 위해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질문한다. 한국정치가 이처럼 개탄할만한 지경에 와 있는 이유가 기독정치인의 숫자가 적기 때문인가? 제16대 국회의원 273명 중 111명(41%)이 스스로 개신교 신자임을 고백하고 있거니와, 이는 전 인구에서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20-25%)를 거의 배 이상 넘어서는 수치이다. 오히려 그동안 국회의 파행적 운영에 앞장서거나, 각종 부패혐의에 연루된 정치인 가운데 상당수가 장로 아니면 집사라는 것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왜 이들 '기독정치인'들은 자신이 속한 정파나 정당의 이익 혹은 개인적 이해관계를 분연히 떨치고 선한 정치의 실현을 위해 일치단결하여 나아가지 못하고, 피차를 향해 삿대질하고 반목하기를 믿지 않는 자들과 다름없이 반복하는가? 과연 기독정치인들의 이런 행태는 기독교정당이 없기 때문이며, 기독교정당은 이들을 돌연 '중생'(born again) 길로 인도할 것인가?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기독교 유권자들은 이승만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가슴 설렜었던 일을 부끄럽게 회상해야 한다. 오늘날에 비해 과거의 한국 대통령들은 '제왕적'으로 불릴 정도로 그 권한이 막강했다. 그런데 이 두 대통령은 한국 정치와 기독교를 위해 무엇을 남겼으며, 오늘날 이들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어떠한가? 만일 이들이 기독교정당의 대표였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면, 오히려 모골이 송연해 진다.
정치는 매우 엄정한 것이어서 반드시 입장과 대안이 제시되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노동문제, 재벌문제, 부동산문제, 남북문제 등 허다한 정치현안들에 둘러싸여 있다. 나는 한국의 기독정치인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당과 정파를 뛰어넘는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었다는 소문을 단 한 차례도 들어본 적이 없다. 이것은 물론 그들의 기독교적 양식과 정치적 식견과 일차적으로 관련 있을 터이지만, 문제는 보다 근본적인 데에 있다. 즉 현실정치의 쟁점들은 점차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을 띠어 가는데 반해, 성경은 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이론(異論)의 여지없는 '기독교적' 대안을 직접적으로 제시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기독정치인들은, 심지어는 낙태나 동성애 혹은 복지문제와 같은 비교적 명백해 보이는 문제를 두고도, 자기가 소속된 정당과 정파에 따라, 비기독교인 동료들에 비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기독교적 양심을 걸고' 피차 대립하고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쪽에서 낙태와 동성애를 사탄의 행위로 규정하고 복지지출의 삭감을 소리 높이면, 다른 진영에선 낙태를 용인하고 동성애를 관용하며 복지증대를 위한 각종 법안을 앞장서서 홍보한다. 웅장한 건물에 비해 텅 빈 교회가 대변하듯이, 서유럽사회에서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기독교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곳에서 기독교정당들도 복음과는 무관한 보수정당일 뿐이거니와, 그들은 세속화의 산물이면서 또 기독교의 세속화를 부추 켰던 요인이었다. 그들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그나마 서유럽사회는 1천년 넘게 형성된 기독교'윤리'가 있고, 세속의 합리적 문화가 뿌리를 내려왔다. 기독교윤리의 전통도 없고, 합리적 문화의 뿌리도 없는 한국적 상황에서, 기독교의 이름을 앞세우고 맹렬히 활동하는 무지와 독선이 시속(時俗)보다 더한 분열을 만방에 선전하는 형국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사실 한국기독교는 정치 이전에, 그리고 현안에 대한 대안 이전에, 이미 종교적 수준에서 세계 종교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수백개의 교파와 교단으로 이미 분열되어 있다. 또한, 한국기독교는, 최근 일련의 사태가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듯이, 이념이나 계급 혹은 지역문제로 진보/보수, 영남/호남, 노동/반노동, 친미/반미 등으로 나뉜 채, '기독인의 양심을 걸고,' 분열하고 반목하기를 밥 먹듯 한다. 이처럼 그 내부에서 이미 이기와 독단으로 피폐해 있는 한국의 교계 혹은 그 지도자들이, 기독교정치의 명분을 내건 채, 수많은 정치현안들을 둘러싸고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혹시 기독교정당을 통해 기독교인 유권자가 대거 동원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음험한 계산을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게 동원되는 기독인이란 우민정치를 위한 도구 혹은 희생자(victims)에 불과하기 쉽다. 교회에 출석한다는 것 혹은 기독교 신앙을 고백했다는 사실 자체는 정치적 자질과 전혀 무관한 일이며, 따라서 그 둘의, 인과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상관관계조차 암시하는 일도 매우 부적절하다. 후보자 선택의 기준이, 정책적 비전이나 정치적 자질 보다 기독교정당의 후보자라는 사실 자체 혹은 교회에의 출석 여부 혹은 장로나 집사냐 등 요인에 의해 암암리에 좌우될 때, 그 때 기독인은 이미 우민화되기 시작한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비롯된 정치는 이미 파시즘적 폭력의 길에 들어서 있기 십상이다. 역사는 정치가 기독교를 참칭(僭稱)할 때, 얼마나 많은 비극들이 있었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기독교정당 구상이 빠질 수 있는 가장 무서운 함정이다.
무엇보다 작금 보수교계를 중심으로 비롯되는 기독교정당 움직임이, 냉전과 이념논쟁이 종식되면서 이른바 정체성정치(identity politics)가 부상하는 세계사적 맥락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정체성정치란 인종, 종교, 언어 등 인간경험의 원초적이고 원시적 편견을 매개로 개개 행위자를 잠정적 정서집단에로 귀속시키고 '적대적 타자(the Other)'에 대한 증오를 부추키는 정치를 말한다. 그것의 종교적 양상은 이슬람이나 기독교 근본주의에서 가장 적절히 드러나고 있거니와, 최근 한국의 보수적 종교지도자들이 북한에 대해 보이는 적대의식이나 미국 부시행정부에 대해 보였던 광적인 친밀감이 모두 이러한 근본주의적 정서에 닿아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타협을 모르는 근본주의적 신앙과 사회의식이 기독교정당과 연결될 때, 기독교 내부가 진보/보수의 분열, 대립, 반목으로 영일이 없을 것은 물론이며 한국사회는 저마다 정치세력화하려는 종교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해방이후 한국역사가 보여주듯이, 대내외적으로 스스로 기독교인임을 만천하에 공개한 가운데, 실정(失政)을 반복하는 일은, 마치 자동차에 십자가 표지를 붙이고 교통위반을 밥 먹듯이 해대는 경우와 다를 바 없다. 십자가나 기독교인이라는 표시는 부적(符籍)이 아니다. 우리는 교통위반을 하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십자가를 자동차에 부착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좋은 정치를 위해서 반드시 기독교인임을 전면에 내걸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늘 넘어지는 자신의 문제를 기독교 전체로 확대시키는가? 사적이든 공적이든, 크리스천은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광고함으로써 크리스천이 되는 것은 아니다. 크리스천은 자신의 사고와 행동이 비(非)크리스천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을 구체적 삶 속에서 증거(witnessing)함으로써만, 즉 결과적으로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기독교 정당을 향한 움직임은 정치적, 신학적 무지에서 비롯됐거나, 아니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기독교 대중을 호도하려는 사술(邪術)이기 십상이다.
물론 우리가 현실정치에서 기독교의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정치가 명백한 악을 행할 때, 예컨대 빈민주적 권위주의를 지향하거나, 노예자와 같은 악법들을 용인하거나, 심지어 기독교가 아닌 타종교를 탄압할 때조차도, 기독교의 이름을 걸고 정치에 저항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기독교가 과거의 부당한 정권을 편들거나 암울한 현실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함으로 세속의 지탄을 받아왔던 사실은 한국교회의 씻을 수 없는 오점이다. 그러면 기독교인의 정치참여는 어떠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기독교인은 기독교정당을 만들거나 기독교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지 않고도, 다양한 수준과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 우선 우리는 기존의 정당을 통해 정치에의 참여를 모색할 수 있다. 문제는 모든 정당은 우리가 아무리 그것이 표방하는 이념과 정책에 동의할지라도, 불가피하게 정파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하게 얽혀있고, 선거승리, 즉 집권을 최대의 목표로 삼는 조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의 '침투(permeation)와 설득(persuasion)' 전략은 당선이나 집권이라는 목전의 이해관계에 따라 요동하지 않을 투철한 윤리적 자세와 전문성으로 무장한 것이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교회 혹은 기독교시민단체를 통해 기독교윤리로 무장한 성숙한 정치지망생을 키워낼 수 있고, 그들로 하여금 정치권에 진입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은 훈련과정, 출마, 선거운동 등과 관련하여 매우 정교한 프로그램과 조직적, 재정적 후원을 요구할 것이다. 주의할 것은 그 때에도 정치지망생들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그들이 크리스천이기 때문이 아니라 건전한 민주시민으로서 정책과 정치의 비전을 수행할만한 강고한 의지와 자질을 갖추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어야 한다. 건전한 시민단체에 회비를 내는(fee-paying) 회원으로 참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처럼 시민운동이 구체적 정책 뿐 아니라 정치의 기본골격을 바로 세우기 위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경우에는,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는 일 자체가 훌륭한 정치참여가 될 수 있다. 특히 재정적으로 취약한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돈 문제로 타협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정치적으로 각성한 기독교인들의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물론 모든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는 일은 기본이고, 국회의원 사무실에 시간 날 때마다 전화하고 팩스를 넣는 등, 정치를 감시하고 귀찮게 해야 할 뿐 아니라, 때로는 (일인)시위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尾)
고 교수의 글 내용에는 일반인과 종교인에 대한 구분이 따로 없다. 이는 고 교수의 신학관에 대한 척도 내지는 경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인데, 내용 중에서 일부만 발췌를 하여 비판하는 것은 고 교수의 주장에 대하여 객관적인 비판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여 진다. 따라서 고 교수의 주장에 대한 전문으로 비판하는 것이 옳겠다.
고 교수에 의하면 일반은총의 영역 안에 들어 있는 초급적인 은혜를 받고 있는 것이 국가와 국민이며 초급적인 은혜를 받은 것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정치권은 잘 돌아갈 수가 있는데 특별은총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구태여 정치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고 교수는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들어 놓은 링컨 대통령의 기도나, 미국 역사상 최초의 5성 장군인 맥아더 장군의 기도에 대하여는 침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 정치인들에 의하여 한국의 정치와 교회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다는 식의 해석인데, 그렇다면 고 교수는 고 교수의 말대로 한국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고 교수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고 교수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교개실의 일원이 되어 회비를 납부하고 일인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훌륭한 정치참여라고 말함으로 글을 마치고 있다. 이 정도 독선이라면, 교개실의 독선과 아집이 얼마나 되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 교수와 같은 생각은 한국 그리스도인에게서만 보여 지는 이중법적인 잣대와 기준으로서 한국적이라는 고유한 특성을 가진다. 한국의 기독교는 정치와 교회를 정확히 양분하여 "세상은 악하고 더럽고 교회는 거룩하고 성결해야 한다. 기독교인은 악하고 더러운 세상의 정치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중법적인 사고와 접근태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시절이 변하고 이념과 사상은 변해도 여전히 한국적인 기독교 가치관에서는 천국은 거룩하고 땅은 더럽다. 이런 개념 하에서의 그리스도인은 땅에서 한 치 정도는 부양하여 마치 구름을 밟고 다니듯 살아야 한다는 논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즉 세상과 분리된 상태의 존재로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변하고 있다. 더러운 땅이라는 이 땅에서 땅 부자가 되어야 하고 집을 몇 채씩 가지고 있어야 하며 좋은 승용차를 굴려야 대접을 받는 사회가 되었다. 이 일을 신속하고도 재빨리 움직이며 부를 취하고 있는 이들이 기독교인 지식층이며 사회 지도층에 속하는 그리스도인들이다. 이들에게서 청부론이라는 괴물과 같은 이론마저 튀어 나왔다. 가치관의 변화이다. 세속적인 가치관이 기독교인의 가치관을 점령했다는 말이다.
1-2. 생각 따로 몸 따로 의 이중법적 가치관
한국 기독교의 역사와 문화권의 토착과정에서 보여 지는 이중법적 가치관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말할 때에는 반드시 기독교의 문화가 말해진다. 적어도 문화를 말할 수 있으려면 축적된 문화권이 있어야 하고 축적된 문화권에서 재생산된 문화로 발전하고 있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에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토착한 것은 불과 100년이 조금 넘었다. 여기에서 문화적인 특성을 가지고 토착화되기 시작한 것은 기독교 역사의 1/2에 해당하는 50년 정도가 말해지겠는데, 통전적으로 문화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2대 이상의 문화가 축적된 기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버지와 아들이 한 문화권을 이어야만 문화로서 토착이 되어진다는 말이다. 토착된 문화는 그 다음세대에 가서야 비로소 재생산 되는 문화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에 한국 기독교는 문화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축적단계에 있을 뿐 아직 재생산의 단계에 도달해 있지 못하다. 여기에서 기독교 문화가 토착하기까지의 과정에서 기독교를 전래하여준 초기 선교사의 문화권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기 기독교를 전래시켜준 이방 선교사는 한국의 기독교의 방향 설정에 있어서 거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기독교 역사에 중대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선교사들은 한국의 기독교의 방향에 대하여 설정해 줄 때에 과거 자신들의 문화권에 익숙한 대로의 방향을 설정해 주었다. 주초 문제가 그러하며, 종교와 정치의 분리 또한 그러하다. 천국과 교회는 거룩하고 국가는 세상에 속한 집단으로 악하다는 개념을 세워 놓고 오직 신앙과 믿음에 정진하여야 할 것을 가르쳤는데 이는 조선말기의 왕정통치의 시대에서 교인을 보호하려는 배려였으며, 역시 왜정시대에 들어와서도 식민지국민의 처지인 교인을 보호해주기 위한 배려였다.
선교사들을 통하여 설정되어진 한국 기독교의 문화권은 여과 없이 이중법적인 접근태도로 토착화 되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선교사들이 세상을 떠나게 되고 왕정통치가 무너지고 일본의 식민지에서의 1919년 3.1 운동과 해방된 후에 미군정통치와 이승만 정권 수립에서의 자유, 민주, 평화, 평등으로 대변되는 민주국가의 설립과 1950. 6.25 동란으로 야기된 이념적 갈등과 대립은 토착화 과정 가운데 있는 한국 기독교의 문화의 가치관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곧 기독교의 문화는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와 함께 동반되고 있다는 사실을 웅변해 준다.
이 변화는 정치와 경제, 사회, 이념과 사상 등 한국의 전 분야에 걸쳐 혼란을 야기 시켰고 이 혼란이 진정되는 동안에 각종 신학과 사상과 이념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하여 한국 기독교의 사상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로 분열하고 말았다. 이미 통전적인 개념의 초기기독교 사상은 간 데가 없고 양분된 채로 각각의 사상으로 굴절되어 발전하게 되었다. 여기에 3.1 운동과 4.19의거를 거치면서 1970년대의 새마을 운동과 유신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면서 1980년의 5.18 항쟁의 역사까지 한국의 사상적 토양은 어느 것이 진리인지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고 상처를 입었다.
이와 같은 역사를 뒤로 하고 오늘이라는 현실에 와서 결국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와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각각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로 인하여 사회론과 교회론이 양분되어 서로 충돌하면서 갈등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몇 가지 질문을 퍼 부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1. 교회 개혁을 부르짖는 평신도들과 일부 잘난척하는 목사 몇과 교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는 운동권들이 교회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목사에 대하여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교회개혁은 목사의 개혁인가?
2. 공무원 시험 주일시험제와 국립공원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는 사찰관람료비와 단군상 건립반대에 대하여 교단들은 줄기차게 목소리를 높였으나 수십 년이 지나가는 동안에도 도무지 변하지 않는다. 왜 기독교의 주장이 수용되지 않는가?
3. 국방부에서는 국회를 통하여 유사종교집단들의 신학대학과 이단들의 신학대에도 군목제도를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입법화하였다. 이로 인하여 기독 국회의원이라고 행세하는 국회의원들의 현주소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기독 국회의원들은 기독교의 정체성에 대하여 문외한인가?
4. 국회의원을 내고 대통령을 내는 방법 밖에 다른 아무 대안이 없다. 문제는 소위 똑똑하다고 하는 목회자들이나 평신도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대의명분에 합력해 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표로 결정지어지는 의회의 구조상 표로 대결할 수 있는 구조를 기독교에서는 가지고 있는가?
5. 항상 뒷구멍에서 말만 요란하지, 무얼 하자고 하면 모르쇠로 돌변하고 마는 똑똑한 놈들 때문에 나라가 시끄럽고 교회가 어지럽고 기독신문에서 꽹과리 소리가 난다. 왜 뒷구멍에서 말만 요란한가?
6. 교회가 바로 가려면 사상부터 확실히 정립하고 사상의 당당한 눈으로 성경을 풀어 설교해 주어야 한다. 어줍잖게 평신도 목회자 어쩌고 해서는 평신도 신학을 만들어 낸 일부 목회자들이야 교회가 크니 문제가 없겠지만, 평신도 목회자 교육을 얼마 받고 나서는 제가 목회자인줄로 알고 널뛰기를 해댄다. 평신도와 목회자의 구별의 경계는 어디인가?
7. 당당하고 단단한 멋진 목회자들이 되어서 잘 가르쳐 주어야 하겠다. 꼴통부리던 함량 미달자들의 독설이 스스로 사라지도록 교육의 수준을 강화하여야 하겠고 권징을 통하여 교회의 성결을 힘써야 한다. 권징이 통하고 있는가?
8. 능력이 있고 검증이 되어진 목회자는 60에 조기은퇴하고 정계로 뛰어들어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큰물에서 헌신하여 당당하고 단단한 목회 철학과 사상으로 아브라함 카이퍼와 같이 수상이 되어 국가와 민족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대한민국을 제네바로 만들어내야 한다. 정계로 뛰어 들 수 있는 고리는 가지고 있는가?
9. 칼빈주의의 개혁신학 사상은 세계적이며, 우주적이다. 그토록 우수한 사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헌신한다면, 이 나라와 민족이 미국과 같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과연 내세울만한 기독교의 지도자는 누구인가?
10. 꼴통의 골짓을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사용해 보라. 작은 사상으로 골짓만 할 것이 아니라, 큰 사상으로 폭을 넓히고 수준을 위로 끌어 올려서 대한민국을 가슴에 품고 골짓을 한 번 멋들어지게 해 보라. 꼴통 장비가 유비를 만나고 중원을 품었다. 유비같은 목사를 만나 대한민국을 품으라. 과연 유비같은 목사가 있는가?
1-3. 기독교 사상의 난립
위의 개탄은 현재 한국 교회가 품고 있는 갈등의 요인이 어디에서 기인되었는지 원인에 대한 질문이다. 하지만 이 개탄과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기에는 요원하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그동안 교회는 국가의 정책이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하여 많은 요구를 해 왔다. 그러나 교회의 유익을 대변하는 공적인 요구가 되었던지 아니면 단순히 잘못된 국가 정책에 대하여 수정을 요구했던지 간에 같은 뜻을 가진 기독교인들의 주장마저 서로 대치되면서 각각의 주장대로 비판을 하며 대립하게 되었다. 각각의 주장이 맞는 대로 계층과 파벌을 형성하여 보수주의에서는 진보로, 자유주의에서는 혁신으로 각각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지며 각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독교 사상은 여러 가지 모양의 파벌과 족보가 만들어지는 동안에 대립, 비판, 분열의 순서를 거치면서 나뉘어졌는데, 여기에서 드러나는 폐해는 부매랑 효과로 돌아 왔다. 문제는 부메랑이 돌아오는 과정에서 각 개인의 사고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결국, 이 영향은 사회와 국가에 보이지 않는 악영향을 끼치게 되고 말았다는데 문제와 문제의 연결고리가 있다. 정부당국에서는 기독교계에서 요구한 국가의 정책에 대하여 들어 주려고 하니 같은 기독교끼리 대립하여 서로 치고 박고 싸우고 있더란다. 과연 어느 쪽 말을 들어 주어야 하는지를 몰라서 덮어 두었단다. 이 모양이니 되는 일도 없이 사회와 국가와 정치권에서 욕만 잔뜩 얻어먹는 것이 오늘 기독교의 현주소이다.
기독교가 왜 이렇게 되었나? 그 원인은 이중법적인 접근태도에 있기 때문에 되어지는 일이다. 고 교수의 이중법적인 접근태도는 직장생활과 교회생활을 따로 분리하고 있는 이중적인 가치관을 양산해낸 원흉에 불과하다. 교회에서는 거룩하나 직장에 나오면 세상 사람과 조금도 차이가 없는 교인을 만들어 내는 일에 큰 기여를 했다는 말이다. 내 견해를 따르면 아군이고 내 견해를 반대하면 적군으로 몰아붙이게 되는 절대불변의 범주(category)인 흑백논리의 원시적인 사고의 틀을 양산해 냈다는 말이다.
이 고약한 범주는 생각의 틀로 굳어졌는데, 이 틀에 넣어 봐서 자신과 다른 코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적군의 견해라고 하는 단순원리의 원시적인 사고의 기틀로 굳어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제 견해와 다른 기독교인들이 서로 치고 받는 이합집산이 만들어짐으로 교단과 교파는 분열되고 기독교인의 순수한 개혁주의사상은 왜곡되고 말았다. 오히려 교회에서 득한 가치관은 세상을 비판하고 몰아붙이는 방법과 수단에 대하여 배워 나오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이 갈 정도이다. 세운 목적은 훌륭한데 그 목적에 도달하려는 접근방법이 영 틀려먹었다. 자신들의 주장을 세우기 위하여 치고 박고 싸우며 살기등등해서 서로를 파괴시켜야 직정이 풀릴 듯 싸우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한, 전도는 고사하고 그 어느 것도 목적하는 바를 얻어낼 것이 없다. 자중지란이다. 한국교회는 이 짓을 반복하고 있다.
교회는 영적으로는 거룩히 구별되어 있는 하나님의 나라이지만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교인은 하나님의 나라의 영역에 속해있는 또 하나의 하나님의 나라인 국가에 소속되어져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라는 영적인 유대와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의 종교적인 삶의 연장에 놓여 있고, 국민은 그 국가에 소속하여 기본적인 유대와 소속감을 가지고 생활하게 되어 있다. 교인은 교회에 대한 의무와 함께 국가에 대한 의무까지 지고 있다. 따라서 교인은 교회에 대한 권리와 국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으며 이 권리는 교회와 국가를 양분하여 따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절대로 양분되지 않는 권리이다. 국가가 무너지면 교회가 무너지게 되어 있고 교회가 무너지면 국가 또한 무너지게 되어 있다. 곧 교회와 국가는 한 공동체로서 운명을 같이 한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교회는 정치에 관여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기독교인들이 수십 년간 주일에 시행하고 있는 각종 국가고시와 공무원공채시험에 대하여 철폐를 요구해 왔으나 변함이 없다. 국립공원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는 사찰관람료를 분리해 줄 것을 요구해 왔으나 여전히 변함이 없다. 국립초등학교에 세워져 있는 단군상 철폐를 요구해 왔으나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국방부에서는 군목들의 티오를 불교와 카톨릭에 배분하여 줌으로 군목의 수는 김영삼 정권초기 시절에 650명이었으나 계속 줄어서 2004년 현재에 와서는 200명으로 1/3에 불과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과연 기독교인들이 사회참여를 하지 못해서의 결과인가? 일년이면 수만 명 이상 모이는 부활절 집회와 같은 거대한 집회가 수차례에 걸쳐 연중행사로 치러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한국에서의 모든 집행은 법을 근거로 하여 집행되어지고 있다. 공무원 시험에 대한 규정도 법으로 규정이 되어 있고 국립공원 관람료 징수도 역시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법으로 규정되어 있는 법을 개정해야만 한다. 법을 규정하는 곳은 의회이며 의회에서는 표로 결정이 되어진다. 법을 고치기 위하여 의회에 상정되는 안건조차 기획이 되어지지 않고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 이는 고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집회 등을 통하여 꽥꽥 소리 높여서 성토하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그 문제에 대하여 해결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의회에 들어가서 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하여 법을 개정하여 해결하면 될 일이 아니던가.
그런데 고 교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겉으로 불평하고 불만하며 비판하면서도 핵심에 들어가서 해결해야 한다는 정통해법에 대하여는 두 팔을 벌리고 가로 막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중법적인 사고와 행태이다. 이중법적인 접근태도야말로 교개실에서 말하고 있는 개혁해야할 첫 번째 대상이 아니던가. 위에 열거되어진 사례에서 보듯 고 교수와 같은 교계의 중진들이 국가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고쳐달라고 주장하고 국가와 사회에 대하여 비판하고 불평한 내용은 "남의 다리 긁기" 식의 조금도 쓸데가 없는 헛구호에 불과한 일이 되고 말았다.
1-4. 진보의 정체
교개실의 교회개혁론은 성경에서 출발된 것이 아니다. 고 교수와 같은 이중법적인 잣대와 기준을 설정해 놓고 판단과 비판에 골몰하여 수십여 년 동안 교회를 비판한 결과가 국론 분열과 이념의 차이로 나타났다. 보수 안에 진보가 들어오면서 이전의 반공이라는 개념에 친북이라는 누룩이 첨해졌다. 이제부터는 내부의 이중적인 갈등이 이념의 차이로 구체화 되었다는 말이다. 진보는 입으로는 민주화 운동을 말하고 속으로는 친북을 지향하고 있는 급진세력을 말한다.
진보의 개념과 자유주의 개념은 함께 간다. 보수주의 안에 있는 진보주의자들은 이미 자유주의화 되어졌다는 말이며 진보주의자들은 자신의 진보적인 성향(자유주의적인 성향)을 감추기 위하여 개혁이라는 말로 포장한다.
이념에 있어서의 진보는 친북이라는 색깔과 자유라는 권리를 혼합한 혼합주의로 가게 되어 있으며 혼합주의를 반대하는 보수주의는 친미라는 색깔과 자유라는 원래의 권리를 주장하게 되어 있는데 이른바 반공세력으로 구분되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반공세력에 대하여 개혁을 반대하는 수구꼴통이라는 닉을 붙여 성토하고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데 아직도 반공주의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며 자신들과 같이 혼합주의로 가야 한다는 말이다. 한국의 정치권과 교회가 친북세력인 진보주의의 등장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는 사이에 친북세력은 세력을 확장하여 반공주의자를 몰아 부칠 정도로 확장되었다. 북한을 돕는 것과 북한을 따라가는 것과는 질과 격이 다르다. 의사에게 수술의 도구로 사용하라고 메스를 주었는데 의사가 메스로 사람을 살해했다면 원래의 의도와 상관이 없이 메스는 살인도구가 되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정치권에서 상대 정치권을 제거하기 위하여 여론이라는 성토의 장을 만들어 놓고 몰아 부치기를 하는데 좀 더 짜릿하고 확실하게 제거하는 수단과 방법으로 상대방의 약점이나 도덕적인 약점을 들추어내서 묵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노대통령과 참여정부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불행하게도 교개실에서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교개실에서 이 방법을 정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 어느 정도 시점에 이르러 교개실의 독자들이 스스로 교개실의 방법이 잘 못 되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교회 안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교회 안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나게 되면 어디에서 어부지리를 얻겠나. 두말 할 것도 없이 타종교와 이단들에게 어부지리가 돌아간다. 교회는 6.25 동란 중에 눈물겨운 헌신과 수고의 결과로 군목제도를 만들어 냈지만 결국 군목제도는 타종교와 이단들에게 어부지리를 만들어 주었다.
사람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되면 신을 찾게 되어 있다. 최후의 신을 찾는 방법이란, 교회를 뜻한다. 제 아무리 교회를 무용지물이라고 비판을 하고 모욕을 하고 훼방을 했던 사람도 마지막으로 돌아보게 되어 있는 곳이 교회이다. 그리고 교회에서도 구원자인 신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은 자살이라는 충동과 유혹을 받게 되고 질기고 모진 목숨을 단숨에 결정을 지어 버리게 되어 있다. 과연 교개실은 최후의 탈출구이며 최후의 사선에서 만나려는 구원자인 신을 만나기 위하여 몸부림을 치는 이들 앞에 무엇을 두었는가?
그리스도인이 최후까지도 촉수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교회이며, 그리스도인은 신앙양심에 의하여 교회를 훼방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그곳은 신이 거하시는 곳이며, 구원의 보루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교회는 사선에 놓인 사람 한 사람을 위하여 100년을 기다려야 하고 10년을 기다리는 곳이다. 절망의 늪에서 마지막 힘을 다하여 손을 뻗었을 때에 오직 교회가 손을 내어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오히려 교회를 난타질을 하고 있다면 그 결과는 어디로 갈 것인가? 사선에 놓여 있는 가련한 한 사람에게 돌아가게 되어 있지 않던가. 교개실이 등장한 이후 1년의 세월을 결산할 때, 자살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에서 교개실은 자살자들에 대하여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으면 안 되겠다. 과연 교개실은 자신들의 활동의 결과에 대한 인식이나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
총신80회동문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