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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럭키맨
ㆍ작성일	2004-03-04 (목)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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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IP: 220.xxx.171

3월3일은 삼겹살데이
3월3일은 삼겹살데이 一, 오늘이 3월3일 삽겹살데이였다. 그래서 바람을 잡았는데 처가동네 알고 지내는 장로님 댁을 찾아가 삼례 어느 음식점을 찾아가게 되었다. 삼겹살을 시켜 먹다 보니 상추가 담겨 있는 그릇에 고추가 몇 개 있었다. 그래서 먼저 동치미로 입가심을 한 후 고추를 한 개 집어 들어 덥석 깨물었다. 평범한 맛의 고추였다. 된장 찍어 덥석 덥석 깨물어 먹었다. 그리곤 식탁에 놓여 있는 삽겹살구이를 한 점 두 점 상추에 싸 맛있게 먹었다. 二, 매운 맛에 놀랜 장로님 부부 그러자 옆에 계시던 장로님도 고추를 하나 드셨다. 고추를 드시고 난 장로님은 안절부절 난리가 났다. 너무 맵다며 연신 물을 찾고 동치미를 마시며 매움을 달래고 계셨다. 그러자 같이 오신 그 장로님 부인 권사님이 '얼마나 맵기에 그러시냐'며 고추 하나를 덥석 깨무셨다. 그리곤 잠시 맛을 음미하더니 '앗~, 이건 청양고추다!!!고 하시며 놀래시더니 고추를 내려 놓으셨다. 그리곤 매움을 달래느라 권사님도 이것저것 드시고 계셨다. 三, 청양고추의 그 혹독한 매운 맛, 참느라 혼났다. 그래서 확인해 보려고 다시 하나를 집어 들었다. 깨물어 먹어 봤다. 그런데 웬걸 처음 먹었던 것과 같이 달작지근한 보통 평범한 고추였다. 난 속으로 '매운 것을 징허게(?) 못 참는 분들이구나'라고 생각하고 남은 먹거리를 먹어 치웠다. 그리곤 내가 먹어 치운 고추 대가리 2개를 집어 보이며 '전 2개 먹었습니다.'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리곤 말하길 '저 독하죠?'하며 고추1개 드시고 뭘 그렇게 호들갑이냐는 투로 말했다. 주문한 삼겹살을 다 먹고 밥을 시켜 먹게 되었다. 된장국이 나왔는데 그 장로님이 말씀하길 '이 집은 된장국도 매웁다'고 하셨다. 내가 먹어본 된장국 맛은 너무 좋았지만 그 혹독하게 매운맛이 가시지 않은 장로님은 괜히 된장국까지 트집을 잡고 계셨던 것이다. 그때 난 1개 남은 고추를 집어 들었다. 그리곤 '자, 이거 제가 먹습니다.'라고 했다. '뭐, 이까짓 고추 하나 가지고 그 난리냐'는 투의 말이었다. 덥석 깨물었다. 그런데~ 앗, 그건 진짜 청양고추였던 것이다. 얼얼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태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꿋꿋이 참아야 했다. 동치미 국물 떠 마시며 물을 먹고, 태연한 척 하느라 무척 애를 썼다. 태연자약하면서 솟아오르는 매운 맛을 참느라 안경을 벗어야 했다. 四, 이동교 육일식당의 청양고추 청양고추… 그 매운맛을 먹어본 사람은 알 줄 안다. 전주대 못 미쳐 있는 '이동교'라는 다리 부근에 '육일식당'이라는 음식점이 있다. 그 식당에 우리 전주대 학생들이 잘 가는 집인데 나도 감자탕을 먹으러 몇 번 가봤다. 그 식당은 그 매운 고추인 청양고추가 반찬으로 나오는 집이고 그래서 그게 그 집의 트레이드마크인 것이다. 그래서 거기서 첨에 뭘 모르고 그 고추를 먹었는데 너무 혼이 났으므로 그 뒤론 청양고추 근처에도 가지 않고 있다. 五, 그런데 된통 걸린 것이다. 그러니까 처음에 내가 먹었던 두 개는 용케 청양고추가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그래서 난 전부 청양고추가 아닐 것이며 그 장로님 부부는 엄살이 엄청 많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 남은 고추를 의심 없이 덥석 깨물었고 말이다. 곧바로 그게 청양고추라는 것을 알았으나 태연한 척 하며 다 먹어 치웠다. 무척 힘들었다. 휴~, 낑~, 으~, 헉~ 그땐 삼겹살과 밥을 다 먹은 후여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 장로님이 된장국을 맵다고 하신 것처럼 모든 음식을 맵다고 했을 텐데 말이다. 이렇게 해서 오늘(2004년 3월 3일, 수) 삼겹살데이는 얼얼한 가운데 보내게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