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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안형식목사
ㆍ작성일	2004-09-02 (목) 17:00

ㆍ추천: 0 ㆍ조회: 889

ㆍIP: 61.xxx.41

[뒷감당이 확실한 사람]
[뒷감당이 확실한 사람]

자신에게 책임이 돌아왔을 때에 뒷감당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사람의 품과 격이 달라진다.

시작은 같고 과정도 같고 결과가 같다면 똑같은 평가가 돌아오게 되어 있다.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실수를 했거나 오해를 했거나 해서 상대에게 누를 끼쳤다면 마땅히 사과를 해야 한다. 그런데 사과하는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품과 격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정의로운지를 판단해 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것은 그 사람의 평소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과할 수도 있어야 한다.

사과란 자신의 입장을 변호함이 아니다. 자신의 상황판단에 대한 또 다른 이해를 구함이 아니다.

1. 사과란, "이차저차 하여 이렇게 되었고 이렇게 되어서 이렇게 하였는데 그것이 누가 되었나이다. 그러니 사과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 가 아니다.

2. 사과란, 이차저차를 빼고 이렇게 되어서도 빼고 "...이렇게 하여 누를 끼친 점에 대하여 사과를 드리며 용서를 구합니다"가 되어야 한다. 이차저차가 빠져야 구차해지지 않는다.

1의 사과의 방법으로 사과를 했을 때, 상대방은 분노하게 되어 있다. 그 과정이 어찌 되었는지를 몰라서 여기까지 왔느냐? 하고 힐문하며 당시의 일이 다시 또 올라 분노하게 되어 있다. 분노하게 되면 사과의 자리가 아니라 재탕의 자리요, 재시작의 자리가 되어 버리고 만다.

시작이 생략되고 과정이 생략되고 결과에 대하여 책임감을 느끼며 용서를 구합니다. 이렇게 되어야 진정한 사과가 된다.

무릇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위인됨의 품과 격이 드러나게 되어 있고 얼마나 정직한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정의로운 사람인지 구별되어지게 되어 있다.

껄쩍지근한 사과. 사과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분노와 모멸감이 스물스물 느껴지는 사과. 이런 사람에게서는 아무 것도 기대할 것이 없다.

사과란 분명하고 확실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며 상대의 마음이 풀리기까지 욕을 먹던지 얻어 맞던지 하는 것이다.

욕을 먹었던지 얻어 맞았다면 그것으로 상황종료가 되어진다. 제 마음이 풀리면 저도 한 짓이 있기 때문에 미안해지게 되어 있다. 사과란 상대방이 오히려 미안해지도록 확실하게 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애초에 사과할 일을 만들지 말아야지.

자기 체중보다 무거운 납덩이를 목에 매고 바다에 뛰어 든 꼴이 되지 않으려면 상대가 요구하는대로 들어 주어야 한다. 사과를 요구했으면 사과하면 끝날 일이다. 물타기를 해 봐야 감정만 자극할 뿐이요, 네가 이랬으니 나도 이랬다로 해서 무마시키려 든다면 상대는 반드시 "그러면 누가 더 잘 못을 했는지 따져보자"로 나오게 되어 있다.

존경은 못 받아도, 그 사람 자세가 되었구먼 똑바른 사람이야 하는 소리는 들어야 한다.

적시에 사과를 잘 한 사람은 적을 친구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