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사도행전 2-1 사도행전과 바울
제 2 장 사도행전과 바울
1. 바울의 신학
바울에게서 보여지는 신학은 어떤 점이 두드러져 있을까? 바울의 신학을 알려면 우리는 바울의 서신들을 통하여 알아보는 것이 한 가지 좋은 방법이 된다. 그런데 사도행전을 보면, 바울의 신학이 어떤 배경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는가 하는 점이 잘 나타나 있어서 가히 바울의 신학을 알아보려면 사도행전부터 입문하여야 한다는 말이 옳다. 이 시간에는 바울의 신학이 형성된 배경을 살펴봄으로 바울의 신학과 가까워져야겠다.
먼저 신학이라는 용어를 두려워해서는 안되겠다. 신학이라는 말은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며 또한 무슨 유식한 말이 아니다. 다만 하나님을 더욱 잘 알 수 있도록, 그리하여 하나님에 대하여 잘 가르치고 잘 배울 수 있도록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체계화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가 하나님에 대한 참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면 이미 우리는 자신의 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된다.
그러면 사도 바울은 하나님을 어떻게 알고 있는가? 그가 알고 있는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신가? 하나님과 바울의 관계는 어떻고, 하나님께서 바울을 어떻게 인정하셨으며 바울은 하나님을 어떻게 알고 믿었는가? 이것이 궁금하다. 그리고 이점을 밝혀 보는 것이 바울의 신학이다.
(1) 바울 신학의 배경
바울의 신학은 사도행전 9장 이하부터 급격한 변화와 함께 형성되고 있다. 먼저 우리는 바울의 신학이 신앙의 체험으로부터 발생되고 있음을 주목하여야 한다. 바울의 특이한 점은 그가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도로 부름 받게 된 동기가 전격적으로 그의 체험에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먼저 사도 바울의 체험이 그의 신학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1). 전환기 ( 다메섹 도상에 이르기까지 )
①사도 바울의 이전 신학
사도 바울은 이미 정통 유대인으로서 그 신분이 바리새파 인이며, 그의 신학은 당시 저명한 교법사 가말리엘로부터 정통적으로 공부하여 체계가 든든하였다. 그는 구약에 아주 정통했고 분명한 메시야관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처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소문에 대하여 접하였을 때에 잠잠했던 것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여 지켜보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얼마 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처형당하였을 때에, 태도를 돌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이단으로 정죄하고 처형에 앞장서게 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정말 메시야인가? 아닌가? 하고 관망하던 바울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유추하여 사도 바울의 성격을 되짚어 볼 수 있겠다.
② 사도 바울의 성격
사도 바울은 그 성격이 아주 신중하였으며, 동시에 자신이 옳다고 인정한 일에는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는 성격임을 사도행전 9장에서 엿볼 수 있다. 자신이 진리의 길이 아닌 비 진리의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바울.
그의 성격이 신중하고 또 결단한 일이면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는 증거는 그가 대제사장에게 공문을 가지고 다메섹으로 갔다는 것과, 순교자 스데반 집사의 처형 형장에서 옷을 지키고 있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 준다 (행 9:1-2, 7:58). 뿐만 아니라 사도 바울의 서신들을 보면 죽음을 초극하며 사생결단하고 복음을 증거 하는 모습에서 불과 같은 성격과 함께 묵직한 인격을 보게 되는데, 그는 사도 베드로가 유대인들 앞에서 외식하였을 때에, 베드로의 외식을 꾸짖고 책망하는 모습을 통하여 그의 성격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바울은 특히 그의 많은 서신들을 통하여 보는 바와 같이 많은 시간을 복음을 알기 쉽게 해석하고 그 뜻을 증명하는데 보냈다. 그는 자신이 체험한 일 중에 신비로운 삼층 천의 비밀을 입 다물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자신은 십자가만 증거하고 자랑하기 위해서 라고 했다. 많은 핍박과 환난 속에서도 바울은 일절 굽히지 않았고 오히려 복음을 속히 떠나는 이들을 위하여 해산하는 고통을 겪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사도 바울의 책임감이 얼마나 헌신적이었는가를 볼 수 있다.
그는 빌립보서 3장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초개와 같이 버리고 오직 앞에 있는 부활의 영광만 바라보고 달려간다고 했다. 한번 목표를 세우면 그 목표에 혼신을 다하는 정력적인 모습도 보게 되는데, 이 성격상 적당 주의나 한탕주의를 아주 강도 높게 경멸하였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성격이 예수 그리스도와 만난 이후에 형성되었을까? 아니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것을 예수님께서 사용하셨을까? 하는 의문이 남게 되는데, 앞 뒤 정황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바울의 형성되어 있는 모든 부분까지도 전인격적으로 사용하셨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부름을 받기까지를 바울의 전환기로 구분하여 볼 때, 이미 형성되어 있던 바울의 성격이나 구약의 신학은 다메섹 도상 이후 전격적으로 복음을 위하여 사용되어져야 할 복음 전도자의 예비 단계였다고 보아진다.
2). 바울 신학의 형성기
(다메섹 도상에서부터 안디옥 교회의 선교사로 파송 받기까지)
바울의 신학은 구약의 유일신 사상인 야웨니즘에 기초하고 있었다. 바울은 철저한 바리세파 인으로서 이미 구약 신학에 관하여 정통하여 있었다. 철저한 구약의 배경 위에 세워져 있는 바울의 신학은 구약에 정통하여 있었던 만큼 교훈에 있어서는 장로들의 전승인 탈무드 적인 색채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의 서신들에서 발견되고 있는 이러한 색채는 자신의 주장을 풀어 나가는 모습과 논리를 세울 때에 잘 나타나고 있다.
바울의 성경 해석과 논리는 현실에서 떠나지 않는다. 구약의 복음은 현재의 삶 속에서 통제되거나 혹은 지켜져야 할 율법 안에서의 복음이다. 그러나 신약의 복음은 이미 행해졌던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기적이 현실에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완료의 형태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는 현재이다. 여기에 천국의 사상이 강조되기 때문에 현실과 연결되는 점진적인 미래지향적인 성격을 갖는다. 바울은 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는 구약의 복음과 신약의 복음을 구분시키면서도 절묘히 조화시키고 있다.
바울이 구약과 신약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점은 갈라디아서에 잘 나타나고 있다. 갈라디아서를 보면 구약을 옛 계명이요, 신약을 가리켜 새 계명이라고 구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복음의 핵심인 구원에 대하여 율법을 행함으로 구원 얻는다는 교리는 복음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겪었던 바울의 체험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바울이 구약과 신약을 구분하면서도 조화시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생각나는 점이 있다. 그는 과거의 모든 것을 초개와 같이 버린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믿음의 성을 향하여 순례자와 같은 모습으로 한 발자국을 내어 딛고 있다. 과거 사울의 모습에서 바울로 도약하고 있는 그래서 구약에서 신약으로 진보하고 있는 바울. 그는 과거에 자신은 율법의 종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이어서 구약과 신약을 하나로 조화시킨다. 그것은 구약에서 예언되어 왔던 하나의 약속, 그 언약이 신약에서 이루어졌다는 구속 사적인 입장에서 본 복음 관이었다. 언약이 기초가 되어진 구속 사적인 구원은 언약의 실체인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인하여 완성되어졌다. 이전에는 종이었으나 이제는 아들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아들들이 되게 하시려고 얼마 동안 우리를 율법이라는 스승의 지도 아래에 복종시키셨으나 우리들이 아들의 신분을 가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으로 율법에서 해방시키셨다고 말한다. 이 사실이 복음이요, 언약에 충실하신 하나님께서
내신 그 언약을 믿는 것이 바울이 말하는 믿음이다.
바울은 말한다. 율법에서의 해방 자는 예수 그리스도시요, 우리가 율법에서 해방 받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해방 받은 자는 이제 더 이상 율법의 노예가 아니요, 하나님의 아들들임으로 자유 자이다. 자유 자에게는 그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가 주어져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라 이다.
바울은 이제 더 이상 율법을 해석하는 탈무드 식의 해석 방법을 동원하지 않는다. 탈무드 적인 해석 방법을 버리고 믿음으로 믿음을 해석해 나가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로마서 1장 17절에서 바울은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는..." 이라는 자신의 독특한 해석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즉 성경으로 성경을 푼다는 해석 방법이다. 과거의 사울 같으면 어림없을 법한 일이다. 탈무드 식의 성경 해석 방법은 상당히 논리적이요, 해박한 지식으로 인한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바울은 잘 설명되지 않는 방법인 믿음으로 믿음을 해석하는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울에게 있어서 가장 중대한 한계가 있었다. 그것은 신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다른 사도와 달리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했던 사도들과 달리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을 기회가 없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동참한 경험이 없었다는 말이다. 이것은 바울에게 있어서 엄청난 한계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에 대한 것과 천국에 대한 진리가 세워져 있지 못함으로 찾아온 한계. 실제로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그리스도로 알지 못했고 구약은 바울에게 천국 관을 세워 주지 못하였다. 따라서 보지 못한 것을 증거 할 수가 없고 만나지도 못한 분을 그리스도라 혹은 구세주요, 하나님이라고 증거 할 수는 더욱 더 없었다.
바울에 비하여 제자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내시는 기적을 체험하고 그 현장에 있었던 증거 자들이었다. 자신들도 그 능력의 일부분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러니 제자들이 사도가 되는 것은 당연하였는데, 바울의 경우는 달랐다. 전혀 자격이 발생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 바울을 예수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사도로 세울 수 있다는 말인가? 만약 논리가 세워 지려면 바울을 예수님께서 다른 제자들과 같이 행하셨던 일들을 재현하여 보여주시는 방법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에 관련된 흔적을 찾아낼 수 가 있는데 이 흔적은 사도행전 외의 갈라디아서에서 찾아진다. 이점은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별표로 구분하여 다루려고 한다.
별표 ① 아라비아 사막에서의 삼년.
보라! 갈 1:17은 이렇게 증거 한다. "또 나보다 먼저 사도 된 자들을 만나려고 예루살렘으로 가지 아니하고 오직 아라비아로 갔다가 다시 다메섹으로 돌아갔노라". 아라비아는 다메섹과 붙어 있는 광야로서 사막이다. 여기에서 바울은 무엇을 하였는가? 베이커 주석을 참고한 아가페 성경 사전은 이렇게 말한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선포한 바울의 설교는 그의 소명 직후부터 시작되었다 (행 9:20). 그는 아라비아로 (다메섹 근처의 수리아 광야 지대) 갔으며 그곳에서도 복음을 전파했을 것이다 (갈 1:17). 아라비아에서 행한 바울의 전도는 결국 나바티아 왕 아레다 4세의 바울 체포령을 야기시켰다 (고후 11:32). 회심 이후 다메섹과 그 근처에서 삼년을 지낸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15일 동안 머물렀다" (행 9:22-26, 갈1:18).
이 기간 동안에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에 사로잡혀 열심히 복음을 전파하였으나 체포령과 함께 그리스도 인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여 항상 소원의 간구를 드렸으나 그가 사용되어지고 이방인의 전도자로 인정받기까지에는 최소한 삼년의 시간이 지나가야 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복음 증거 자의 자격이 어떠한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살펴보게 되는데, 아무리 마음이 뜨겁고 열정이 있어도 복음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여 복음의 증인이 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우리가 추측되는 점은 바로 이 기간 중에 바울이 삼층 천에 올라갈 수 있었으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위로와 엄청난 은혜로 말미암아 되어진 일이다. 결국 예루살렘에 올라간 15일 동안에도 바울이 사울 이었음을 기억하고 있는 많은 제자들로 인하여 바울은 자신의 사역을 펼칠 기회조차도 갖지 못하였다. 기껏 몇몇 사도들을 만났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여기에서 크게 실망한 바울은 자신의 고향인 다소에 가서 얼마 동안 머무르게 된다. 그 후에 안디옥에서 사역하게 되는데, 앞에서도 살펴 본 바와 같이 바울이 실망하고 낙담하던 동안에도 그가 사역을 준비하고 오히려 크게 일어 설 수 있는 동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는 분명히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그는 체험의 사람이었다.
② 바울의 체험 신학
바울의 사역의 기반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의 체험이었다.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의 영에 사로잡혀 있는 동안에 그는 사도들과 같은 영적인 훈련을 쉴 틈 없이 받았다. 따라서 그의 영적 체험과 소명 받았을 때에 나타났던 분명한 체험은 그가 낙담하던 중에도 일어서고, 오히려 사역이 시작되었을 때에는 끝도 없이 사역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그는 이것을 가리켜 분명한 말로 "은혜로 말미암아" 라는 분명한 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은혜로 되어졌다는 그의 분명한 고백, 이것은 바울 신학이 오직 이신 득의라는 분명한 특징을 갖게 한다. 이신 득의란 "믿음으로 의로워진다"라는 말이다.
오직 은혜! 죽을 내가 구원을 받게 되었고, 죽어도 시원치 않을 핍박 자가 오히려 천국의 주인만이 할 수 있는 복음 전도자가 된 이것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요,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에서 지나는 것이 있을 수 없고 이보다 덜한 것도 있을 수 없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되어진 일이다"라는 복음의 설명, 이 특징은 바울이 항상 어디에서나 크게 강조하는 바이며, 이로써 다른 사도들과 색깔이 명확히 구분된다.
사도 바울! 그에게 오직 은혜로 말미암은 신학이 있었고 그는 이 모든 문제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해결할 수 있었다. 그 어려운 이중고에 시달리며 인정받지 못한 그 상태에서도 오직 이방인의 사도로 부르셨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언약에 힘입어 뒷전에서 아무 것도 못하고 삼 년 동안을 허송하는 것 같은 세월을 꼬박 지나 보내야 했다. 그것도 가장 흥왕 하여야 하고 온 천하까지 복음이 전파되어야 하는 그 급박한 시기에 있어서, 바울은 얼마나 마음이 달아올랐을 것이며, 얼마나 참담한 심정으로 삼 년 동안의 세월과 싸워야 했을까? 그런데 그 훈련을 인내하며 다 받고 보니 다른 사도들보다 더 엄청난 복음의 전도자요, 복음의 증거 자요, 다른 사도들이 해내지 못한 복음의 변호 자가 되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결과이다.
(2) 바울의 역사관
1) 바울의 개인적인 신분과 가문의 역사
바울은 이미 앞에서도 보여진 바와 같이 철저한 유대인이요, 분명한 베냐민 지파의 유력한 바리세파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이러한 모양의 육신 적인 모든 것들을 철저히 부정하려고 애쓰고 또 애썼다. 왜냐하면 바울은 유대인으로 머물러 있기보다는 그리스도 인으로 소속되기를 간절히 원했고 바울은 그렇게 하였다. 그러한 바울에게서 우리는 그의 역사관이 어떠한가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는 그만큼 중대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오늘 역사가 전개되고 있는 우리들의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우리에게도 역사관은 투철해야만 한다. 이제 이점을 알아두자. 우리는 분명 하나님 나라에 소속되어 있는 자랑스러운 그리스도인 동시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성숙한 그리스도 인은 동시에 철저한 애국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먼저 교회와 나라의 관계가 어떤 관계에 있어야 가장 바람직한지 살펴보자. 요한 칼빈은 그의 기독교 강요 제4권 교회론에서 국가와 교회의 관계는 서로 연합의 관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국가는 교회의 신앙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동시에 교인은 국가의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칼빈의 국가관과 역사관은 실상 사도 바울에게서 나왔다. 디모데전서에서 바울은 성도들이 국가와 위정자들을 위하여 시간을 내어 기도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딤전 2:1-2"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2]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한 중에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니라"
결국 국가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일 뿐만 아니요, 성도의 의무라는 말이다. 바울은 이 근거를 "모든 권력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왔다"라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이점에 대하여 사도행전을 기록한 누가도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누가는 행 13:21-22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그 후에 저희가 왕을 구하거늘 하나님이 베냐민 지파 사람 기스의 아들 사울을 사십 년간 주셨다가 폐하시고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고 증거 하여 가라사대 내가 이새의 아들 다윗을 만나니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 내 뜻을 다 이루게 하리라 하시더니" 즉, 하나님께서는 열 왕들을 임의대로 세우시기도 하시고 폐하시기도 하시는 절대 주권으로 국가의 권력들을 세우셨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국가는 역사와 더불어 존재하고 국민은 국가와 더불어 존재하듯이 성도는 그 나라의 교회와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인에게 있어서 국가와 관련하여 개인의 역사와 국가의 역사는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하겠다.
2)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바울의 역사관
바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나라는 실상 유대인의 나라라는 연장선 상 위에 놓여 있다. 바울은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나라와 구분하여 생각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스라엘을 끌어안고 하나님의 나라와 접목시키려 무던히 힘쓰고 애썼다.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먼저 유대인으로 나셨고, 그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의 주인이시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서 하나님의 나라는 유대로부터 시작되었고 점진적으로 이방인에게 뻗어 나간 것이지 하나님의 나라가 먼저 와서 이스라엘에게 전래된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바울에 의하면 만약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대인이었다는 점을 간과한다면 복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고 말해진다.
바울은 이미 성경의 여러 곳에서 이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구원은 유대인으로부터 이요, 그 다음이 헬라인이요, 그 다음이 야만인에게 라는 말은 그냥 쓰여진 것이 아니다. 이 용어는 바울에게 있어서도 상당히 고민 거리 중의 하나였는데, 만약 하나님께서 유대 민족을 영영 버리시고 이방인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채우신다면 이미 구약에 예언해 놓으신 말씀들이 헛것이 되어 버리고 만다는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보자.
행 1:8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이 말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원은 예루살렘부터 시작되는 것이지 땅끝에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바울 사도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이 유대의 역사관으로부터 정립된 것이지만, 오히려 유대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의 나라 확장이라는 명제를 향하여 온 땅에 있는 인류를 품어 예수 그리스도께 인도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이방인을 예수 그리스도께 중매하는 중매자라고 불렀다. 고후 11:2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
결국 바울의 역사관은 후대 그리스도 인들에게 참된 국가관과 역사관의 정도를 제공하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바울의 역사관은 그 공로가 인정된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에 속하여 있으면서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한 국가의 좋은 국민이 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정하여 두신 법이요, 뜻이다.
만약 국민들이 국가에 대하여 올바른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 역사가 붕괴된다면 그 즉시 그리스도 인으로서 국민이 된 우리들에게 그 책임은 물어져야 한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 인은 국가의 존망에 직결되어 있다. 아브라함을 통하여 하나님께서는 의인 10명만 있어도 그 국가가 멸망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여기에 그리스도 인된 우리들의 역할이 상당한 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좋은 국민이요, 좋은 그리스도 인이란 하나님과 그 나라를 서로 연결하여 주고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가 지속될 수 있도록 도고 기도를 아끼지 않는 그리스도 인을 말한다.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도고 기도하는 그리스도 인이 어찌 나라의 막중한 의무인 세금을 떼어먹을 것이며, 국방의 의무를 안 지킬 것인가? 역사는 돌고 돈다. 그러나 하나님을 올바로 섬기고 두려워 할 줄 아는 백성과 나라는 멸망당한 역사가 없다. 그래서 우리가 바울의 역사관을 살펴보아야 했고, 바울의 투철한 역사관에서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당면한 국가에 대한 바른 인식과 더불어 바른 역사관이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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